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필은 하늘이 죽인다-동아일보 앞에서

 

오늘 월간<신동아>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지난 26일 가두집회 후 자진연행되었던 113인들을 통해서

촛불집회의 의미를 집어보는 기사를 쓰고 싶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많은 인터뷰 요청자들이 <동아>란 말만 듣고서 일언지하에 거절을 한 모양이다.

 

처음엔 거절할까 하다가, 월간지이기에 신문과 달리 논조가 다르고

심층취재를 하고 싶다는 기자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물론 궁금하기도 했다.

내가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하고 이것이 결과물로 나올때 어떻게 변질될까,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기자와의 대담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 올리기로 한다.

(내용을 녹취했기에 악의적인 기사를 쓰면 그대로 소송에 들어갈것이다)

 

 

이번 쇠고기 파동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재벌언론사들이다.

동아일보 사옥을 아래서 보면 마치 촉수를 세우고 있는

불가사리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을 최근에

동아일보 주최로 기획해서 하고 있는데, 솔직한 평을 쓰자면 별로인 전시였다.

블로그에 올리지 않은 이유도 전시 내용 자체가 부족하고 고증이 약한 데다

정확하게 기획의도를 모르겠다는 것. 그래서 올리지 않았다.

 

이 땅에서 재벌언론, 흔히 족벌언론들은 막대한 힘과

영향력을 행사했다. 기자가 된다는 것은 곧 언론고시를 통과해야 함을

의미했고, 여타의 회사보다 더 높은 초봉을 받으면서, 기자라는 명함을 가지고

일반인이 갈수 없는 것도 쉽게 출입도 하고, 취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던 것이 저널리스트다.

 

그런데 요즘 이 언론의 페르시아 제국, 동아일보가

조선, 중앙과 더불어 국민들의 세찬 저항에 마주치고 있다.

 

 

뭐 이유야 말하지 않아도 최근 쇠고기 파동을 놓고 보면

결국 <광우병 괴담>의 진원지였던 조중동의 이중적인 태도와 오만에 그 뿌리가 있다.

페이퍼리스 오피스(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무실) 개념이 나오고, 우리의 일상에서 이제 종이란 기록매체가

점점 더 힘을 잃어가고 있는 이때, 유독 한국의 족벌언론들은 정치 경제와 합종하며

철저하게 진실과는 거리가 먼 기사들을 양산해왔다.

 

오늘 인터뷰 하면서 촛불집회에 나가게 된 동기 중의 하나가

동아일보의 거짓말이라고 했다. 나는 동아 사이언스와 비즈니스 리뷰를

인터넷으로 본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가장 먼저 주장한 곳은

MBC PD수첩이 아니라 동아일보다. 기사 작성시 내용 공증을 위해 사용하는 자료원천의

타당성은 시간적으로 우선하는 기사나 내용이 우선권을 가진다. 결국 동아일보는 자승자박으로 끝날

대국민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늘어놓다가 방송에 딱 걸린 셈이 되어버렸다.

했다. 자료해석의 공증과 추정은 레퍼런스(참조자료)의 시간에 따른 순서여부에 따라 진정성이 결정된다.

보수언론으로서 정권의 정책을 옹호해줄수 있다고 쳐도, 사실관계까지 속이는 건

언론사가 취해야 할 기본적인 윤리마저 버린 작태인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보듯 시민들의 분노로 나타난다.

반성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대국민사과하고 진정한 언론으로 태어나라고

인터뷰한 기자에게 말해주었다. 솔직히 지금으로선 조중동은 루비콘강을 건너버렸다.

국민들 다수가 점점 더 패악언론의 진면목을 하나하나 깨달아가고 있다.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나간 집회에는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분들의 모습도 보였다. 뭐 그래봐야 6명 정도 되던데

왼편 사진의 여자분, 좀 답답한 것이 당당하게 얼굴 내밀고 말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반대의사를 밝힐수 있는 사회다. 물론 거기엔 공공의 동의를 끌어낼 수 있는 소신이나

데이터가 근본이 되어야 겠지만 말이다. 특히 흰양복 입고 계신 오른편 분은 목사님인데

성함이 재미있다. 옥석이신데, 어느편이 옥석인가 가리러 나온걸까?

(본인 스스로 블로그에 올려달라고 하셨으니 인물 및 성명 공개하는 것이다)

 

 

반대하시는 분들 아래로 여중생과 청소년들이

모여 "민주시민 함께 해요"를 외친다.

<공공의 적>이란 종이피켓이 흥미롭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충돌하는 두개의 사안이 하나의 공간에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 그 가능성을

배우고 설득해가는 과정을 익혀가는 청소년이 되는 것이다. 이번 촛불 집회는

이런 가능성을 학습할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되어 가고 있다. 밤새워 열띤 토론도 하고 말이다.

 

 

광화문 도로거리의 풍경을 담았다. 사람들이 하나하나 모여들기 시작한다.

 

 

오늘 지금까지의 촛불 집회중 가장 많은 이들이 모일 것을 예상해

각 언론사들의 취재 준비도 분주했다.

 

 

시청 앞 서울 광장이다.

여기를 굳이 사진으로 찍은 것은 26일날 가두시위때

연행된 곳이기 때문이다. 밝은 햇살 아래 보니 참 고운 풍경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친일언론 조선일보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있고

 

 

그 옆엔 역시 만만찮은 내공으로 친일의 역사를 더렵혀온 동아일보의 작태가 보인다.

사실 난 동아일보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도 많이 가지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해마다 1년간 모든 돼지저금통을 깨서 불우한 이에게 전해왔으나

이번에는 광고 해약으로 어려움을 겪는『동아일보』를 돕는데 쓰기로 했습니다.

 - 이우인(6세), 지인(5세). 1월 10일.

 

긴급조치로 구속된 동료 학생에게 사식비로 전하려 하였으나 이 길마저 당국이 차단해서

광고없는 『동아일보』에 성금으로 바칩니다. - 이대 사회학과 일동. 1월 10일.

 

『동아일보』보는 재미로 세상을 산다. - 익명서점. 1월 11일

 

 빛은 어두울수록 더욱 빛난다.(금반지 반돈을 놓고 가면서..)

- 『동아일보』를 아끼는 소녀. 1월 13일.

  

 『동아일보』배달원임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 신동지국 배달원 15명 일동. 1월 15일.

 

시장길서 만난 우리들 빈바구니로 돌아서며

조그마한 뜻 '거목(巨木)동아'에 보냅니다. - 주부 일동. 1월 16일.

 

약혼했습니다. 우리의 2세가 태어날 때 아들이면 '동아'로,

딸이면 '성아'(여성동아)로 이름을 짓기로 했습니다. - 이묵, 오희. 1월 20일.

 

 오늘도  『동아일보』를 읽으시는 하느님.

- 서울 제일교회 학생회. 1월 20일

 

직필은 사람이 죽이고 곡필은 하늘이 죽인다.

- 부산 어느 기자. 2월 19일.

 

작은 광고들이 모두 민주 탄환임을 알라.

- 모 출판사 편집부. 2월 22일.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앞장 선 동아일보는 박정희 정권의 언론탄압 대상 1호였다.

  박 정권은 광고주들에게 압력을 행사 동아일보에 광고를 못하도록 막았다. 이에 대해 빈 광고란에

일반시민들이 사비를 들여 위의 글처럼 동아일보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탄식하는 등의 수많은 격려광고가 올렸다

이렇게 시작한 1975년 겨울 바로 113명의 기자들이 해고되고 이들이 나와 오늘의 한겨례 신문을 만들었다.

 

오늘날 동아일보는 철저하게 변했다. 과거의 눈물은 빛 바랜 훈장이 되었고

곡필로 국가에 봉사하는 언론이 되었다. 그 예전 광고 속 기자의 말처럼 지금 동아일보의 곡필은

하늘의 처벌, 민심의 이반과 더불어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시청 앞 시민광장엔 HID 분들의 위패가 모여 있었다.

 

 

특수임무수행자회 소속의 250여분이

소속 가족들을 대표하여 위패를 모셨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이 행사는 이날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날 청와대 접견과 더불어 성급하게 장소를 바꿈으로서 국민들의 오해를 불렀고 배후론의 여부까지

묻는 지경이 되었다. 역시 염려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고 일반 시민들을 폭행한 HID 소속원을 경찰에 인계했으나

신원조사 절차 하나 없이 처리하려 한 것을 시민들의 강한 항의 속에 눈치만 보다 빈축을 샀다.

 

 

물론 이들의 의도가 불순하다 아니다를 따지고 싶진 않다.

분명 북파공작원 HID는 한국의 근대사에서 반드시 복원되어야 할 엄정한 사실이고

인정받아야 하는 분들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 위패는 더욱 현충원에 놓여져 그 빛을 더해야 하는게 아닐까?

 

 

지금 시청앞 광장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에 대해서, 지배언론들은

사실관계에 기반한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직필은 사람이 죽이지만, 곡필은 하늘이 죽인다는 말을 잊지말라.

 민심을 버리고 소수의 독점가들의 권력과 비호를 위해 그 펜을 쓰는 것은 죽음을 부른다. 배후가 있다면

정말 밝혀서 의문에 빠진 이들의 궁금증에 답해야 할 것이다.

 

독자들은 지금 사비를 털어 경향과 한겨레에 광고를 내고

광고업체를 공격하면서 다면적인 공격대오를 형성하며 싸우고 있다.

난 이 싸움이 쉽게 끝날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이 도시 속 게릴라들이

아고라인들의 열정의 불꽃이 쉽게 꺼질것이라 예측하지 않는다.

우리의 작은 광고가 은빛 탄환이 되어 그들을 가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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