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일_바나나 무덤_장지에 채색_130×194cm_2006
공복이 주는 매력은 참 많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정신도 맑고 글도 잘 나오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글에 쏟아 부은 에너지로 인해, 머리가 약간씩 아파올때면, 역시 간단한 주전 부리가
생각나기 마련입니다. 다이어트 중이라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찾기란 쉽지 않지요.
자 오늘은 저와 같은 동일한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맛있는
그림을 준비했습니다. 윤주일의 그림 속엔 껍질이 벗겨진 바나나들이
널려 있지요.
구성연_팝콘_컬러인화_95×120cm_2007
제가 좋아하는 사진작가 구성연의 팝콘 시리즈입니다.
작가의 작품 속에 나무 가지 위에 일일이 팝콘을 붙여 살아있는 나무가지의 형태를 만들어 냈습니다.
박상희_일상의 풍경-죠리퐁_아크릴과 씨트지 컷팅_100×100cm_2007
이 글을 쓰면서도 사진 속 주전부리들이 먹고 싶어지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새우깡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지라. 걱정입니다. 염도가 높아서
별로 좋지 않다는데 어린시절부터의 습관이 붙어서요.
홍정표_12개의 크리스피 크림 도우넛_합성수지, 에폭시, 레진, 아크릴_57×44×7cm_2005
홍정표의 조각 작품은 볼때마다 탐스럽습니다.
12개의 빛깔을 머금은 한 세트의 도우넛을 보고 있노라면 입 속에 따스한 침이 고입니다.
이럴때 짙은 이디오피아 산 커피 한잔만 있으면 딱인데......배가 너무 고픕니다.
이유정_바벨탑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91cm_2007
이러다 과식이라도 하게 되면 어쩌죠?
파리에서 미술을 전공한 작가, 이유정의 그림 속엔 다양한 먹을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의 그녀와 형부, 그녀의 언니가 그룹전을 했습니다.
전시회 제목도 참 예쁩니다. <그림의 떡>. 정말 그림 속 멋진 과일과 고기
온갖 먹거리들이 그림의 떡이군요. 여린 달팽이의 몸 위에 올려진
수많은 먹거리들이 마치 하늘을 향해 자신의 욕망을 쌓아가는 바벨탑처럼 느껴집니다.
정말이지 못참겠습니다. Ich habe hunger!
김진욱_풍요-비빔밥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162×130.3cm_2006
아 도저히 못 참을것 같습니다. 그림을 보고 있는 동안
사실 여러분들, 밤늦게 까지 글쓰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블로거나
혹은 글쓰기 지망생을 위해 이 그림을 준비했는데
제가 먼저 넘어갈 것만 같습니다. 부엌으로 직행해야 겠습니다.
김진욱_풍요-비빔밥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91×72.7cm_2006
부엌에서 찬장을 열어 비빔용 그릇을 꺼내고
냉장고를 열어 몇가지 기본 반찬들을 꺼냅니다. 콩나물과 가지무침, 어머니가
좋아하는 오이냉채와 양배추 삶은 것. 제가 좋아하는 브로콜리 잘라놓은 것
약간 짭조름하게 조린 주부조림과 계란말이
에라....모르겠다 다 집어넣자......밥과 함께 넣은 반찬들이
마지막 고명처럼 뿌린 초고추장과 함께 예쁘게 어울려 녹아내려갑니다.
김진욱_풍요-비빔밥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45.5×38cm_2007
그림 속 비빔밤의 모습과 많이 닮았습니다.
작가 김진욱은 오래전부터 이 비빔밥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극사실주의풍의 그림으로, 마치 사진으로 찍어낸 듯한 느낌의 그림이 우리를 사로잡지요.
그는 작업을 위해 사진기를 이용하긴 하지만 전체 한장의 사진을 사용하기 보다
부분부분을 클로즈업으로 찍어 새로 재구성을 하고 이를 조합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고 하네요. 작품 제목만큼이나 그것은 그려내는 과정도
비빔밥의 합류 과정과 비슷해 보입니다.
김진욱_풍요-비빔밥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07
비빔밥은 우리의 정서를 참 잘 드러내는 소재인듯 합니다.
꼭 풍성하지만은 않아도 내가 가진것 하나하나 잘 비벼서 그 합쳐진 맛이 우리내
마음 속에 스며듭니다. 그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그는 비빔밥을 좋아한다
갖은 나물 참기름에 달달 볶아 둥근 그릇에 돌려 담고
고슬고슬 지은 흰밥 한 덩이 놓아
매운 찰고추장 한 숟갈 푹 떠 넣고 벌겋도록 비빈다
어느 순결한 사회를 잠시 꿈꾸는 동안 흰밥은 제 빛을 잃어가고
불륜 강간 테러 유괴 살인의 추억 같은 사회
부정 부패 타락의 온상 같은 정치 그리고
교회와 문학과 진실이 버무려져 나물들은
혼돈 속에 침잠해 버린다
눈가에 소외와 고독과 절망이 질금거리고
입술 언저리에 벌건 한숨 묻힌 채
웃으며 비빔밥을 먹는 그
그의 웃음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러나
나의 그 슬픔까지도 비벼 먹는 그의 아픔을
비빔밤은 알고 있을까
여러분 맛있어 보이지 않아요? 과식은 금물!
휘성의 목소리로 듣습니다. <사랑은 맛있어> 제 사랑 가득 가득 살콤달콤
참기름에 매콤한 초고추장 묻혀 보냅니다. 맛나게 드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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