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샤넬-미술관에 가다

그림으로 읽는 넥타이 이야기

패션 큐레이터 2008. 3. 2. 19:27

 

에두아르 마네, <발코니>
캔버스에 유채, 1869년 오르세 미술관

자 오늘 소개할 그림은 인상주의 에두아르 마네가 그린
<발코니>입니다. 1869년 살롱전에 입선한 작품이지요. 고색창연한
녹색의 발코니 창을 무대로 3명의 마치 배우같은 인물들이
각자 특이한 표정과 빛깔을 머금으며 모델을 서고 있는 화가의 지인들이 눈에 띕니다.

남자는 풍경화가인 기유메, 아래 왼쪽에 부채를 들고 있는
여인은 인상주의 여성화가인 베르트 모리소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바이올리니스트인
파니 클라우스입니다. 모리소는 마네의 동생과 결혼을 했지요.
우아한 파리의 사회계층을 약간 비꼬는 듯한 의미로 이 그림을 그렸다고도 해요.

 

 

르네 마그리트  <인간의 아들> 1964년, 캔버스에 유채

오늘 중요한 것은 이 그림에는 바로
오늘날의 현대적인 넥타이의 원형인 레가타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넥타이의 원형을 따지고 들어가면 로마시대까지 이어집니다만
결국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회사에 출근하는 중산층의 발생은
사회적 의복예법의 일환으로 넥타이가 일상화 되지요. 이전의 남성용 넥타이는

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에 한번에 목에 둘러 멜수 있는 그런 형태의 넥타이가

단연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속 <인간의 아들>은

바로 산업화 속에서 중절모와 영국코트, 타이를 맨 남자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당시 깊게 패인 양복과 조끼를 함께 입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넥타이는 더욱 각광을 받게 되지요. 이 레가타는 원래 보트경기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것은 뱃놀이를 즐기는 부자들이 흔히 메는 양식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현대적 양식의 넥타이가 등장하게 된 것은
바로 산업사회의 발흥 속에 더 이상 사회적 치장을 하기 어려웠던
남성들의 모습을 일정부분 담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우연하게 파티에 갈일이 있었는데, 어울리지 않게

완전한 정장을 하라는 드레스 코드 요구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턱시도에 보우타이까지

매었습니다. 19세기 말에 들어 유행하게 된 나비 넥타이는 당시 인기를 끈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남자주인공이 맨 동물문양의 매듭이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얻습니다.

 

프랑스의 사진 작가 펠릭스 나다르가 찍은 당대 최고의 사회명사들의 초상사진을

보면 그 당시 얼마나 나비 넥타이가 인기를 끌었는지 알수 있지요.

왼쪽엔 시인 보들레르의 비대칭 형태의 나비넥타이가

오른편엔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크게 맨 나비넥타이가 보입니다.

당대 나비 넥타이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부르주아의 흰색 레이스 타이의

강직성에 반대해 등장했고, 예인들을 통해 사회적 관습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잘 맨 넥타이, 이것은 인생에 있어

성실성을 보여주는 최초의 행위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변함없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중에서 발췌. 1895

 

내일부터 또 한주가 시작되네요. 하루의 일과는

일종의 계약이라는 말.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나의 내면과 외부세계간에

맺은 계약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만큼 일상을 교감하고 타이를 매듯

성실하게 반듯하게 살아내는 것, 그것이 창조성의 시작이고 아름다운 마음의 습관이라는 것이죠.

 

주말저녁이 지나갑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주 멋지게 보내시길요

이제 본격적인 3월이 시작되네요. 아름다운 세상, 활짝 웃으며 한발자욱씩 내딛어 보자구요.

박학기의 목소리로 듣습니다.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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