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샤넬-미술관에 가다

오드리햅번의 다이아몬드-두개의 보석 전시회

패션 큐레이터 2008. 4. 4. 08:07

 

보석 전시회를 보러 가는 날

에르메스 매장에 걸린 넥타이와 셔츠를 찍었습니다.

하얀색 드레스 셔츠위에 에르메스 특유의 화려한 색의 감각들이

봄의 느낌을 그대로 발산하더군요.

 

오늘은 출근길, 저녁에 있을 만찬 모임을 위해

드레스 셔츠 정장을 했습니다. 아끼는 진주 커프스 단추도 달았지요.

젊었을때는 잘 몰랐는데, 요즘은 자꾸 보석의 힘에 의존하고 싶은 생각도 드는것이

나이가 들어가는 반증인가 싶을때도 있습니다.

 

 

이틀전 우연하게 명동에 일이 나갔다가

백화점에서 열린 보석 전시회를 갔습니다. 원래는 한가람에서 하는

티파니 보석전을 주말을 끼고 가봐야 겠다 했는데, 이곳에서도 보석전을 하더군요.

하긴 덕수궁미술관에선 까르티에 보석전을 하고, 아마 또 한군데 보석전이 더 있는 걸로 압니다.

 

한국은 어떻게 된것이 전시회 하나를 기획해서

성과가 좋으면, 우후죽순 비슷한 느낌의 전시들이 연이어 줄을 잇는것이

문제긴 하지만, 되돌아보면 한국에서 보석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보니

이번 전시는 특이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입니다.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는 탄소의 결정물에 지나지 않지만

지구상에 존재해 있는 천연 광물질들 중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은 화산 분화구에서 생성되고 화산 폭발에 의해 주위로 흩어져 산의 바위나 돌 틈에 있으며

아주 드물게 강가에서 채취되기도 하지요.

 

가장 강한 보석이란 이미지로 포장되어 결혼의 중심적인

예물로 등장한 다이아몬드는 바로 여러분이 보내고 있는 4월의 탄생석입니다.

 

 

툭하면 무슨 영원한 사랑의 증거인양 이야기 되는
 다이아몬드는 중앙아프리카와 러시아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보통 1캐럿 다이아몬드 한 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250톤의 자갈과 바위를 캐내야 할만큼

어렵고 힘든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높지요.

 

다이아몬드는 옛날사람들은 얼음이 돌로 변한 것이라고 믿었다네요.

사막에서 갈증에 허덕이던 어머니가 다이아몬드를 넣은 꿀을 마시자 금새 다 죽어 가는 아이에게

젖을 줄 수 있어 아이를 살릴 수 있었다고 한다지요.
 

 

그래서 여성들이 반드시 간직해야 하는 수호석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승리와 성공의 정점을 상징하기도 하는 보석으로 왕의 머리에는 없어서는 안되는 돌이라고 여겨

주로 왕관의 중심 보석으로 사용되었지요.

 

사실 서양에서 다이아몬드가 최고의 보석으로 등장한 것은

근세의 일입니다. 1890년대 후반 영국의 식민지에서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면서 값싸게 들여올 수 있었던 탓에,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사교계 여성들은

어떻게 세공하는가에 따라  미학적인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다이아몬드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죠.

 

 

 정열적인 애정을 나타내는 루비는 사랑의 돌로 7월의 탄생석입니다.

이번 반 클리프 아펠 보석 전시회에 나온 제품들을 보면 대부분 루비와 다이아몬드가

함께 디자인 되어 있는 것이 많습니다. 라틴어의 루브럼(Rubrum)에서

유래된 루비는  말로 빨갛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 고전주의 이후의 모든 패션 초상화에는

사실 이 루비와 다이아몬드가 가장 주요 아이템으로 등장해요.


옛날에는 루비가 태양을 상징하는 신비한 돌로 많은 사람들은

루비 반지를 왼쪽 손에 끼거나 루비 브로치를 상의 왼쪽에 장식하면

자기의 적으로부터 해방되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고 하지요.

혈색과 화색이 합쳐진 루비는 소유하는 사람마다 용기를 북돋워 주며 몸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고. 또한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는 사람에게는 지혈을 시키는 작용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티파니 보석전에서 본 바위 위에 앉은 새란 작품......

원체 주요 작품이라 그런지 포스터의 모델이 된 이 작품에

사용된 다이아몬드는 128.54 캐럿.

 

뉴욕 티파니사의 1층에 상시 전시되어 있는 이 작품을

실제로 걸어본 사람은 역사상 딱 두사람이라네요. 그 중의 한명이 바로

배우 오드리 햅번이랍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햅번이 넋을 잃고 바라보던

보석이 바로 이 작품이죠.

 

 

 화려한 보석들의 향연 속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왔습니다.

복식사를 좋아하다 보니, 사실 액세사리 기능을 담당하는

보석에 대해 공부하지 않을수도 없었고, 그런만큼 풍성하게 많은 걸 배울수 있는 전시이기도 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 상복에 사용했다는 보석을 드디어 볼수 있었고

유제니 황후가 코르셋에 부착해 사용했다는 다이아몬드 장식도 보았습니다.

 

사료적인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대거 와서

눈이 아주 큰 호강을 했네요. 이제 한주를 마무리 하는 금요일입니다.

오늘도 정신없이 바쁘겠지만, 부산함 속에서도 일상의 보석을 마음속에 벼리워가는

여러분이 되길 바래요. 행복하시고요.

 

36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