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시멘트로 지은 인공낙원-블로거 환경기행을 다녀와서

패션 큐레이터 2007. 11. 12. 16:27

 
김상균_The New Castle 1_시멘트 캐스팅, 화강암_230×140×140cm_2004

 

여러분 혹시 에코 투어란 말 들어보셨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이란 뜻을 가지는데요. 제가 지난 주말에 바로 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쓰레시 시멘트 문제로 한국사회에 환경과 주거란 적잖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계신 블로거이자 환경운동가이신, 최병성 목사님과 함께

블로거 환경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김상균_The New Castle 2006-1_시멘트 캐스팅_182×720×166cm_2006

 

뉴질랜드에 살때 였습니다.

저는 크라이스트쳐치란 남섬에 살았었는데요. 이 섬의 끝단에는 철새 도래지로 관리되는

삼각주 지역이 있습니다. 예전 이곳을 여행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배웠지요.

바로 철새 도래지 옆에 하수 종말 처리장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찌나 물을 깨끗하게 정수해 내는지, 정수된 물을 2부분으로 나누어서 리사이클을 통해

다시 먹거나, 다른 나머지는 바다에 흘려보냅니다. 이때 재처리 과정에서

초록빛 영양염류를 만들어서 흘려보내지요. 그러면 철새들이 이것을 식량으로 먹습니다.

그 순환의 과정들이 어찌나 투명하던지 허를 내두를 정도였지요.

 

 

이번 환경 여행의 목적은 현재 국내에서 가동중인

시멘트 제조회사들을 방문하고,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어떻게 쓰레기 폐기물을 사용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예전 강원도 지역에 전근가고 싶다고 했던

제 마음을 완전히 접어야 했다는 점이지요. 이번에서야 알게 된 것은

강원도 지역의 대기에서 검출되는 중금속 비율이 서울의 4.5배란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무차별적으로 수입하는 폐 쓰레기들을

쓰레기 제조과정에 투입하여 공정상의 비용을 아끼는 것. 뭐 개인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기업의 입장도 일정 부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과정들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그 부산물로 발생되는 중금속과 대기오염 문제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것 또한 지적하고 싶습니다.

보시는 사진은 일본에서 폐기물들을 수입하여 입항한 배의 모습입니다.

 

어떤 유해물질을 가진 폐기물들이 수입되는지, 그 허용치는 어떻게 되는지

수입 금지 품목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이것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 주체는 누구인지

그 어느것도 조항들을 살펴보면서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더군요.

 

무엇보다도 이번 환경 기행에서

제가 화가 난 것은 시멘트 회사 자체에서 자신들이 환경부와 기타 정부기관에

주장하듯 문제가 없다면, 왜 근본적인 설비 시설에 대한 접근권이나

취재 자체를 거부하고, 일부 용역직원과 주민들을 매수하여

폭언과 폭설을 내뱉으며 막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김상균_The New Castle 2005-2_시멘트 캐스팅_495×250×185cm_2005

 

이번 여행을 통해 찍었던 사진들과 그 근거자료들은 하나하나 정교하게

정리해서 올릴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환경 운동가도 아니고, 무슨 시민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미술이란 매체를 통해 그저 세상을 읽고

여러분과 나누고 소통하는 재미로 살아가는 블로거일 뿐이지요.

 



김상균_The New Castle 2005-1_시멘트 캐스팅_98×301×36.5cm_2005

 

하지만 최근들어 1999년 이후에 설립된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새집 증후군>이 발생하고 있고, 아이들을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아토피를 경험하게

되는 일, 바로 이러한 배후에는, 건설 자재로 사용하는 시멘트에, 인체에 매우 위험한 중금속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조각가 김상균 선생님의 작품들을 보면서 이번 환경 여행의 기본적인 생각들을 마무리 해보려고 합니다.

작가 김상균은 항상 시멘트를 캐스팅을 소재로 하여 우리가 꿈꾸는 아파트 단지,

혹은 인공의 낙원이라 불리는 집의 형태들을 만들어 냅니다.



김상균_The New Castle-Dreams1_시멘트 캐스팅_85×200×30cm, 설치_2006

 

한 개의 Unit이 서로 연결되어 구조를 이루고 한포 한포의 시멘트들이

쌓여져 도시를 만들어 나아가는 과정과 그 강력하고 폭력적인 체험을 나의 작업에서 내 스스로도 느끼게 된다.

나는 내가 만드는 풍경 안에서 강한 부재의 무엇을 유도한다. 오히려 기능성을 배제한 나의 풍경들은

우리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물을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 김상균-

 

한포 한포의 시멘트가 쌓여져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 그 속에서

재료가 되는 시멘트에 온통 유해물질로 가득차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스스로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해 눈을 뜨고 질문을 던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상균_The New Castle 2006-1_시멘트 캐스팅_2006_부분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지키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것. 이것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단순히 당위적 차원의 행동이 아닐 것입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피곤한 몸으로 자료를 살펴보면서

문득 떠올랐던 것은 이 블로그를 통해서 만났던 제 수양딸들의 모습입니다.

내가 아닌 저 아이들을 위해서 이번 싸움만큼은 목숨을 걸어야 겠다는 생각.....

12살의 수진이는 지금 3년째 아토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선한 싸움을 하고 투명한 세상을 위해 몸을 던지는 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번 여행하면서 서강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돌아왔습니다.

 마치 대한민국 지도를 보는 듯, 축소시켜 놓은듯한

서강을 지키시느라 많은 고생하신 최병성 목사님과의 시간이 오롯하게 제 마음 한구석을 스며듭니다.

아름다운 강줄기와 투명한 바닥, 유장하게 우리 삶의 배면을 흐르는

저 자연이 아무리 캐슬이 어떻고 자신만의 궁전이 어떻고를 떠들어대는

저 시멘트로 지은 인공낙원보다 훨씬 아름답다는 것.

그 작은 믿음 하나 배워 왔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이 땅을 생육하고 관리하라고 명하신 내 안의 그분을 따라

선한 싸움, 아름다운 싸움 모드로 돌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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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율의 희망입니다.....우리가 여전히 연대할 수 있다는 믿음
선한 싸움을 위해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그 아름다움을 다시 회복하기를 꿈꿉니다. 함께한 모든 블로거들에게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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