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수_낙하산/디지털 이미지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227×182cm_2004
오늘 공공기관장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졌다.
한마디로 낙하산 인사다. 이명박의 사람들로 공공기관장 자리가 채워진 것이다.
코드 인사는 없을거라고 주장하던 이들이, 가장 강도높은 코드인사를 한 점에 대해서
우려를 금치 못한다. 그만큼 한국사회의 비공식적인 네트워크의 뿌리가 깊다는 사실을 변증한다.
올해 3월 발행된
보여준다. 내부자의 승진기회를 박탈하고 내부 감시 체계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오는
낙하산 인사는 가장 편협하고 전 근대적인 방식의 인사관리 방식이다.
서윤_It's rainning women_F.R.P, 스텐봉, 천, 구리선_70×30×30cm_2006×30
학문적 동종교배란 용어가 있다.
아카데믹 인브리딩(Academic Inbreeding)이라 부르는데
동일학교를 졸업한 교원이 자신의 학교에 교원으로 임용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러한 교배를 철저하게 방어한다. 이유는 하나다. 연구의 활성화와 학문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한 살아남기를 원천 봉쇄하는 정실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실관계는
열성인자를 형성한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학교발전을 위해 학문적 동종교배를 철저하게 원천적으로 막는다.
하버드를 비롯 미국 동부의 8대 아이비리그의 대학들은 이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사실 코드인사 단행은 이번 이명박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참여정부에서도 '기능론'을 내세웠지만 만족할만한 해는 해놓지 못했다.
정치적 상황과 '대통령 만들기'에 공을 들인 자들을 위한 전리품 나누기가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주장하고 싶진 않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그 도가 너무나도 지나치다.
코레일 사장에는 강경호 전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이,
토지공사 사장에도 이종상 전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이 확정됐다.
이들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때
서울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실제적인 이명박 라인의 좌장으로 불린다.
이외에도, 대선 후 인수위를 맡았던 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 우리금융그룹 최장으로
내정된 이팔성 서울 시립교향악단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학 후배다.
주택공사 사장으로 유력한 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도
낙하산 인사다. 최 전 차관은 지난 대선 이후 인수위에서 경제2분과 인수위원을 지냈고,
언젠가 보상을 받을 것이란 설이 장관 낙마 때부터 파다하게 나돌았다.
수자원공사의 사장으로 유력시되는 이지송씨도 전 현대건설 사장으로
청계천 복원공사 현장을 주무관리 했던 사람이다.
김병걸_내겐 날개가 필요해_I need a wing_캔버에 유채_91×116cm_2008
물론 대선의 향배를 결정지었던 이들에겐
하사품인 날개가 필요했으리란 점 부인하긴 어렵다.
정치의 속성을 고려할때 이러한 나눠먹기를 코드로 보느냐, 혹은 정부의
긴밀한 정책간 조율을 위한 대열 정비로 보느냐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을 코드인사로 임기 내내 비판의 칼을 세웠다. 지금 그들은 너무나도 관대하다.
아니 관대하기 보다 이런 분야에서만 그들은 소통이 원활하다.
난 초기 이명박 대통령의 CEO론을 믿었던 사람중의 하나다.
너무 서두른 의사결정이었음을 이제서야 밝힌다. CEO란 Chief Executive Officer의 준말이다.
최고 경영자란 뜻인데, 사람들은 이 단어를 너무 협소하게 사용한다. 대기업에는
CEO 외에도 CMO(최고 마케팅 경영자)도 있고 CFO(최고 재무 경영자)도 있다. 그만큼
기업의 다양한 직능에 따라, 한정된 재량권상의 실행결정능력을 가진 관리자가 있다.
CEO가 모든 걸 독단적으로 할수 있다는 생각은 이미 폐기처분된 사고다.
조직을 설계할 때, 철저하게 다양한 회사 내의 목소리를 조율하고
연결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CEO다. 내가 더 이상 이명박의 CEO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다.
더구나 내부 옴부즈맨과 같은 선진적인 시스템은 찾아볼래야 흔적도 없다.
예스맨만 있는 조직이란 뜻이다.
노동식_떴다떴다 비행기_솜, 철사, 스티로폼_가변설치_2007
요즘 취임한지 100일된 이명박 호 정부는
운영체계 미숙의 비행기와 같은 신세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화가 나는 것은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통치상의 문제점과
다양하게 드러나는 위기관리 능력의 취약점을 단순하게 '통제불능변수'의 영향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매니저 중에 가장 지저분하고 무능한 유형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나는 오랜동안 마케팅 분야에 최고 매니저로 일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시장 상황은 크게 통제가능한 변수와 통제가 불가능한 변수로
조합된다. 마케터는 항상 시장을 두개의 방향으로 나누어 싸운다. 시장에 따라가느냐
아니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느냐의 문제다. 이 두가지 문제에 대한 방향성은
하버드 리뷰를 포함한 다양한 경영전문지의 단골 메뉴다.
그만큼 답이 없다. 다양한 대안만 존재한다.
세상의 모든 마케터들은 통제불가능한 변수를
핑계삼진 않는다. 기업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통제가능한 변수의
숫자를 늘이거나, 조합을 변형시킨다. 유통구조와 가격구조, 제품의 특성을 변화시키거나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치다. 그래서 마케팅 믹스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믹스 과정은 계량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경험이 필요하고
실무적인 기능성과 시장 탐색력을 가진 매니저가 필요한 것이다.
송진화_주신 강림하사_나무, 병_58×205×13cm_2008
(소)로 (망)하게 될 교회에서 만난 후배와 관료들은
이런 믹스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자들인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외생변수를 이야기 하고 통제불가능한 요소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 법이다.
프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잘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인거다. 그러니 그 입을 이제 다물라.
소망교회 월례 기도모임에서 주신이 강림해선가? 경제수석과 공기업 관리자가 왜 그렇게 핑계가 많나.
송진화_관계_나무, 혼합재료_42×15×110cm_2007
<성공하는 기업의 일곱가지 습관>을 보면
영속기업들의 특징 중 <내부승진제>를 발달시키고 외부인사 영입을
막은 회사의 성장율이 여타의 기업보다 성과가 높다는 걸 예로 보여준다.
물론 외부인사가 개입하는 것은 필요한 절차다. 모든 기업은 타성에 젖을수 있고
시장을 보는 눈과 관점, 고객과의 정서적 거리도 기업 내 관료주의로 인해 세월이 감에 따라
멀어진다. 외부인사의 기용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이다.
빈번한 외부인사의 낙하산 인사는 내부적으로 형성된 정책조율의 선을 지키지 못할때가 많고,
내부적 결속력으로 돌파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를 외부적인 메스로 해부하려는 우를 자주 범한다.
더욱 우려가 되는 점은 낙하산 인사의 경우 공기업에 한정되는데
이 공기업이야 말로, 감시기능이 핵심이다. 감사직능이 철저하게 독립되어야 하고
치열한 내부 승진제도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데 낙하산 인사는
이러한 모든 경영상의 실천 능력을 제로 베이스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국민들과의 관계는 악화되고
정서적/이성적 거리는 철저하게 멀어진다. 이뿐만이랴
국민들은 이러한 작태에 분개하고 가슴에 구멍이 뻥 뚤린듯한 허탈감만 느낀다.
송진화_봄날_나무, 혼합재료_170×20×15cm_2008
아름다운 서울의 봄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위에선 다양한 빛깔의 낙하산들이 떨어지고 있고 서울 광장에선
근거없는 짝퉁단체가, 진짜 HID 분들위패를 광장 곳곳을 파헤치며 명예를 더럽히고 있고
(이분들이야 말로 역사적으로 명예를 복권하셔야 할 분들이 아닌가 말이다)
지지율은 16퍼센트대로 떨어졌고, 국민들은 이제 생활이 아닌
생존의 차원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 정작 HID 유족들은 위패를 빼앗기고
찾지도 못하고 있다니 통탄할 노릇이다. 하긴 건설회사 사장의 머리에서
생각한 것이라고 추측하지 않으려해도 왜 이렇게 딱 맞아 떨어질까?
우리도 한번 낙하산을 타고 저 속으로 파고 들어볼까?
우리는 촛불을 든 게릴라니까.....아니 특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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