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하하 바이러스 캠페인

하하 미술관-뉴욕 Borders에 가다

패션 큐레이터 2009. 2. 25. 15:46

 

 

요즘에는 시간을 도무지 내기 힘들어서 맨해튼을 나갈 시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뉴저지에 가기 전, George Washington Bridge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야지 했던 생각을 했었드랬는데 그만, 하하 미술관을 들고 나오지 못했구요. 오늘은 모처럼 한가롭게 쉬게 된 날, 최근 들어 보기 힘들었던 햇빛의 찬란함에 이끌려 간간히 바람이 불어 조금은 쌀쌀한 느낌의 날씨에 진한 커피 한 잔도 생각나고 해서 서점으로 갔습니다. 서점이름과 [하하 미술관]을 함께 찍으려고 한 시도에 노란 [하하 미술관]의 위 쪽, 그러니까 다시, 자동차 유리 위에 하얀 글자의 BORDERS가 자동차 지붕에 반사되어 찍혔네요. 오, 우연한 angle이라니...안보이신다구요? 찾아보삼!

  

 

서점 안으로 들어가기 전 Parking Meter에 동전을 집어 넣다가도 한 장. 뉴욕 정오의 햇살, 이 햇살을 받은 소년의 웃음이 더 환하게 느껴집니다. 하하하~ 하고 크게 웃는 웃음 소리도 성당의 종소리처럼 동그랗게 울려 퍼지는 듯 해요. 그러지 않아도 이 건물 옆에 아주 오래된 성당건물이 있었는데요. 찍어둘 걸~

 

 

  

Art Section에 김홍기 님의 [하하 미술관]을 올려두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만, 서점직원에게 저지를 당했어요. 그래서 서점 안에서는 딱 세 장. 그리고 저와 함께 [하하미술관]을 찍어 줄 사람을 동행하지 못해서 이 사진들만 보냅니다.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올려보세요. 진작에 주문하여 받은 책인데 이제야 찍어 보내게 되네요.

  

 

홍기 님, 미술치료에서 보유(Containing) 기법을 사용한다고 김순철 님의 작품 속에서 읽어 주었지요. 제가 미국에 온지 2년 후였던 2001년의 여름의 꿈이네요. 꿈에 어느 상자 속에 상처받았던 기억들과 그리운 사람의 얼굴 등등을 마구 마구 상자에 집어 넣었던 적이 있어요, 잊고 싶었던 어떤 남자의 미소가 상자 테두리에 걸렸을 때는 상자 뚜껑을 꾹 눌러 닫고도 모자라 빨간 스카프를 가져와 닫은 그 상자를 다시 꽁꽁 싸메어 두었던......그러니까 꿈 속에서나마 스스로를 치유하려고 참으로 발버둥치며 살았구나 라는 생각에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이다.지금은 빨간 보자기로 싸두었던 그 상자를 열게 되더라도 가슴에 피눈물이 줄줄 흐르는 일은 없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냥 더 덮어두고 정진할 일들이 잔뜩 쌓여있기에 지금은 열어보지 않으렵니다. 

  

Mount Kisco, NY(02-24-09)

Photos by Jinju

 

뉴욕의 어느 서점 안에[하하 미술관]을 진열시켜 놓고 사진을 제 맘대로 찍었던 바램이라면 영문으로 번역된 [하하 미술관]이 BORDERS나 BARNES & NOBEL의 Art Section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기를 소망하기 때문이며 고운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과 곱고 정다운 우리말의 표현의 힘을 널리 널리 온세상에 울려퍼지게 되기를 기원하기 때문입니다.

 

ⓒ 글/그림 Exclusively 물방울진주님

 


뉴욕에 사시는 독자 물방울 진주님께서 보내준 글과 사진입니다. 블로그에 가감없이 실었습니다. Borders란 서점에 가셔서 제 책을 놓고 찍으셨네요. 잠깐동안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진주님이 꿈꾸는 대로 이렇게 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뉴잉글랜드 문학상 수상자인 베스트 셀러 작가 조디 피쿨의 1999년작 소설 Keeping the Faith 옆에 『하하 미술관』이 놓여질수 있다면야 얼마나 좋을까요. 하긴 믿음을 견지하고 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를 거란 마음에 환하게 웃어봅니다.

 

원래 소설 Keeping the Faith는 제목부터 이중의 성격을 띠고 있지요. 머라이어 페이스란 17세 소녀가 신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이혼한 엄마와 함께 살아가며 수호천사를 통해 사람들을 치유하고 예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소녀의 이야기죠. 페이스를 지킨다는 뜻은 주인공 페이스를 많은 저널리스트들과 방송꾼들에게서 지키려는 엄마의 모습이기도 했고, 또한 언어의 의미 그대로, 순수한 믿음을 지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책의 해외 수출을 위해 뭔가 시도는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의 판매여부를 떠나서, 한국미술작가의 그림이 북미에서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면 굉장한 뉴스거리가 되겠죠.

 

독일의 대형 출판사와 유럽 내 판권을 위해 이야기 중입니다. 좋은 결론이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위험부담도 많고, 엄정한 번역과정도 거쳐야 합니다. 좋은 성과를 보여드리고 싶지만, 해외에 하하 바이러스가 힘을 떨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님 덕분에 하하 바이러스가 뉴저지와 뉴욕에 퍼졌군요. 그래서 고맙습니다. 참 힘이 되네요. 진주님이 소설 속 소녀를 지키는 수호천사였나 봅니다. 해외시장을 무대로 뛰는 사람들에겐 신념체계가 있습니다. 사진 속, 조디 피쿨의 책 옆에 놓여질수 있다면 하고 바라고 또 희망하다 보면 정말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믿음. 그것이 있어야, 문화적 체계와 코드가 다른 나라에, 이 나라의 상품이 그들의 언어로 번역되어 진열되는 것이죠. 정말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그 꿈을 이미 사진과 글로 보여주신 물방울 진주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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