Art & Healing/마음 미술관

공부의 집중력을 높이는 사진들-세로토닌展

패션 큐레이터 2009. 3. 23. 10:42

 

 

 구본창_Fountain#4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49.5×80cm_1997

 

요즘 미술치료가 인기입니다. 어제 박중훈 쇼에 보니 송윤아와 박중훈씨가 그린 그림을 미술치료사가 읽어주면서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와 숨겨진 성품을 읽더군요. 아트 테라피의 직능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이미지가 굳어지게 될까 아쉬운 일면도 있습니다. 오늘 쇼에서 보여준 것은 DDS 라고 해서 Diagnostic Drawing Series 라고 불립니다. 파스텔이나 초크를 이용해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 그림의 형태나 선의 방향성, 사용색채 등의 조합을 통해 심리분석의 토대를 끌어내는 작업이죠. 가령 박중훈씨가 오른쪽 방향으로 비상하는 새를 그린 것을 가리켜, "여전히 진행중이고 비전을 가지고 움직이는 섀'의 은유를 통해 그의 삶을 읽어내거나, 혹은 새의 날개부분에 있는 스크래치를 삶의 상처로 읽어내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송윤아씨는 토끼를 그렸지만 형태학상으로 다른 형상의 꼬리모양을 그렸는데 이것을 가리켜 배우의 성격화 작업과 연결시켜 해석해 읽었습니다.

 

 

이정록_mythicscape24_생명나무4_C타입 라이트젯 프린트_90×120cm_2007

 

이렇게 단순하게 그린 그림일지언정, 그 속에는 잠재된 내면의 풍경이 들어 있습니다. 그 예전 바로크 시대를 생각해 보세요. 미술은 통치의 수단이었고, 귀족계급이 글을 읽지 못하는 백성을 교화하는 일종의 장치였습니다. 또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왕의 초상화를 그려 이미지를 유포한 것도 그런 목적의 일환이지요. 이외에도 미술에는 치료적 기능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특히 모든 병원에는 미술치료 분과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세로토닌展은 바로 정신과 전문의인 이시형 박사가 아이들의 공부방에 걸어두면 집중력과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 사진을 선택해 전시합니다.  

 

 

세로토닌은 뇌 속에 있는 신경 전달 물질 중의 하나입니다. 신경 세표의 소포(작은 주머니)속에는 약 50종의 전달 물질이 들어 있는데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소포에서 터져 나오는 물질이 달라진다고 하지요. 인간의 감정과 반응을 원활하게 끌어내기 위해선 신경세포 속 소포를 잘 터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예술의 기능이 필요합니다. 영화나 연극의 클라이맥스에서 눈물이 쏟아지고, 한 장의 그림이 주는 육중한 의미, 혹은 행복한 감정 앞에서 우리의 뇌는 감동물질이 터져나옵니다. 바로 이 물질이 세로토닌입니다.

 

 

구본창_Fountain#4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49.5×80cm_1997

 

더구나 이 세로토닌은 일그러진 마음과 상처로 가득한 내면을 조율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대뇌피질의 기능을 억제하여 스트레스나 고민 잡념, 다양한 갈등을 없애준다죠. 더불어 생의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주의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인다니, 학생들에게 이보다 좋은 신경물질이 없지 싶습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제7의 감각』이라 불리는 전략적 직관의 세계도 결국은 세로토닌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연구결과로 밝혀졌습니다. 모든 경험과 지식, 감각이 통합되어 찰나의 혜안을 완성하게 되는 이 직관의 세계도 호르몬의 작용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죠.

 

 

  

유현미_still life (지구본)_사진_150×120cm_2007

 

예술작품은 감성적,이성적,심미적 요소들이 날실과 씨실이 되어 짜깁어진 피륙과도 같습니다. 청소년들과 성인들 모두 예술품을 보게 되면 시각적 해석과 사고수준을 높이고, 의문을 형성하고 나름의 해결을 위한 가설을 실험하고, 이를 어휘로 풀어내는 다양한 종류의 학습을 생생하게 할수 있다고 합니다. 미술관에 가는 것이 왜 교육적 목적이 있는지 이제는 좀 더 깊이 이해하는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볼때, 색채는 가장 정서적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습니다. 노랑색은 활기찬 긍정성을 부여하고, 성취감을 추구하려는 좌뇌를 자극하여 생각을 정리하고 학습하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하죠. 이외에 녹색은 심리적 조화와 균형잡힌 사고를 하도록 집중력을 키워준다고 합니다. 파랑색은 지적 사고와 영원함을 상징하면 인내심을 길러줍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수직선과 수평선의 형태 또한, 그림에 적용될 경우, 수직성은 현재와 영원의 결합, 평안함을 갖도록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수직선의 운동방향이 바로 인간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이에 반해 수평선은 모성적 따스함과 모든 것을 포용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순간, 에머럴드 빛 바다의 풍경, 하늘색 바다와 연이어 있는 수평선의 형태는 인간의 마음 속 균열을 메우고, 새살이 돋아나도록 돕습니다.

 

 

『하하 미술관』을 저술하면서 그림이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다독여 줄수 있는 지 약간은 맛을 봤었습니다. 심리적인 어려움, 과도한 시험과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힘든 아이들에게 좋은 사진들을 한번 보세요.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OECD 국가중 청소년의 자살비율이 가장 높고,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 지금 이런 잔혹한 풍경이 우리가 맞닿드리고 있는 고슴도치 같은 현실입니다. 공부에 대한 개념정의도 이제는 제발 좀 바뀔때도 된 듯 한데, 여전히 어머니들의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네요. 선행학습이란 말이 일종의 습관이 된 사회, 대학에 가서도 과외를 받는 아이들, 창의력을 키우기 보단, 특목고를 위해 필요한 과목을 선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에선, 뛰어난 상품기획자도 예술가도, 경영자도, 나올수가 없습니다.

  

 

 한정식_고요_젤라틴 실버 프린트_45×45cm_2001

 

오늘 걸어놓은 작은 사진들이 학생들의 마음 한켠, 작은 평화와 고요, 집중력을 줄수 있기를 그저 바랍니다. 이시형 박사님께서 특강도 하셨는데 그 내용을 다 걸어놓기 어려워서 정리해서 한편의 포스팅으로 올립니다. 한정식의 사진 속 젤라틴 속에 응고된 고요의 시간이 보는 이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주의 시작입니다. 힘든 과정들의 연속, 직장내에선 눈치를 보고, 아이들의 뒤치닥거리로 힘겨운 어른들에게도 사진한장의 치유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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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네이버에서 <하하 미술관>의 온라인 작가 김홍기와의 만남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댓글 남겨주시면 10분을 추첨하여 책을 송부해 드린다고 합니다. 다음에서 주로 글을 쓰다보니 네이버 측에서 블로그 주소도 링크를 시켜놓질 않았네요. 좀 아쉽습니다. 댓글 많이 남겨 주세요.배너를 링크하시면 바로 사이트로 갑니다.

 

하하 미술관을 출간하고 나서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 미술 라이터로서, 혹은 블로그 공간에서 많은 이들을 치유하고 껴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시작한 일인데, 만만치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많이 성숙시킨 글쓰기고, 제게 힘을 주는 일종의 주술처럼 매일 매일 이 폴더를 채우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그림은 제 삶의 이정표입니다. 길을 잃고 헤메일때, 멀리서 내게 따스한 빛을 전해주고 방향의 지침을 알려준 나침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