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우크라이나에서 블로거 특강을 했습니다

패션 큐레이터 2008. 2. 16. 02:29

 

 

이번 우크라이나 여행에는 무엇보다도

사전에 조율된 강의 계획이 있었습니다. LG 키에프 사무소에서

마련한 세미나였습니다. 물론 블로그에서 오랜동안 뵈었던 블로거 분을 그곳에서

뵈려는 목적 또한 있었고요.

 

 

제가 강의를 하게 된 연유는 제가 이번에 출간하게 되는

<패션-미술의 옷을 벗기다>가 패션과 미술이란 테마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고

LG 또한 이곳 키예프에서 미술을 상품에 접목한 제품들을 전략적으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기 때문에 제 테마와 묶어서 강의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히 있었던 것이죠.

 

마케팅 리서치 매니저로 일하는 분이 러시아어와 영어를 능통하게 하셔서

제가 영어로 하면 러시아어로 통역을 해주셨습니다.

인사하는 첫번째 사진이네요. (온 도처에 자밀라와 같이 예쁜 아가씨들이

많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키예프의 대학생들, 주로 미술과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교수들을 상대로 강의를 해주면 어떨까란 제안을 받고

블로그 상에서 허락을 했습니다. 더구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 횡단여행 하는 김에

우크라이나도 보고 뵙고 싶었던 블로거 분도 볼수 있다면

두개의 목적을 힌꺼번에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세계적인 명화 속에 숨은 패션 이야기와 문화사적인 뒷 이야기들을

주로 재미있게 강의했습니다. 다들 재미있어 하더군요.

 

 

현대미술과 패션이 어떻게 만나는지

미술이 현대의 전자상품이나 일반 상품기획과 디자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고, 이런 관점에서

하상림 화가의 그림작품을 세탁기를 비롯 다양한 가전제품에 응용하고 있는

LG 제품들이 현지에서 독자적인 광고 컨셉을 가지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을 보고 저 또한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냉장고 광고 모델을 우크라이나의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가 맡아 호평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광고 컨셉도 아주 기발했고요. 냉장고를 열면, 패션쇼의 무대가 열리는 그런 내용인데

저도 다음에 그런 컨셉의 광고 CF 모델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 만들면서

우크라이나의 신인 디자이너 잘렙스키의 작품도 유심히 보았고

그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더욱 폭넓게 디자인과 사유를 하는 학생들이

되어 달라고 강의하고 왔습니다. 패션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생활을 지배하고, 우리의 사고에 색을 입히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왔습니다. 콘돔을 이용해 머리장식을 만든 우크라이나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재미있지요?

 

 

무엇보다도 제 블로그에서 가장 호평을 받았던 포스트였던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선생님의 한글 패션 작품들을 소개했는데

아주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이번 러시아 여행중 장식미술 박물관을 자주 갔는데요

그들이 가진 글씨체와 레이스 작업들에 아주 매혹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여러분도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을 잘 살려내면 좋겠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스튜디오에 모인 150여명의 학생들과 교수진을 상대로

영어로 강의를 하려니 쉽진 않았습니다만, 러시아어로 통역을 잘 해주셔서

원만하게 끝을 냈습니다. 학생들이 정말 예쁘더라구요. �에 계신 분들은 교수님들이신데

이 중에 가운데 붉은 니트옷 입고계신 여자분 옆에 있는 남자분은

25년간 동유럽의 복식사를 연구하신 분이었습니다.

 

 

꽤 긴 질의 응답시간을 거쳤습니다.

한국의 패션 산업이 점점 더 세계를 향해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 문화와의 접촉, 현지패션에 대한 감각에 한국의 색채를

입히는 일이 그 과제가 될 터인데요. 우크라이나 학생들도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의 작업을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기뻤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크라이나와 한국의 패션 교류나 미술 교류와 같은

민간외교 차원의 노력들이 조금씩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물론 그 곳에서 현지 유명 패션 학교의 교수님들과도 명함을 주고 받았고요.

이런 작은 노력들이 일견에는 미천해 보일지 몰라도

소비와 자본력이 점점 더 커지는 우크라이나 시장진출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산업적/사회적인 결과물을 내어 놓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올 해 시작하자마자 좋은 인생의 꿈 하나

조그마하게나마 이룰수 있어서 아주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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