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Education/엄마는 나의 멘토

문화의 빛깔전-국립민속박물관 전시에서

패션 큐레이터 2008. 4. 10. 01:27

 

아침 7시에 투표소에 갔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니 투표 확인서란걸 주더군요.

국립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2천원 할인해준다고 쓰여 있길래

어차피 오늘 선거를 빨리 마치고 5군데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돌 생각이었기에

냉큼 집어 들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국립 민속 박물관에서 좋은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화의 빛깔들-100가지로 풀어낸 우리문화의 멋>이란 전시인데,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의 아이콘을

나름대로 3개의 테마로 묶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그늘 아래 인사동을

돌아다니느라 지친 다리를 약간 쉬게 한후, 곧장 들어갔습니다.

 

 

각각의 아이콘 마다 멀티미디어 자료를 결합해 아이들이

더욱 친숙하게 한국의 민속과 친숙해 질수 있도록 장치를 해 놓았습니다.

 

 

 전시 제목도 참 맛깔스럽습니다.

우리 문화의 빛깔은 과연 어떤 색일까요? 저와 함께 찾아보실래요?

 

  

 

한지로 만든 수를 놓을때 쓰는 오색실을 넣는 상자입니다.

조선 후기의 작품인데, 함을 구성하는 패턴과 색감이 아주 뛰어나지요.

왼쪽의 안동포는 경북 안동에서 제작된 것으로 통풍이 잘되고 까실하여 조의 , 적삼과 같은

남성용 여름 속옷과 여름철 옷감으로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질감을 눈으로 직접 보시면 좋을 듯 하네요.

  

  

 

부채의 조형미와 백색 연적의 자연스러움이 조화되고

색동 이불에 수놓아진 한국의 색감이 곱습니다.

안동지방에서 사용한 접이부채에선 정갈한 한국의 예법과 향취가 우러나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두와 인두판, 수저함의 모습입니다.

다양한 인두의 형태와 모판을 감싸는 손잡이 부분.

인두를 놓고 다리는 다림판의 화려한 자수 장식이 눈에 강렬하게 박혀옵니다.

 

 

 

여인들이 쓰는 화관이 아주 곱지요.

혼례에 사용하지만, 지금 보아도 그 문양과 보석장식, 머리의

아련한 선을 타고 넘어가는 고운 빛깔이 아름답습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용한 제기입니다. 제사 때 쓴 용구이고요

오른편엔 거문고를 비롯해 다양한 팔도의 목소리와 악기 소리를

인터렉티브로 처리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한국의 반상차림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전통적인 상차림은 밥과 탕, 김치와 간장, 찌개류를 기본으로 해서

반찬수가 늘어나는 것에 따라 첩수를 늘이지요. 3첩, 5첩, 7첩, 9첩, 12첩 이렇게 말입니다.

조명을 받아 곱게 빗나는 놋그릇 반상차림을 보니 배가 고파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소장품 중에 가장 눈길이 간 의류소품입니다.

왼쪽 벽에 걸려 있는 것은 등등거리라고 해서 등나무 줄기와 대나무를 결합해

엮어 만들었습니다. 여름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만든 밑받침용 옷이지요.

아래 있는 것은 등토시라고 해서 더위를 피할 목적으로 사용한 일종의 팔찌입니다.

 

오른쪽은 까치 두루마기입니다.

흔히 색동 두루마기라고 하지요. 어린아이가 까치 설날에 착용한 두루마기인데

깃과 고름의 빛깔에 따라 성별을 구분했어요. 남아는 주로 남색을 썼습니다.

어렸을때 엄마가 입혀주셨던 색동 저고리가 떠오르더군요.

 

 

 

조씨 삼형제의 초상이라는데

사실 역사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려진 옷의 표현이

정확해서 당시 의상을 고증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겠더군요.

오른쪽은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온돌 체험방입니다. 저도 다리가 아파서

살짝 앉아있었더랬죠. 졸음이 와서 일어나야 했어요.

 

 

 

조선 후기 여인들이 사용한 보자기들입니다.

빛깔과 형태가 아주 곱단합니다. 색의 배색과 구성도 아주 좋구요.

요즘 보자기에 푹 빠져 있는데, 선물을 풀어본다와 뜯어본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잖아요. 보자기를 사용하면 전자의 의미로 선물을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는 한국의 전통 천연염색에 관한 재료와

결과물을 걸었습니다. 올 봄에는 책을 낸 후 어떻게해서든 광주에 가서

그라시아(제 블로그 독자시고 천연염색 작업을 하신답니다)님께 염색을 배워보려고

하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치자와 고흡의 빛깔이 곱더군요.

 

  

 

자연이 빚어낸 산물에서 짜낸

그 자연스런 색물이 마음에 들어가면 어떤 빛깔의

영혼이 그려질까요? 

 

 

그저 아이때로 다시 돌아가서 예전의 윳판을 놓고

재미있게 말을 걸고 놀았으면 하기도 합니다.

 

  

 

뮤지엄 샵에 제품들이 꽤 예쁜 것이 많더군요.

흑단으로 만든 귀걸이와 목걸이가 아주 곱던데 약간 고가여서 망설이다

예쁘게 매듭을 지은 노트 한권 샀습니다. 색감이 곱지요?

수도시설도 좋고, 시원하게 손도 씻고, 자료실에 가서 책읽고 그랬습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이 많더군요.

아이들하고 역사공부도 하고, 저도 그러고 싶더군요.

오늘 하루 선거 덕에 푹 쉬었습니다. 향기나는 옛것의 추억속에 푹 빠져서요......

 

퓨전 국악그룹 林-그림의 연주로 듣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좋은 전시를 본 날은 집으로 오는 길이 유독 행복하답니다.

남은 한주 멋지게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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