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봄비인가 기대해 보긴 하지만, 너무 오랜동안 내리는 빗망울 보고 있자니
조금 지치기도 하고요. 4월 7일 제 셋째딸 아라가 뉴욕으로 떠납니다.
올 7월 부터 시작될 유학생활 예비작업을 위해 가지요.
전공이 의상학이다 보니, 뉴욕에 가서 다양한 경험들도 하고
어학도 좀더 다지면 좋겠다 싶어 닥달아닌 닥달을 하고 왔습니다.
F.I.T에 아는 선배가 있다고 해서 간 김에 복식 컬렉션도 실컷 보고 오라고 했지요.
어차피 긴 시간은 아니고 여행 겸 가는 것이라
부담은 없지만, 먼 데 보내는 것이 못내 걱정도 앞섭니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 이 곳을 위해서 열심히 미술관 취재를 해주겠답니다.
교보에서 만나서 읽어야 할 책들 체크해주고
비오는 날엔 달콤한 게 제격인지라, 옆에 있는 와플집에 갔습니다.
저는 와플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자꾸 단 것이 좋네요.
이 집은 괜찮은게 커피를 굉장히 큰 볼에 주기 때문에 기분이 좋습니다.
연유를 듬뿍 넣어서 아주 달디 단 커피를 먹었네요.
제겐 이름이 아주 예쁜 세 수양딸이 있습니다.
세명 다 온라인을 통해 만났지요. 사람들이 참 궁금해 합니다.
어떻게 만났느냐, 만나면 뭘 하느냐, 자칭 '댁의 멘토링'을 받았다는 이 친구들이
어떤 학교를 다니냐? 얼굴은 예쁘냐....별별 질문을 다 받지요.
사람들이 제가 미술을 좋아하니, 수양딸이라 불리는 아이들이
미술을 전공하는 줄 아나 봅니다. 첫째는 경영학, 둘째 지아는 의대 다니고요
셋째 아라가 그 나마 저랑 죽이 맞지요. 의상학을 하거든요. 하지만 의상학 보다는
복수전공인 경영학을 더 좋아합니다. 첫째는 다음 칼럼 시작해서 1년 지난 후 만났지요.
오랜 세월이 흘러 초등4학년 올라가던 겨울에 만나 이제 대학 3학년이네요.
첫째는 싸이월드 하고 둘째는 시간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합니다.
셋째인 아라는 최근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패션회사에서 홍보 매니저를
하고 싶어하는데, 그럴려면 글쓰기 실력도 늘일겸, 다양한 데이터를 글로 정리하고
생각을 쓰는 기술도 만들겸, 블로그를 만들었답니다.
(사실은 제가 만들라고 박박 우겨서리.....)
아이들을 데리고 간 인사동의 찻집에서 마신
칠선녀차....저는 이상하리 만치 이 집에만 가면 이 차를 마셔요.
왠지 꿈에서 7선녀를 만날려나요. 내가 무슨 구운몽도 아니고....ㅠ.ㅠ
촛불 위에 불을 올리고 이제 물을 붓습니다.
끓인물을 글래스에 담아내지요.
칠선녀차를 찾아보니 공예차라 불린다는데
중국에서 복건성과 절강성 이 두 곳에서만 재배 된답니다.
겉잎은 쟈스민향을 입힌 우롱차이고, 안에는 자스민 꽃 일곱송이가
들어있어서 칠선녀차라 한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곱송이의 자스민꽃이
환하게 피어납니다.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해주니 좋습니다.
찻물을 우려내는 시간......
흐름을 따라, 자신의 속살을 벗는 옅은 노랑색과 백색의
차 꽃들이 곱기만 합니다.
그리 긴 시간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닌데
굉장히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보내는 마음이 아련하네요.
아라는 특히나 꿈이 많고, 사회적인 관계들을 만들어 가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저보다도 발이 넓으니 할말 다했지요.
하여튼 뉴욕에 가 있는 동안 모마(Moma)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구겐하임,
휘트니까지 다양한 미술관 소식과 소호(Soho)거리를 쏘다니고 오겠다 하니
이곳에서 함께 쓰기를 신청해서 글 올리라 했습니다.
잘 다녀와......손 한번 흔들어 주고
그렇게 보냅니다. 뉴욕엔 부탁할 만한 지인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유의 사회성을 잘 발휘해서 짧지만 멋진 여행길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어른들 중에 요즘 아이들....이란 운을 띄우는 분들이 많으신데
저는 이 세대에 대해 긍정의 믿음이 더 강합니다.
아이들 모두 잘 자라주었고요.
여름꽃이 환하게 피었다 질 무렵이 되어서야
돌아오겠네요......
어찌되었든 뉴욕 특파원 아라덕분에 뉴욕미술의 재미를
즐길수 있어서 행복할 듯 합니다. 몸 건강히 잘 갔다 오길.....아빠가 기도해야죠.
저도 올해는 편지를 여러통 쓰겠네요. 기울임체로 쓰여진 편지를
치자빛 하늘이 물들어 갈때, 한자한자 곱게 박아넣은 글을 써 보내면 힘이 되겠지요.
뉴욕 특파원 아라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Move on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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