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혜화동에 들렀습니다.
샘터 갤러리가 오픈한 것은 알았지만, 계속 들러보지도 못했던 터에
아는 지인께서 보자 하시니 반가운 마음에 달려갔지요.
지하 1층에 있는 45평 규모의 자그마한 미술관입니다.
사실 미술관이라기 보다는 대안공간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각가 양태근 선생님의 작품이 있어 즐겁게 보았고요
거울을 소재로 현대 사회에 대한 은유를 만들어 내는
작가 엄정순의 욕망의 거울 앞에서 사진을 들고 찍어보았습니다.
양태근 선생님의 작품이 전시장에 가자마자 가장 먼제
눈에 띄입니다. 철재 구조물로 만들어낸, 인공적인 동물들의 모습과 자연 속,
철의 도싱속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감성이 그나마 마르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드러나지요.
양태근_희망이 보인다_철단조, 오브제, 조명_25×257×310cm_2002
조각가 양태근은 항상 자연과 동물을 소재로 삼아 작업을 했습니다.
특히 그의 작품 속 작은 동물들은 삶과 생명을 담아내는 작은 그릇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하죠
그래서인지 동물들 곁에는 그들의 삶을 함께 지켜줄 뿌리라는 은유가
대상으로 상존합니다.
양태근_희망이 보인다_철단조, 오브제, 조명_25×257×310cm_2002_부분
사진작가 박형근의 작품들은
흔히 자신이 유학했던 런던 칼라지 외곽지역에서 설정을 통해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그의 사진을 흔히 <정지된 시간들의 풍경>이라고 소개하는데요.
박형근_Tenseless-5_ Swamp_Light-jet C print_100×125cm_2004
포토샵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설치를 위한 배경 작업들을
손으로 이루어놓는 작가입니다.
박형근_Untitled #4,Hidden_컬러인화_100×125cm_2003
박형근의 작업과 아래 엄정순의 작업을 동시에 보니
그 의미가 결합되어 우리 앞에 등장합니다. '멈추어진 시간 속에서 내가 있어야
할 공간들을 다시 생각하기' 란 명제를 떠올리게 되네요.
엄정순_문자거울 Character-mirror_나무프래임에 아크릴채색, 거울_160×150×30cm_2005
앞에서 제가 찍어 보여드렸던 엄정순의 또 다른 작품을 소개합니다.
이 분은 항상 '기억'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아주 많은 분 같습니다.
우리들의 삶과 기억은 집단적인 커뮤니티에 기반하며, 기억한다는 것(Remember)은 다시
잃어버린 것들의 소중한 성원(member)로 다시(Re) 돌아감을 의미한다고 하죠.
전시보고 나서 제가 자주 가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렀습니다.
이 집 빵맛이 아주 좋습니다. 커피도 향이 진하면서도 신산한 느낌이 어제 저녁의 운치와
잘 맞아떨어지는 듯 하던데요.
시인 마종기 선생님도 제 친구때문에 이곳을 두번이나 오셨다고 하네요.
사람들과 함께 있을때가 그렇게 행복하더라구요.
요즘은.....아주 오랜만에 혜화동에 가니 좋긴 한데, 어제는 만남과 대화만을 이어가느라
좋은 연극한편 볼 여유는 없었습니다. 늦기전에 좋은 공연 한편
보러 다시 혜화동에 나가야 겠습니다.
비가 많이 오네요......이런 날은 일이 좀 손에 안 잡히지요.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Art & Healing > 내 영혼의 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래사냥을 떠나다-성난 70년대의 추억 (0) | 2007.09.02 |
---|---|
아프간 피랍자들에게-영혼의 목욕을 권한다 (0) | 2007.08.30 |
특이한 한편의 그림을 만났다-유혹과 혼란 (0) | 2007.08.29 |
우토로를 위한 1인 시위-천국보다 낯선 (0) | 2007.08.28 |
테레사 수녀를 위하여-민들레 홀씨가 되어 날다 (0) | 2007.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