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Education/엄마는 나의 멘토

오케스트라와 애니메이션의 만남-<피터와 늑대>리뷰

패션 큐레이터 2008. 8. 9. 00:04

 

 

오늘 일찍 퇴근을 하고 서둘러

세종문화회관에 갔습니다. 클래식 고향악이 직접 연주하는

애니메이션 <피터와 늑대> 보기 위해서였지요. 프로코피에프의 음악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감각적으로 해석해낸 작품과 어울어진

교향악의 선율은 아이들을 위한 무대였지만

어른인 제게도 즐거움을 한껏 가져다준 공연이었습니다.

 

 

예전 헐리우드에서도 1930년 유성영화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오케스트라나 관현악단이 무대 아래서 실제로 연주를 했었답니다.

지휘자인 금난새 선생님이 나와 아이들을 위해 애니메이션과 연주에 사용된

악기들을 하나씩 실제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 <피터와 늑대>와 같은 작품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이유는 악기 각각의 특성을 곡의 흐름과 내용에 따라서

유추해보고, 생각해 볼수 있도록 작곡가가 각 등장인물의 성격에 맞게

악기를 배정한 까닭입니다.

 

 

주인공인 피터가 등장할때는 바이올린이

새의 소리는 플룻으로, 뒤뚱거리지만, 착한 오리는 오보에로

얄미운 고양이는 클라리넷으로, 걱정많은 할아버지의 목소리와 행동은 바순으로

음흉한 늑대는 호른을 이용해서 표현했습니다.

 

음의 색깔과 곡의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결합시켜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들으면서 상상 속에서

인물들을 떠올려 보도록 한 것이지요.

 

개별음이 일종의 붓과 같이 캔버스에 인물을 그려갈 수 있는

도구가 될수 있다는 가능성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세요.

 

 

피터를 괴롭히는 두명의 사냥꾼을 설명하기 위해서

등장하는 악기는 팀파니입니다. 늑대 앞에서 덜덜 떠는 모습을

팀파니를 통해서 표현합니다. 두근두근.....떨리는 모습이 느껴지세요?

 

 

오늘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대형화면으로

보여진 애니메이션 작품은 영국 출신의 수지 템플턴 감독의 연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2008년 아카데미상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이

뛰어납니다. 무엇보다도 오랜만에 보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데요.

 

 

정확하게는 스톱모션을 이용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이죠.

아마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월레스와 그로밋>이란 작품을 기억하세요?

아님 <치킨 런>이란 작품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스톱모션 기법의 애니메이션은 평면 위에 그려진 그림이나 평면 위에서 행해지는 여러 가지 기법의 애니메이션을 떠나 입체적인 개념의 직접 제작한 인형이나(Puppet Animation) 점토로 만들어진 캐릭터(Clay Animation) 또는 주변의 무생물에 의미를 부여해서(Object Animation) 조금씩 움직여서 한 프레임씩 촬영하는 개념의 애니메이션을 뜻한다. 정지된 그림을 움직이고자 하는 욕구에서부터 출발한 셀 애니메이션이 미국의 상업 애니메이션에서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을 무렵 동부와 남부 유럽에서 전통적인 인형극장에서 출발한 스톱모션의 표현방식을 발견하고 직접 인형을 제작하여 움직임을 주고자 하는 인형 애니메이션(Puppet Animation)이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과 다양한 동물들

움직임과 함께 살아 숨쉬듯 음율의 옷을 입습니다.

음의 미세한 움직임에 따라, 시각적으로 펼쳐지는 주인공들의 움직임도

함께 움직이지요.

 

 

오늘 연주회때 함께 시연된 애니메이션은 인형을 이용한 작품입니다.

인형의 몸체와 팔다리, 발끝에서 부터 머리카락까지 섬세하게 표현된 인형들을

조금씩 움직여가며 한 커트씩 촬영하는 것이죠. 그러니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이 작품도 5년이 걸렸다는 군요.

 

 

숲 속에 부모없이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피터

할아버지의 과잉 보호 속에 살아가는 피터는 그의 친구인 오리와

장난 꾸러기 새와 함께 바깥의 삶을 동경합니다.

 

열쇠를 훔쳐 바깥으로 나오지만

바로 늑대가 나타나 사랑스러운 오리를 잡아먹고

고양이와 새까지 잡아먹을 테세입니다.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될까요? 피터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1부가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2부에선

뭇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했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연주곡 1위로 뽑혔다더군요. 사실 만만치 않게

어려운 작품인데, 피아노 곡으로 작곡된 작품인데

후에 라벨이 오케스트라 연주용으로 새롭게 작곡을 했습니다.

 

이 곡에 대한 해설은 다음에 하도록 할게요.

전람회의 그림은 무엇보다도 작곡가의 친구인 화가의 작품을

직접 보면서, 음악 속에 나타난 음의 빛깔을 유추해 보는 재미가 솔솔하거든요.

 

 

아쉬운 것은 이 공연이 오늘 딱 하루 한 것이라서

블로그를 통해서나마 자세하게 정리해 올리게 된 것입니다.

방학이라 그런지, 7시에 공연을 했는데, 엄마 아빠의 손을 잡은 수많은

아이들이 극장을 가득 매웠더군요.

 

<피터와 늑대> 음반 하나 사서 아이와 함께

동화나 혹은 영상과 함께 보여주며 이야기해보세요.

악기의 특색을 동물들의 성격에 비유해서 설명해 주셔도 아주 좋아요.

유튜브에 좋은 영상 소스가 있서 함께 퍼왔습니다.

보시면서 참조도 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