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Education/엄마는 나의 멘토

미술관에 간 <톰과 제리>-미술 속 만화 이야기

패션 큐레이터 2008. 3. 10. 11:12

 

오늘은 미술 속 만화 이야기를 한번 들려드릴께요.

토요일 국립 현대 미술관 신 소장전을 보고 올린 작품 중

이형구 작가의 Lepus Animatus 시리즈에 관심을 갖는 분이 많으신것 같습니다.

이 작가의 작업은 만화 속 주인공들을 해부학적으로 처리해 실제하는 것처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형구 작가가 만든 <톰과 제리> 입니다. 일요일 밤에, 여기에 관한 글을 쓰면서

어린시절 보았던 만화 <톰과 제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자료도 찾고 공부하고 싶더군요.

작가의 해부학적인 상상력도 뛰어나고, 이 상상력의 기초가 된 MGM사의 톰과 제리 또한

만만치 않지요. 톰과 제리는 굉장히 오래된 만화입니다. 1940년에 태어났어요.

이후 57년까지 17년 동안 114편의 시리즈가 만들어질 정도로 롱런을 한 작품이죠.

 

 MGM사의 캐릭터 디자이너인 윌리엄 한나와 조셉 바바라 감독이 연출한 톰과 제리는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 만화 부문을 7번 수상했지요. 수상기록으로 동율을 이루는 것은

월트 디즈니의 <도널드 덕>밖엔 없을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어요.

이형구 작가의 작품을 자세히 보세요. 고양이 톰이 생쥐 제리를

낚아채려고 나르는 모습이 떠오르죠?

 

걸음아 날 살려라....제리 제리 Go Go!

 

 

1940년 2월 10일(제 생일날이죠?) 바로 최초의 극장판 <톰과 제리>가 오릅니다.

청회색의 고양이 톰과 짙은 갈색의 생쥐 제리, 그 둘은 만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고 ?기는 존재이지만, 두 캐릭터는 너무나도 귀엽기만 합니다.

 

그 당시 이 단편만화가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만화에 삽입된

연극적 요소랄까요? 창문틈에 제리를 끼워넣고 절단을 내려고 하는 모습이나, 심지어는 온갖 종류의

덫과 폭발물을 장착하기도 하고, 여기에 맞서 제리는 와플팬에 톰의 꼬리를 엊혀 놓거나

전기 소켓에 꼬리를 끼워서 감전시키기도 하고요.

 

 

제리를 앞에 두고 나르는 톰의 모습이 아주 역동적입니다.

이형구 작가는 저번 포스트에서 말씀드렸듯, 2차원의 만화 속 주인공들을

해부학적으로 재구성해서, 픽션을 실제의 역사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종종 어린 시절 만화를 볼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실제로 만화 주인공들이 현실로 나와서 말도 하고 내 눈앞에서 추격전도 벌이면

어떨까 하고요. 아마 이런 상상력을 미술로 옮겨낸 것 같습니다. 이형구 작가의 그 놀라운 상상력의

배경에는 철저한 해부학적 지식과 이를 조형으로 옮겨놓는 그의 솜씨가 감추어져 있지요.

  

 

이형구_펠리스 카투스 아니마투스 Felis catus Animatus
합성수지, 알류미늄 스틱, 스테인레스 스틸 와이어, 스프링, 유채, 목재 좌대_127×58×64.8cm_2006

 

생쥐 제리의 해부된 모습입니다.

정말 여기에 살과 색채를 덮으면 만화 속 제리가 살아 나올것만 같습니다.

 

 

 

톰과 제리는 지금 보아도 참 좋은 만화란 생각이 드는 것이

일상 속 사물들, 집안의 소품들이나, 가구를 매우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려놓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물의 형태를 익히는데는 아주 좋은 만화이기도 했지요.

 67년까지 3번의 감독이 바뀌면서 끊임없이 미국의 어린이들을 사로잡았던 데는 이러한 이유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죠.

 

 

 

이형구_레푸스 아니마투스 Lepus Animatus
합성수지, 알류미늄 스틱, 스테인레스 스틸 와이어, 스프링, 유채_111×60×70cm_2005-2006

 

이것은 저번 포스트에서 설명드린 만화 <벅스 버니>를

해부학적으로 재구성한 작품 Lepus Animatus 입니다. Lepus가 토끼의 학명이란거

말씀드렸었지요? 작가는 이렇게 작업을 위해 온갖 해부학 서적과 토끼에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세밀하게 조합하고 학습해서, 허구와 픽션 속에 있었던 만화 주인공에게

완벽한 형태의 뼈를 붙여줌으로써 우리 앞에 소환시킵니다.

 

 

이형구_제오코킥스 아니마투스 Geococcyx Animatus
합성수지, 알류미늄 스틱, 스테인레스 스틸 와이어, 스프링, 유채_44×130×41.5cm_2005-2006

 

자......이건 또 뭘까요?

예전 월트 디즈니 만화에 종종 보이곤 했던

(한국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로드 런너의 모습입니다.

 

 

자....바로 이 만화의 주인공 로드런너와 코요테를 해부학적으로

옮겼습니다. 1948년 워너 브라더스사의 척 존스 감독이 연출한 만화였지요.

미국의 남서부 고속도로를 배경으로 로드런너와 그를 ?는 코요테가 등장합니다.

로드런너가 할수 있는 말이란 단지 '밉밉(Meep Meep)'이란 의성어가 전부지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배경으로 한 다는 점에서

사실 이 만화는 톰과 제리의 연장선에 있는 만화이기도 합니다.

 

 

이형구_카니스 라트란스 아니마투스 Canis Latrans Animatus
합성수지, 알류미늄 스틱, 스테인레스 스틸 와이어, 스프링, 유채_75×118×46cm_2005-2006

 

만화 속 코요테를 해부한 모습입니다.

 

 

아이들에게 이 작품을 설명하면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이, "저거 진짜 뼈인가요?"란 질문인데요.

그건 아니구요. 사진에서 보시듯, 다양한 미술 재료를 통해 만들어냅니다.

레진이란 합성수지를 사용하는데, 여러분들, 치과에 가서 인공치아 만들때 사용하는 재료를

생각하시면 가장 편할 듯 합니다. 미술 재료들이 화학재료들이 많아서 화학과 관련해서

초등학생들에게 설명해주어도 아주 좋을 듯 합니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란 책이 있어서 최근에

읽고 있는데요. 그림 속 안료들의 비밀을 밝혀 그림의 새로운 뜻을 찾아내고 있어요.

 

 

아이들과 만나 행복한 시간도 보내고

이렇게 어린시절 보았던 만화들도 다시 찾아보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누군가는 회사에서 상사와 부하직원간의 추격전(?)도 있을것이고, 우리내 삶이 다 그렇지요.

행복하게 웃으면서 멋진 결말을 만들어 내는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제 열심히 일해야지요......

미스터 소울의 목소리로 듣습니다. <톰과 제리> 행복한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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