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우크라이나 음식 기행-달콤한 돼지비계(?)

패션 큐레이터 2008. 2. 17. 00:14

 

 

강의준비를 하면서 바라본 드네프르강의 모습이네요.

원래 이 키예프는 러시아 역사 초기 러시아 여러 도시의 어머니라 불렸던 곳입니다.

이 명칭은 원래 비잔틴 제국과 교역을 하기 위해 도시를 건설한 바이킹의 세 형제 가운데

장남이었던 '키이'의 이름을 어원으로 하지요. 드네프르는 북방의 강이란 뜻입니다.

이 강 옆으로는 11세기 초반에 세워진 성 소피아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그날 강의를 취재하러 왔던 5개 언론사와

잡지사들 저널리스트들과 화가들, 교수님들 모시고 저녁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통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요.

차르코에 샐로라 불리는 식당이었습니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황제(차르)의 정원 정도 되겠네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공히 긴 겨울을 지내기 위한 음식 저장 문화가

발달되어있습니다. 붉은 무와 마늘 장아찌, 오이피클에 이르기까지 새콤하게 절인

피클이 강의와 오랜 여행으로 지친 미각을 돋웁니다.

 

원래 이런 피클과 더불어 차가운 전채로서 청어를 즐겨 먹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 비즈니스 정찬을 먹으면서 이걸 처음으로 먹어 봤었는데

이번 식사에는 그게 없어서 제가 페테르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체할께요.

 

 

이건 빵과 함께 나오는 두 종류의 버터구요. 한개는 약간 연한 초록빛을 띄는데

그 맛이 좀 달랐습니다.

 

 

이게 바로 청어로 만든 전채입니다. 흔히 Cold Appetizer라고 하지요.

메뉴판에는 Herring from Command라고 쓰여있더군요. 뭐 말하자면 여왕을 위해 선장이 직접 잡은

청어 정도라고 하면 되겠네요. 비린 맛이 없고 깔끔합니다.

여기에 흔히 샤토(Shato)라 불리는 삶은 감자를 오레가노를 뿌려서 곁들여 냅니다.

 

 

식탁위에 놓인 거무스레한 빛깔의 빵이

바로 이곳 러시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흘렙이란 시큼한 맛의 빵입니다.

처음에는 이상한데 먹으면 먹을수록 그 느낌에 빠집니다. 입 안에 신산한

겨울 느낌이 가득 배어나와지요.

 

음식 옆에 찍다 보니 쿠바산 시가(Cigar)까지 찍혔네요.

저는 흡연을 하진 않지만, 법인장님이 피우시는 거 보니까 되게 근사하더라구요.

한국남자가 피워도 멋있던데요.

 

 

위의 사진은 살로(salo)라고 불리는 것인데요.

돼지 비계로 만든 것입니다. 러시아에 보드카가 있다면 이 우크라이나에선

이 살로가 거의 대표적인 음식이지요. 흘롑빵에 버터처럼 발라서 먹습니다.

생각보다 비리다는 느낌은 안들었고요. 고소한 맛이 나더라구요.

 

 

이건 흔히 전채와 흑빵과 함께 나오는 음료수인데

단맛이 납니다. 저도 먹을때는 잘 몰랐고요. 돌아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통밀을 발효시켜 만든 것이더군요. 흔히 크바스(Kvas)라고 불립니다.

이외에도 후추를 넣은 알콜음료로서 호릴카(Horilka)란 것이 있습니다. 쏘는 맛이 아주 강합니다.

 

 

샐러드와 새콤한 오이피클로 우선 미각을 돋운 후에

단주를 한 모금 마셔 입 안에 비릿한 느낌들을 지웁니다. 이후

 

 

 전통 스프를 먹고 메인 디쉬를 내놓습니다.

오른쪽에 보시는 음식이 바로 보르쉬(Borsche)라고 해서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역을 대표하는 스프입니다. 흔히 어린 송아지 고기로 육수를 내고

여기에 앞에서 보신 붉은색 무와 다양한 야채를 넣어 끓이는데, 그 맛이 아주 좋습니다.

새콤한 느낌의 크림을 가운데 얹어 먹기 때문에 그 상큼한 느낌이 오래갑니다.

흔히 Morning After Soup이라고 해서 한국으로 치면 해장용으로 많이 먹는다고 해요.

옆에는 메인으로 나온 고기요리들과 순대들도 있었는데 못찍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여러 저널리스트와 화가 선생님도 뵙고

한국에서 좋은 전시를 함께 열어보기를 희망하며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습니다.

최근 제주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협약을 맺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민간차원에서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 되기를 바라고

깊은 만남이 이루어지길 바래봅니다. 이번 강의하고서 참 기분이 좋더라구요.

여행하는 동안 마음으로 빌어주신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해요.

 

식당에 가니 식탁마다 들르며 노래를 불러주는 악사들이 있어서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예전 드라마 '백야'의 주제가도 불러주셨는데

이건 동영상으로 못 찍었고 앞 부분만 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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