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가슴 환하게 피어나는 날......촛불의 재구성

패션 큐레이터 2008. 6. 22. 01:07

 

김효정_party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16×91cm_2004

 

유리병 속으로 파뿌리 내리듯

내린 이 초여름의 빗망울들이 하나하나 모입니다.

산책을 위해 나간 길, 즐비하게 피어난 화개의 순간, 함부로 누군가에게

화내고 역성을 낸 모습들이 부끄러워집니다.

 

大器晩成 大音希聲 大象無型 道隱無名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고 큰 소리는 소리가 없고

큰 형상은 형상이 없다고 하였다 도는 숨어 있어서 이름이 없다

노자를 읽는 날엔, 항상 마음 한구석이 환해집니다.

 

올 한해의 하프타임이 지나갑니다.

6월도 말미를 넘어가는 지금, 여전히 이 땅의 국민들을 노엽게 하는

구태적인 정치세력의 자기모순과 변명만이 넘칩니다.

 

올 한해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웹의 진화와 더불어, 광화문 광장에 사람들이 촛불과 모였습니다.

그들은 밤문화를 즐기는 국회의원도, 모든 문장은 주어가 있어야 함을 모르는 대변인도

아닙니다. 보수란 미명하에, 과거의 치욕적 범죄를 회개하지 않는 언론도 아닙니다.

이른바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여론을 주도하고 권력을 창출한 집단도 아닙니다.

주변의 시선에 머물렀고, 우리에겐 힘이 없다고 체념하는 것이

그저 옳은 것이었나 보다 하고 배워온 세대였습니다.

 

그러나 촛불은 우리 안에 있는 영혼의 무거운 짐을

태워 자유롭게 합니다. 특권의식과 기득권에 길들여 있던 오만과

교만으로 가득한 엘리트 집단들을, 하나님의 이름을 팔고, 국민들의 눈물을 세지 않는

거짓 기독세력들을 등에 없는 저들을 태우기 위해 모였습니다.

배후론을 주장하지만, 어느 누구도 배후가 되지 못하는 것은 어느 집단도

그들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권위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인터넷이란 디지털 공간에서

토론의 광장을 형성하고 디지털 마오이즘이라 몰아붙이는

술주정뱅이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합니다. 브로드밴드 민주주의라 불리는

이 새로운 형태의 미학은 우리를 디지털 시대의 유목민으로 변화시키며

온라인와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의 의사들을

밝힐수 있도록 돕고 있지요.

 

김효정의 그림을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굳건하고 견고한 저 나무의 외곽선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은

마치 점처럼 서로를 비추며 연결되어 있는 우리들이, 바로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임을 말입니다.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보시는 그림 Party는 여러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듯 합니다. 영어에서도 파티에는 '무리나 동아리,'정당'이란 뜻도 함께 포함되어 있잖아요.

촛불을 든 우리가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정당이 되나 봅니다.

 

오늘 촛불집회는 더욱 아름답습니다.

그 속에 영글어가는 웹 2.0의 철학과 변화를 향한 타는 목마름이

있습니다. 당신들의 다원적인 지향과 꿈의 무늬들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나무 위에서 더욱 순정품의 빛깔로 환하게 피어날것입니다.

 

민주주의란 큰 그릇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조중동과 같은 패악언론들은 그 목소리를 여전히 낮추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도란 그 형태가 없음을 기억하세요. 우리의 촛불속

그 잔영 속에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의 꿈이 타오르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우리의 도가....물길을 내며 솟아오를겁니다.

 

http://www.ccdm.or.kr/main2/2008_signchoi/signchoi_form.asp

민언련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함께 동참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탄핵의 사유를 명확하게 �혀놓았으니 이 또한 읽어보시고요.

 

 

 

성시경 - 내게 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