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샤넬-미술관에 가다

예술같은 하이힐의 세계

패션 큐레이터 2008. 3. 22. 17:58

 

 

 
  Manolo Blanihk                                                       Aexxandro Dell'Acqua
 
최근들어 패션은 기존 미술과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작품들은 2008년 올 봄과 여름을 위해 디자이너들이
내 놓은 작품들이죠. 하이힐의 역사에 대해서 연구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2천년대에도 여전히 유행하는 이 하이힐이란 형태의 구두는
우리에게 어떤 문화적 의미를 던져주는가. 이런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싶더군요.
마놀로 블라닉의 오렌지색 환한 힐이 예쁩니다. 알레한드로의 구두는 중세말
하이힐의 원형인 쇼핀느를 많이 닮았네요.
 
 
 
        Chanel                                                                          Alexandra Neel
 
올해 47살의 구두 디자이너 브루노 프리소니 
구두의 명품, 로저 비비에 사의 대표 디자이너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는 새로운 로코코 시대의 부활을 부르짖는 패션의 반동주의자인지도 모릅니다.
하이힐의 위험성, 건강의 위해성에 대해, 2007년 수많은 언론들이 맹 비난을 할때도
자신의 하이힐 라인을 포기할 수 없음을 천명했던 디자이너이기도 하죠.
  
알렉산더 닐의 작품을 보시면 여성구두에서 발가락이 노출되는 디자인이 
있지요. 이런 형태의 여성구두를 흔히 팜프스(pumps)라고 합니다.
 
 
 
 
Brian Atwood                                                                  Bruno Frisoni
 
 
프리소니의 작품을 가리켜 2000년대 스틸레토의 부활이라 표현합니다.
스틸레토는 원래 날이 가늘고 긴 탈을 의미했습니다. 중세부터 사용된 이 검의 형태를  
따서 사람들은 끝이 가늘고 뾰족한 힐을 스틸레토라 불렀지요.
이 중에서 프리소니의 작품처럼 뒷굼치가 개방된 형태의 
하이힐 디자인을 슬링백(slingback)이라고 해요. 개인적으로 로코코 시대의 그림들을
좋아합니다, 퐁파두르 부인의 하이힐을 보면 자수 장식이 아주 화려합니다
 

 

프랑수아 부셰 <마담 퐁파두르> 캔버스에 유채

 

프리소니는 리본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신발엔 항상 오버 사이즈의 리본이 있더군요.
환한 노랑색과 회색리본이 아주 눈에 쏙 들어옵니다.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화 속 하이힐과 한번 비교해 보세요.
 
 
 
Christian Dior                                                                 Chiristian Louboutin
 
빅토리아 시대의 문인들은
여성들의 힐과 부채를 남자의 칼에 비유했습니다.
 
 
제임스 티솟, <핸리에서 돌아오는 길> 1875년,
캔버스에 유채, 리버풀 미술관
 
사람을 유혹하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조종할 수 있는 도구로 본 것이죠.
크리스티앙 루부탱의 디자인 중 보라색과 커피빛 두 배색을
프린팅 한 후 구두 앞을 장식한 구두에선 여성의 매혹적인 우아미가 배어납니다.
 
티솟이 그린 그림 속 여인도 당시 무거운 크리놀린 드레스와 함께
어울린 만한 검정 리본 장식의 힐을 신었습니다.
 
 
 
Giambattista Valli                                                                     Marni
 
 
지암 바티스타 발리의 다이어몬드 장식의 연노랑 슬링백 하이힐이 눈길을 끕니다.
앞은 통굽 형태로 처리해서 뮬과 힐의 형태를 섞었네요.
노랑과 강한 대비를 이루는 초록빛의 마니 디자인은
캐주얼한 느낌도 잘 소화해 낼것 같네요.
 
힐 이야기나 나왔으니 문화사적인 배경을 좀 더 정리를 해야 할듯 하네요.
 우리가 알고 있는 하이힐은 거의 스틸레토형입니다. 1950년대 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이 아이템은 현재까지 다양한 변화를 겪으면서도 여성 구두의 맹좌를 유지하고 있지요
이번 우크라이나 여행 때, 12센티짜리 힐을 신고다니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보고 할말을 잃곤 했습니다.
 
 
 
 
Givenchy                                                                                   Prada
 
 
구두의 역사를 공부하면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이 화려한 구두들도 결국은 제작 기법의 세련화와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있음을 알게되죠.
 
스틸레토굽이 나온것도, 주형기술의 진보와 연결되어 있지요.
하이힐은 이렇게 1950-60년대 유행하다가 60년대 말에 가면서 비틀즈의 등장과 더불어
그 인기를 상실합니다. 아마도 히피 문화, 저항문화의 등장 때문이겠죠.
 
 
 
 
Miu Miu
 
 
그러다가 1974년 구두의 명장 마놀로 블라닉은 이 하이힐을
여성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만들었습니다. 좋은 구두를 만들기 위해
해부학을 공부할 만큼 구두에 (이점은 살바토레 페라가모도 동일합니다) 온갖 열정을 바친
구두장인의 작품은 이제 그저 필수품으로서의 구두가 아닌, 여성의 에로티시즘과 매혹을
드러내는 문화적 기표이자 예술품으로 인정되어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지요.
 
 올 2008년의 패션 트렌드를 보면서 히피와 예술기법이
적용된 힐이 유행을 하는 걸 보니, 놀랍기만 합니다. 히피문화와 힐은 적대적인데
양립되기 어려운 두개의 미감이 조화된 걸 보면, 패션의 힘을 느끼게 되네요.
 

 

 
 
                                                                                   Sergio Rossi
 
 
여기 하이힐들 중에서 여러분의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어떤 것인가요?
 
한번 골라보세요.  행복한 주말 되시고요.
 

  나는 아내의 짝이고  아내의 구두는
 내 구두의 짝이다

 그 구두 떠난뒤
 나의 구두 혼자 외로워 지고
 외로운 나의 구두 옆에서
 나 또한 외로워 진다

 잠 깨어 나와 보면
 현관에 호올로 남아
 옆자리 지키는 한밤의 연민,
 돌아올 날 손꼽아 헤어보는 별빛 기다림. . .

 눈 보라, 꽃 보라, 날리던 길에
 정으로 찍히던 발자국들이
 선연히 떠오르는 三更인데

 같이 있어 행복하던
 신발 두 켤레
 아아, 언젠가는 하나만 남는 날이,
 기다림도 소용없는
 그날이 오려니

 

송문익의 <아내의 구두> 전편

 

 

 
35911
 
책 제목을 공고한 후 여러분이 보내주신 그 많은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 곰삭여 보았습니다. 감사한다는 말 밖에는 못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말, 바로 <사랑합니다> 입니다.
책 제목 짓기는 계속되오니 좋은 아이디어 지속적으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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