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한비자, 탄핵의 근거를 말하다

패션 큐레이터 2008. 5. 12. 05:34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졸속 협상과 청와대 비서관들의 잇단 비리, 강부자 내각의

비도덕성, 영어몰입교육, 의료민영화를 통한 양극화의 대치 등

하루밤만 자고 나면 이곳 저곳이 떠들썩 하다.

 

이번 졸속 협상에 대해서는 이제 할말을 잃었다.

사전 준비없이, 국민의 보건과 건강권을 철저하게 매판한 사건이며

이를 막기 위해 수구언론들과 철저한 입맞추기를 시도했으나 시민들의 정치적

저항권 앞에서 몸을 추스리지도 못한채 맹공을 받고 있다.

 

집권 2달 만에 국민들은 이미 번 아웃(Burn Out-조직원의 기력소모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는 희망을 파는 상인"이라고 했다지만 더 이상 국민들은

현 정부가 자신에게 희망을 팔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지율은 20퍼센트대로 몰락했다.

 

한비자는 군주에게 8가지 악이 있음을 설파했다.

흔히 팔간(八姦)이라 불리는데 그 내용을 음미해보면 지금의 정치현실과 너무나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결국 군주가 멀리해야 할 8가지 악을

현 이명박 정부가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한비자는 유행(유행)하는 자를 경계하라고 했다.

즉 국민과 먼 거리에 있는 임금을 위해, 민의를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는 정치 모리배를 뜻한다.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지배적 언론사들과

정권의 긴밀한 유착관계는 이동관 비서관과 김은혜 대변인을 비롯

각종 언론사 출신의 인맥을 정부내각에 앉혔다.

 

이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막고, 지배언론사의 위치만을

고수하고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는 자들이다.

저물어가는 종이언론의 운명을 확장하기 위해 공영방송국을 삼키려 하는 자들일 뿐이다.

한비자의 표현 대로 유행하는 자들이다. 필요할때만 달라붙는 자들이다.

 

  

 

한비자는 이어 재방을 기용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재방(在蒡)이란 대통령의 마음을 잘 읽고 처신하는 "입속의 혀"와 같은 측근을

말한다. 한비자는 이런 자들을 특히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명령하지 않아도 예예하며

설치고, 시키지 않았어도 분부대로 하겠노라 말하고, 군주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전에 뜻을 받든다. 이 뿐이랴, 대통령의 표정과 안색을 살펴

대통령의 심중을 헤아리는 자들이다. 좋은 신하가 아닌가? 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바로 이런 자들이 대통령이 방귀를 뀌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자들이며, 수사에 신중을 가하라 해도

폭압수사하고, 표적수사하는 자들이다. 이 뿐이랴, 문화 홍위병을 자처하며 대통령의

인사권까지 거드는 그런 인간들도 있다.

 

 

한비자는 부형의 행태를 주의하라고 지적한다.

부형(夫兄)이란 말 그대로 군주가 오랜동안 친애하며 형님처럼

모시고 따랐던 대신을 말한다. 한비자는 이런자들일수록 다양한 부정부패에

연루되기 쉽고, 이성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군주의 사고를 막는다고 말한다.

 

최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횡보는 바로 이런 부형의 형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대통령에겐 일종의 멘토와 같은 존재다. 서울시장 시절 부터 대통령에게 온갖 정치적

자문과 조언을 해준 존재다. 결국 그가 보여준 것이란, 대통령의 비호를 위해

포털 사이트 및 언론 에 대한 재갈 물리기 수작 이외엔 없다.

 

 

한비자는 군주에게 동상하는 자들을 특히 경계하라고 말한다.

동상(同床)이란 같은 잠자리를 하는 자로서 향후 각계각층의 이익집단들은

영부인, 며느리,자녀, 사위에 대한 전방위 로비를 시도하여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는 점을

이미 그 예전에 한비자는 군주를 위해 지적한다.

 

대우조선매각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 연결되어 있다.

나는 기업가로서, 한 기업을 경영상의 문제로 매각하는 문제에 대해

원칙적 반대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매각이란 과정 또한 기업이 일궈놓은

영업권 및 기술적 축적의 수준, 향후 공적 자금을 투자했을때, 회생 가능성을 평가하고

문화적 실사를 통해서 명확한 그림을 그린 후. 그때서야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대우조선매각을 담당하고 있는 담당사를 골드만 삭스로

선정을 했다. 문제는 골드만 삭스는 이미 중국에서 대우조선과 동종의 업종 기업을

중국 시장 내에서 상장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간 회사다. 컨설턴트를 하면서 철저하게

배운 것이 업무를 통해 알게된 기업의 비밀을 절대로 누출하지 않는 것, 그 윤리를 지키는 것이다.

(물론 그 윤리는 언제든지 허물어 질수 있고, 외국계 컨설팅 회사 또한 이런 짓을 잘한다)

 

 정보유출 위험성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사인의 중요성은 크다

 놀라운 건 매각사인 골드만 삭스의 대표가 대통령의 조카이자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아들 이지형씨란 점이다.

국내 평가회사의 공증과정이 미덥지 못했다면 선정업체를 해외의 다른 업체를 선정할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고 경우의 수를 무시한 정부의 처사가 마뜩찮다.

 

 

사방이라 해서 주변 국가의 힘을 빌어 호가 호위 하는 것

한비자는 이것은 군주에겐 일종의 독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의 힘을 빌어

자신의 위세가 등등한 양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수구세력들이 하나같이

이 짓을 해왔었다. 그런데 어쩌랴 UN에서 그것도 우리의 영원한

우방이라 매일 매일 세뇌하는 미국이 한국에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라고 권고 명령을 했다.

대통령에겐 참 내세울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쇠고기 협상건은 조사하면 할수록

더욱 그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고, 졸속에 대한 증거는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한비자의 팔간 중 5가지를 어겼고, 그 악을 자신의 주변에 둔 현 정부는

국민들의 심판대 위에 서있다. 그 예전 한비자의 추상어린

경계의 말이 지금 그대로 한국 사회에

적용될수 있다는 것, 이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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