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일상의 황홀

죽음을 부르는 립스틱-당신의 입술은 안전합니까?

패션 큐레이터 2008. 1. 11. 01:47

 

김성진_미안해요 연작3_캔버스에 유채_45.5×27.3cm_2007 김성진_순수한 이유_캔버스에 유채_193.9×97cm_2007

 

며칠 전 작가 김성진의 전시회를 갔습니다. 그는 입술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우리의 신체 부분 중, 입술은 다양한 역할을 하지요.

어떤 이들은 입을 가리켜 전장터라고 까지 설명합니다. 먹고 맛보고 접촉하고

사랑을 나누고 성욕을 발산하는 신체 부분이기도 하지요.

 



김성진_축복_캔버스에 유채_130×179.5cm_2007

 

사랑하는 이와의 입맞춤처럼 따스하고 행복한 시간이 있을까요?

사진으로 찍어낸 듯한 정확하게 표현된 김성진의 그림 속, 포개진 입술의

향연은 우리에게 축복의 시간을 말하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일면에는 말이죠.

 



김성진_미안해요_캔버스에 유채_112.1×162.2cm_2007

 

개인적으로 화장품과 메이크업의 역사, 장신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미술과 연계하여 시대별 화장품의 역사를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최근에 아주 흥미로운 포스트를 몇개 읽었습니다. 그리고 환경 운동가 스테이시 멜켄의

 

Not Just Pretty Face : Ugly Side of the Beauty Industry 란 책을

아마존에서 구매해 읽고 있습니다. 번역하자면 <아름다운 얼굴의 이면-추악한 화장품 산업을 고발한다>

뭐 이정도의 제목이 되겠지요. 고발적인 측면이 아주 강한 책입니다.

 

 

 

이 책은 2007년 11월 <안전 화장품 캠페인 Campaign for Safe Cosmetics>에서

발표한 근거자료를 통해 현재 여성들이 사용하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립스팁을 포함 다양한

 화장품들의 중금속 성분과 그 실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이 실로 충격적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33개의 립스틱 브랜드를 표본(61 퍼센트)으로 조사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에서 납 성분이 발견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 성분 표시를 안했다고 하지요) 이중 3분의 1 이상이 미국 FDA 에서 정한 표준

기준치를 넘는다고 합니다. 흔히 미국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사탕제조에

사용하는 납 함량인 0.1 PPM을 표준으로 사용합니다. 문제는 립스팁 제조상의 납 성분 함량 기준이

없고 미국 FDA 조차도 뷰티산업의 연간 50억 달러가 넘는 매출액과 성장성을 고려하다보니,

관리감독의 소홀이 드러나게 된 것이죠.

 



김성진_탐욕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07

 

문제는  납성분이 건강한 여성의 신체에도 중독성을 일으키지만

특히 임신한 여성의 경우 체내의 아동에게 그대로 전이되어  납성분 중독에 의한

발달장애 및 신경장애 및 언어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죠. 여성에게는 유방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다행인 것은 표본조사한 립스틱 중 39퍼센트의 제품에서는 납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납성분 포함은 브랜드 가치나 제품의 가격과는 상관이 없음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가령 레브론(Revlon)사의 제품은 가격은 7.5불이지만 납 성분이 없는 반면 디오르의

<어딕트> 시리즈는 가격은 25불이 넘지만  높은 납성분이 추출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중독이란 이름을 쓰는 브랜드여서 그랬을까요? 해외 출장때마다

친지나 지인들에게 자주 사주었던 제품이 디오르 제품인데,

지금와서 보니 죄송한 마음 금치 못하겠습니다.

 

 http://pics.drugstore.com/prodimg/72865/200.jpg http://www.nowtoronto.com/issues/2006-02-09/goods_beautytip-1.jpg http://www.strawberrynet.com/images/products/03138680102.jpg

위의 제품이 가장 많은 납성분을 포함한 제품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왼쪽부터 로레알의 Colour Riche “True Red” – 0.65 ppm 로레알 Colour Riche “Classic Wine” – 0.58 ppm

가운데가 Cover Girl Incredifull Lipcolor “Maximum Red” 에선 0.56 ppm이 추출되었고

마지막 Dior Addict “Positive Red” 로 0.21 ppm이 추출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립스팁 내의 납 성분은 7세 이하의 아동들에게 아주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번 스테이시 멜켄의 책이 발간된 이후로, FDA에서도 자체 재조사를 통해 세부내역을 다시 밝힐 예정이라고

하네요. 어디든 환경단체나 소비자 옹호단체와 관련 기업들은 상반된 내용을 발표하기 마련입니다

쓰레기 시멘트 하나로 1년 6개월을 지지부진하게 끌다가 재조사에 들어간 한국에 비하면

미국이란 나라의 <소비자 보호>에 대한 국가적 정책의 탁월성이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수 없더군요.

 

그리고 여성분들에게 참고로 립스틱과 립 그로스, 립 밤(Lip Balm)을 함께 쓰면

납 성분의 체내 중독이 더욱 가속화 된다고 하네요. 더욱 조심을 하셔야 할듯 합니다.

뉴질랜드에 있을때, 사람들이 하나같이 대기업 제품보다, 동네 Pharmacy에서 만들어서 파는

수제 화장품과 천연 수제 비누를 많이 사용하는 걸 봤습니다. 저 또한 이후로는 수제 비누만 쓰고 있지요.

중요한 것은 이런 내용들, 혹은 결과 보고서가 나올때,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업으로 하여금, 친환경적이고, 친 신체적인 대안성분을 사용하도록 촉구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일 겁니다.

 

 

프란시스코 그라스 <립스틱 바르는 여자> 1910년경, 개인소장, 종이에 파스텔

 

다음 회차에는 파운데이션과 마스카라에 포함된 중독성분과 주요 제조사들에 대한

기사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책을 완독해야 하는데다, 민감한 내용을 포함하기 때문에 철저한 자료조사가

선행되어야 하거든요. 작년 한해 최병성 목사님을 따라 환경기행에 동참한 이후로

쓰레기 시멘트를 비롯해, 우리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중금속 오염의 실태와

환경문제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고 있습니다.

 

항상 여성들의 복지와 보건, 건강에 관심이 많은지라, 이 부분을 한번

연구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국내산 화장품들의 성분조사도 시행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습관적으로 바르는 립스틱, 오늘은 한번쯤 그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Sixpence None the Richer의 Kiss Me 올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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