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고래사냥을 떠나다-성난 70년대의 추억

패션 큐레이터 2007. 9. 2. 22:48

 

 

매주 토요일이면 삼청동에 있는 갤러리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다닙니다.

경영학을 하면서 끊임없이 미술시장과 한국미술작품의 세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 연구해 왔습니다.

또한 미술관 경영에 대해서도 기존의 방식을 벗어난 시스템적인

관점을 가져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제 스스로가 이 꿈의 사례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지요.

 

저는 요즘 삼청동에 있는 한 갤러리에 경영자문을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세계의 미술관들, 전시기획, 그 마케팅 방식과 전략들에 대해서 오랜 기간동안 살펴보면서

이런 면모들을 이제 부활하는 한국의 미술시장에 접목시켜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화랑가에서 인기좋은 김덕용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나전칠기 기법을 사용하여

나무의 결과 더불어 세월의 흐름, 그 속에서 그윽하게 변해가는 사물의 모습들을 포착하는 분이죠

 

갤러리 오프닝은 항상 부산하고 정신없지만, 그럼에도 테마를 찾고

그것을 기획하고 타인들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얻어내는 일만큼 멋진일은 없다고 믿어왔습니다.

이제까지는 온라인에서만 여러분을 만났지만, 앞으로는 오프라인에서도 만날 생각이고, 실제로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볼 생각입니다. 물론 미술시장의 시스템을 디자인 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늘 전시회의 제목은 '고래사냥'입니다.

물론 저는 이 제목을 보면 예전 배창호 감독님이 만드신 영화 <고래사냥>을 연상합니다.

그만큼 재미있는 영화였고, 영화 속 배우 안성기씨를 생각하게 되죠. 오늘 전시회는 한국화 작업을 하는

다섯 화가의 작품들을 다루었습니다. 왜 전시회 제목이 '고래사냥'일까요?

이 작가들은 하나같이 이 땅에서 격동의 현대사, 즉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을

가열차게 살아낸 작가들입니다. 84년 개봉된 '고래사냥' 속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뜨겁게 살아간 그 세대의

후일담을 들어보기 위한 전시회였다고 하면 어떨까요?

 

 

현실참여와 학문탐구란 두개의 틀 속에서 어떤 쪽을 선택해야 하나를

고민했던 세대.....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청춘이 하나씩 지워져버린 세대의 초상을

이제 바로 지금 '예술을 찾아 떠난 각자의 여행' 길, 그 끝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번 전시회 작품 중에서 바로 위의 두번째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박성태 작가의 이 작품은 섬세한 알루미늄 철사로 메쉬, 망을 만들어서 인체위에 덧입힌

뛰어난 작품인데요. 아쉽게 작품이 세로로 길어 다 담아내질 못했네요

손가락과 다리의 움직임들, 마치 발레에서 비상하는 동작을 할때처럼 꼿은 발의 형태가

자유롭고자 하는 화가의 일상과 용기를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위의 박성태 작가분의 또 다른 작품입니다.

이분은 항상 인간의 신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듯 합니다.

하긴 요즘들어 철학과 예술 분야에서 육체는 하나의 화두로서 떠오르고 있지요.

 

 

전면에 보이는 작품은 작가 서용님의 그림입니다.

중국에서 벽화를 7년동안 연구하시고 박사학위를 하셨던 분이지요.

흔히 돈황벽화에 관해서는 한국에선 최고의 전문가입니다. 돈황은 동양과 서양문명의 접촉점으로써

당나라 시절 가장 화려한 경제적 번영을 이루었전 지역이지요. 작가는 여기서 바로

서역을 통해 중국에 들어온 불교문화의 수용과정과 변천을 살펴보았고 벽화의 기법과 양식들을

연구하면서 새롭게 불교적 가치관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옆에 보시는 작품은 정종미 작가의 <어부사시사>입니다. 어부사시사는 효종때 윤선도가

보길도에 머물면서 이 땅의 4계절을 노래한 시였지요. 정종미님의 작품에는 바로 옥빛과 쪽빛, 황토빛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빛깔이 이 나라의 자연을 그대로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자연의 빛깔을 재현하기 위해

콩즙과 야생식물, 약초에서 추출한 안료를 가지고 작업을 했는데요

 

오랜시간을 통해 덧칠을 반복하면서, 마치 화선지의  내면으로 깊게 스며들어가는

지필묵처럼 작가 정종미의 작품들은 이 땅의 하늘과 땅, 그 속에 있는 인간의 감성을 표현합니다.

 

 

다시 박성태 선생님의 작품으로 돌아갑니다.

이 작품에는 이상하리 만치 사람들이 모여들더군요.

사실 저도 가장 반한 작품이긴 합니다. 드로잉을 하고 그 위에 가는 알루미늄 망사로 섬세하게

이중의 옷을 입힌 작품인데, 살아있는 듯한 말의 야생성이 제 눈을 사로잡습니다.

 

 

옆에 있는 분은 그날 전시회에서 만난 정경심 작가입니다.

사실 화면에 보이는 박성태 작가님과 한컷 찍고 싶었으나 너무 바쁘셔서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약간 나누었을뿐,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원래 오프닝이 이렇게 부산합니다.

하긴 부산한 오프닝이 또한 롱런을 가져오는 법이지요.

 

이 정경심 작가님은요. 밥상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십니다.

그림들이 참 따뜻한데요. 다음에 이 작가분의 그림을 한번 올리려고 합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이 작가의 미소와 풍모에서 느껴질때......역시 그림을 제대로 보았군

하는 일련의 안도감을 느낍니다. 9월 5일 학고재 화랑에서 오프닝을 하는데 제가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주말에 가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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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연주로 듣는 Away From Home입니다
이번 전시는 결국 버겨웠던 시대, 자신의 꿈을 찾아, 마음 속 예술이라는 고래를 찾아 떠난 작가들의
여행을 담고 있고, 그들의 변모를 보여주고 있지요. 집에서 떠나....이제 다시 예술의 집으로 돌아온 작가들을 축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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