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출판저널>저자 인터뷰에 나왔습니다

패션 큐레이터 2008. 7. 5. 00:14

 

오늘 집에 돌아오니 소포 하나가 왔습니다.

풀어보니 최근 작가 인터뷰를 했던 <출판저널> 7월호가 왔더군요.

"옷은 시대를 기록하는 화가의 붓"이란 문구가

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제가 복식사를 좋아하는 이유이고

미술을 통해 패션을 읽어가는 절대적인 이유를 표현한 문장이지요.

제가 고문으로 있는 갤러리에서 촬영을 했는데 일본의 사진작가 히토미 푸유키의

사진작품이 걸려 있는 때라, 사진들이 더욱 아취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출판저널>을 자주 즐겨읽는 편이었거든요.

사실 팬이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매체에 나오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더 좋은 건, 오늘 잡지를 보자마다 그림을 보고 놀랐습니다.

저와 매우 절친한 후배의 그림이 표지를 장식했더라구요.

 



이서미_눈부신 거리_모노타입, 팝업_65×51cm_2008

 

오늘 말 나온 김에 이 후배의 판화작품을 한번

설명하고 넘어가려고요.

 

작가 이서미는 제 절친한 후배이자 동생입니다.

교회에서 알고 지낸지 14년이 넘어가네요. 대학시절부터 알았고

아직도 여전히 견고하게 작가생활을 해가는 그녀를 보면 마음 한구석이 뿌듯합니다.

 

표지에 선정된 작품을 보니 제목이 <먼길>입니다.

아마도 몽고로 선교를 가던 길의 감회를 판화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이서미_등장_모노타입, 팝업_65×51cm_2008

 

서미의 작품은 흔히 판화의 기존 개념을 깨뜨린 것이 대부분입니다.

판화하면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장르라고 알고 있는데

작가 이서미의 작품은 모노 타이프라고 해서 딱 한장만 작업을 하는 판화이고

게다가 북아트의 영향과 맞물려, 팝업기법을 사용해

입체감을 살린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이서미_나비와 개_모노타입, 팝업, 무브먼트_65×51cm_2008

 

그녀를 둘러싼 일상의 무늬들은 판화 작품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매개로 전환되는데요. 제가 알고 있는 작가 이서미는

항상 해맑게 웃는 모습이 고운 동생입니다.

사는 것도, 웃는 것도, 먹는 것도, 딱 여전히 아이같이 장난스럽고

순백한 친구이지요.

 



이서미_다른세상_모노타입, 팝업_65×51cm_2008

 

나이는 사실 저보다 한살 어리지만

속이 매우 깊습니다. 깊음과 순수를 동시에 가진 녀석이라고 하죠.

공상도 잘하고, 말투는 여전히 어눌하지만, 그래도 처음 만났던 때 보다는

그 속도가 조금은 빨라진 편입니다. 그래도 일반인에 비하면 매우 느리죠.

너무 아이같아서, 아이들의 동화에 삽화를 그리고, 아이들을 안을때면

실제 아이보다 더욱 아이같은 작가랍니다.

 



이서미_동시에_모노타입, 팝업_21×21cm_2008

 

아이들을 위해 그리는 판화엔

항상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 무엇보다도 소통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눈빛은 아이에게 세상을 향한 창이거든요.

엄마의 목소리, 그 높고 낮음과 펼쳐지는 움직임이 마치 우리의 몸을 감싸는 피륙처럼

아이의 영혼을 달래고 안아냅니다. 모든걸 동시에 하긴 어려운 법이죠.

하나하나 세월을 통해 배워나가야 합니다.

 

 

 친한 동생과 함께 잡지의 한칸을 장식하게 되어서

괜스레 기분이 더욱 좋아진 하루였네요.

항상 열심히 작업하는 동생에게 언제 밥한끼 사야 겠습니다.

 

이 녀석의 작품을 보면 꼭 소풍이란 걸 가고 싶어져요.

여행과 소풍, 뭔가 전자가 후자에 비해 깊이를 가진 듯 느껴지지만

후자가 더욱 아기자기하고 행복하게 다가오는 건

유년시절의 추억들 때문이겠죠.

 

세월이 간다는 것은, 후배들과의 만남에서도

지나온 날들이 마냥 예쁘게 윤색되는 걸 당연스레

시침떼며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익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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