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평창동의 갤러리 골목을 걷다-나의 행복한 오후산책

패션 큐레이터 2008. 6. 19. 17:55

 

짙은 구름이 삼겨버린 햇살은

언제쯤 나타날까 궁금한 오후입니다.

사무실 창가에서 바라보는 강변의 풍경은 여전히

적요하면서도 속도감 넘치는 이중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친구와 함께 평창동에 나갔습니다.

18일날 열리는 옥션 프리뷰를 보고, 구매할 만한 작품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이었지요. 더운 기운이 차오르는 평창동 골목을 걸어가다보면

많은 갤러리와 미술관을 만납니다.

 

보통 인사동이나 삼청동에 있는 갤러리들은

많이 언급되지만, 이쪽은 잘 모르는 분들도 있으신거 같아서

오늘은 평창동 갤러리 골목 이모저모를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위에 보시는 갤러리는 김종영 미술관입니다.

우성 김종영 선생님은 한국 현대 조각사에 한 획은 그은 거장입니다.

그의 20주기를 맞이해 건립한 미술관이죠. 김종영의 작품을 모은 상설전과 더불어

조각상 수상자들의 작품을 기획하고 전시합니다.

조각 전문 미술관이 드문 서울에선 귀한 곳이지요.

 

 

가령 테마별/지역별/장르별로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나누어 설명할 경우

특정 테마에 관심있는 분들은 그곳을 찾아 집중적으로 갈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오래 탐색하지 않고도 바로 찾아가실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상업화랑의 두 거목이라 하면

가나아트와 갤러리 현대를 지적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은

가나아트 갤러리입니다. 우선 큐레이터와 전문적인 아트 컨설턴트들이

내방객들을 맞이합니다. 프로 냄새가 강한 곳입니다.

세계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들을 직접 기획하고 전시하는 곳 답게

규모도 크고 연계된 강좌나 타 장르와의 소통도 원할하게 이루어지는 곳이지요.

 

 

여기는 자주 들어보셨을것 같은데

바로 환기미술관이고요. 환기 미술관은 인터넷을 검색하시면

자주 소개도 되고 언급이 되었던 곳이라 오늘은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갈께요.

다음에 전시가 있을때 가서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한국 현대 추상회화의 1 세대였던 김환기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이 환기 미술관엔 1000여점의 소장품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초기에서 말년까지의 유화 대표작과 유화와 과슈

수채화와 드로잉까지 폭넓은 그분의 작품들을 보실수 있지요.

 

 

가나아트로 가는 길

평창동은 유독 담이 높은 저택들이 많습니다.

지나가는데 개가 유독 짖어대서 한컷 찍어버렸어요.

디시 인사이드의 개죽이처럼 사실은 벽돌 벽 틈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마구 짖었는데 그때 찍는걸 깜빡 했네요.

 

 

여긴 제가 옥션 경매가 있거나

혹은 평창동에 갈때 종종 가는 레스토랑입니다.

 서울 옥션 건물 위에 있습니다. 고지대다 보니, 서울이지만 녹지대가 눈에 펼쳐집니다.

전시가 있는 날엔, 작가 선생님이나 유명 평론가 분들도 종종 오셔서

눈 인사 하기 아주 좋은 곳입니다ㅣ.

 

 

 

 

 카페 전경입니다.

구석구석 미술품들과 주인장이 컬렉션한 작품들로

채워져 있고요.

 

 

빨강색 철제 구조물 위로

너른 나무를 쌓아 만든 화단, 그리고 그 위에 작고 소담한

카페가 하나 있어요. 음식은....뭐 다른 것 보다 스파게피를 주로 하는데

커피랑 함께 먹기에 좋아요. 저도 여기서 가볍게 점심을 먹었답니다.

카페 이름이 예뻐요.....인상주의 화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답니다.

'모네'.....그래서인지 화단에는 연중 제라늄을 비롯 화려한 색감의 꽃들이 피어나지요.

 

 

식사를 마치고 평창동의 예쁜 집들이 있는 골목을

걷다보면 갤러리들이 하나하나 등장해요.

사진 속 갤러리는 그로리치 화랑의 파사드, 작은 정원입니다.

1975년에 개관한 후 사실 30년이 훌쩍 넘게 평창동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갤러리에요. 조희영 대표는 지금 한국의 중견작가가 된 많은 현대미술 작가들을

발굴해 기획과 큐레이터쉽을 발휘했던 분이죠.

 

대학시절 기획전시가 좋아 자주 갔던 곳인데

요즘은 통 가질 못했네요. 요즘 미술시장이 얼어붙어서 기획보다는

상설전이나 대관이 주가 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이곳도 한때 자주 갔었던 갤러리네요.

평창동 갤러리 지역도 자세히 살펴보면 고풍스런 작품들만

전시하는 곳과 참신한 기획전시를 하는 곳으로 나뉘는데요. 세줄은 요즘은 후자쪽에

투자하는 것 같습니다.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관련 전시를 자주 기획하고 있어요. 공간이 상당히 넓고요.

갤러리 올라가는 계단이 작고 옴팡져 보여 인상적이죠.

 

 

이 작품들은 키미아트란 갤러리에서 본 전시들입니다.

 

 

2004년에 개관한 키미아트 갤러리는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기획 전시를 열고 있어요.

2층 가정집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인데

이곳 카페가 아주 좋답니다.

 

 

주제가 ' Eating'

섭생과 먹는 것에 관한 것이었네요.

하긴 요즘 미술관에 들르면 광우병 파동 때문인지 몰라도

이와 유사한 테마들이 자주 전시의 주제로 걸려있습니다.

 

 

식료품을 담은 다양한 그릇들의 모습이

따스한 색깔로 채색되어 있네요.

 

 

생애 단 한 번의 사랑을 그리며
7년을 땅속에서 어둠의 긴 터널을 헤쳐나온
강변 물든 눈물겨운 매암이 소리
지천으로 분탕질하며 우는 여름이 곧 다가오겠지요.

산책을 마치며 돌아가는 길.....그 기운이 완연합니다. 
 

 

키미에서 친구와 와인한잔 했습니다......

토요일은 항상 이렇게 부산합니다.

 

이제 두번째 책을 쓰는 일에 몰두하려 합니다.

책을 출판하게 된 계기로 많은 편집자들을 만났지만

뭐랄까 정말 코드가 맞고, 이해해주는 좋은 편집자를 만났어요.

약속을 했고, 사실 이행하지 않은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빨리 구두로 한 약속 펜으로 갚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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