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Education/엄마는 나의 멘토

그림책으로 우리아이 일등 만드는 법

패션 큐레이터 2009. 1. 28. 10:31

 

 

설 바로 전날, 고객을 만나고 성곡 미술관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CJ 그림책 축제 오프닝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림책에

관심이 많습니다. 문화 선진국일수록, 창작 그림책은 남녀노소가

함께 읽는 문화적 산물이 되었습니다.

 

종이에 머물러 있던 과거와 달리

팝업(pop-up : 책을 펼치면 입체적으로 사물이 튀오나오는)

형식을 포함 장르의 벽을깨고 미술과 영상, 설치미술에까지 그림책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림책이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함께

즐길수 있는 매체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림책을 가리켜 21세기 마지막 남은 문화 아이콘, 더 나아가

문화의 라스트 프론티어라고 까지 설명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철저하게 시각적인 기호와 그림을 통해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대중의 보편성또한 쉽게 얻어냅니다.

 

노동식 작가의 민들레 홀씨 작업이 되어 있는 전시장을

보는 즐거움은 새롭습니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의 작품을

보면서 실내에서도 포자가 터지는 듯한 홀씨들의 형태가 눈에 아련하게 들어옵니다.

 

 

전시되고 있는 작가는 데이비드 위즈너입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의 그림책은 십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으며,

칼데콧 상(3차례)과 칼데콧 아너상(2차례)을 포함, 다수의 상을 수상했지요.

뉴저지주 근교에서 유년기를 보낸 위즈너는 어린시절, 매일 자신의 주변 환경을 새롭게 상상해 내며 자랐습니다.

그의 집과 동네는 머나먼 혹성에서부터 기원전의 정글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게 변신했습니다.

 

 

그의 그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포착한 이미지의 전과 후의

전개에 있습니다. 그림이 하나하나로 끝나지 않고 뒤따르는 생각과 맞물려

촘촘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죠. 짧은 그림 책 하나에도 수년씩의 시간을 바친

작품은 창의력을 요하는 수업의 부교재로 쓰이고 있고, 문장을 번역할 필요없이, 학생 각자가

자유 연상을 통해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진속 작품이 「아기 돼지 세 마리(The Three Pigs)」입니다. 이 작품으로 

 프리 소르시에르상(프랑스의 칼데콧 상인 마녀상)과 2004년도 IBBY 일러스트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외에도 그의 대표작인 그림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 제목이 『그림책으로 우리아이 일등 만들기』인데 너무

엉뚱한 전시 이야기만 하는게 아닌가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제 글에서

일등이란 제가 생각하는 기준의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는 믿음에 전제를 두고 있지요.

최고의 기준은 바로 창의력, Creativity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

그 능력의 근간에는 바로 이야기를 시각화 하는 능력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이야기의 전후를 연결시켜가며 뼈대를 만드는 것.

그림책을 통해, 자유롭게 연상훈련을 하고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교육은

아이들의 창의력 발달의 최고 단계입니다. 어른이 되서도 개념과 개념이 서로 연결되고

묶이고 그 속에서 충돌을 통해 새로운 생각의 씨앗이 잉태하는 일.

절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세대는 이런 교육을 받지 못했던 세대지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이야기의 기능과 본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스토리 텔링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지요. 흔히 스토리 텔링을 이야기 하면

소설가나 작가에게나 필요한 기능이 아닌가 하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의 일상과 업무에서 창의력을

발산해야 하는 직무에서 이 스토리 텔링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마케팅 전략을 전공했습니다. 관련 일을 하면서 배운 것은 이야기 능력이

없이는 브랜드에 역사를 부여하는 일도, 소비자의 행동을 면밀하게 탐색해서 이를 일상의

시나리오로 만들어 분석하는 일도 하지 못합니다. 자세히보면 우리 내 삶은

모든 것이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수 있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자 능력있는 경영자이죠.

 

 

그림책의 기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위에 보시는 작품들이 바로 위즈너가 그린 <구름공항>이란 작품인데요.

앞에서 보신 노동식 작가는 구름위를 나르는 비행기를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에게 위즈너의 그림은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작품에서 공통성을

발견하게 될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널브러져있는 사물의 형태와

모습을 그림책은 인지능력이 미숙한 아이들에게 친숙한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사물을 시각적인 언어로 익힐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야기를 시작적으로 전개하는 것의 매력은 독자가 그만큼 더 책과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내가 그린 그림책에는 작가인

내 목소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기 자기식대로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이죠.

따라서 한 권의 책 속에 무수히 많은 가능성들이 잠재해 있는 것이고 책에서 솟아나오는

이야기는 나 뿐만이 아닌 온전히 독자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위즈너

 

 

한권의 그림책이 그저 그림과 글이 있는 사물이 아니라

그 속의 이야기를 독자의 입장에서 재구성하고 수많은 이야기의 가지들을

칠수 있다는 것, 가능성을 독자가 스스로 만들어 갈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그림책으로 지도를 할때, 자유기술과

마음껏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전시회에는 데이비드 위즈너의 작품 외에도

세계의 주요 출판사에서 간행된 그림책들도 함께 전시하고 있습니다.

국내/국외 다양한 그림책들도 전시하고 있으니 한번 살펴보시고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골라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 집안 막내둥이 딸내미 이제 고작 네 살인데 주기도문을

척척 외어 아침식사 전 기도는 매양 고 귀염둥이의 몫이다. "하늘에 계신……" 하고

시작한 기도가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즈음에서 옹알옹알 하더니 뒤를 이었다.

못마땅한 어미가 기도 중에 따져 물었다. "희야, 니 방금 뭐라 캤니?" 아이가 떠듬떠듬 실토하기를

"하나님, 오늘은 짜장면이 먹고 싶어요." 그네 부모가 하느님을 대신한 그 날 저녁,

안데르센의 달이 빙긋 웃으며 지켜보았음은 물론.

 

유영선의 '그림없는 그림책' 전문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으로 채우는 한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소개할 좋은 전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네요.

 

 

                                                                            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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