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여행기를 써봅니다. 캐나다에서 유학을 하고 있을 때 자주 사진일기를 남기곤 했었는데 요즘들어 처음들어 여행기 아닌 여행기를 써보는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자유롭게 자발적인 귀향으로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어서 더이상의 여유로움과 풍성함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울듯 합니다. 하지만 출장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을 가본 다는 것은 또한 매력 가득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홍콩 출장은 세계적인 규모의 전자 전시회인 Hong Kong Electronics Fair Spring Edition에
참가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물론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부스를 마련했구요. 저는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바이어들과 사업상의 협상을 하면서 일주일간의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위의 사진은 홍콩 춘계 전자전이 열린 컨벤션 센타에서 바라보는 홍콩의 다운타운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전시회가 열린 컨벤션 센타인데요. 이 건물은 원래 Ian Pei라는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입니다. 보스턴을 여행할때 들렀던 보스턴 파인아트 미술관도 이분의 작품이지요.
전시가 열리고 있는 전시장의 내부 풍경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 되어 있어서 다소 원거리에서 찍어서인지 어둡게 나왔습니다.
전자제품을 다루는 세계적인 전람회인 관계로 전시회를 가면
세계의 전자관련 제품들의 트랜드와 유행을 한몸에 볼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저와 같은 마케팅과
전략적인 브랜딩을 업무로 하는 이들에겐 이러한 전시회는 수많은 보고서를 한눈으로
보는것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오디오회사인 '프로오디오'의 부스입니다.
장갑차모양을모델링해서 디스플레이 했는데 어두워서 촬영이 잘 되질 않았네요.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 제가 자주 가서 바이어들과 식사하면서
제품과 앞으로의 사업방향에 대해서 논의하고 협상을 하던 곳입니다. 원체 전시회 때에는 시간이 없어서
건물밖에 가서 식사를 할수는 없기 때문에 내부에 이런 멋진 카페를 만들어 놓았지요.
홍콩 항구가 한눈에 들여다 보이는 좋은 곳이었습니다.
전시회가 보통 6시 반에 끝나면 부스를 닫고 나와 이리저리 홍콩의 거리들을 돌아다녔습니다.
저녁때만 되면 이슬비가 내렸구요. 홍콩의 명물 2층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창가에 내린 비와 함께
중첩되는 밤의 거리를 찍어보았습니다.
전시회가 열린 3일째날 저희 부스는 한마디로
장사가 잘 되었고 모든 거래들이 원만하게 성사되어 갔습니다.
기분도 좋고 더구나 사장님께서도 직접 오셔서 모시고 식사를 하기 위해 침샤추이로 갔습니다.
그곳에 가기 위해 탔던 스타페리에서 한컷 찍었습니다.
원래는 크루즈를 하면서 식사를 하는 코스를 선택하고 싶었는데
원체 사장님이 배를 타는 것 보다는 스카이 라운지가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침샤츄이의 호텔이 많은 거리로 향했습니다.
홍콩의 자랑거리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하지요. 바로 쇼핑과 먹거리 그리고 지금 보시는 야경입니다.
홍콩 항구를 배경으로 피크 트램을 타고 올라가서 보는 홍콩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물론 이 야경을
보기 위해 다양한 레스토랑과 함께 마담 터소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 빅토리아 산의 작은 정경또한 소담한 매력을 풍깁니다.
전시회가 열린 컨벤션 센타 앞 홍콩 항구가 보이는 곳에서 한컷 찍었습니다.
확실히 예전 남극과 뉴질랜드, 캐나다와 미국을 돌아다니며 찍던 모습은 아닌듯 합니다. 언제든지 풀수 있는
작은 베낭과 선글라스 자유로운 로퍼와 옷차림....이제는 잊혀져 가는 듯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과 경험을 할수 있는 매력또한 있습니다.
국제적인 비즈니스와 관계속에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지금 어려운 상황인지 항상 몸에 체득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특히나 전시회를 가면 바로 이러한 생각들은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품질과 브랜드력에서
일본에게는 뒤지고 그러면서도 가격으로는 중국에게 항상 치이며 작은 격차를 유지하면서
위험스런 줄타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한국의 많은 분들이 중국에 가서 발맛사지를 받고 옵니다.
그만큼 가격이 싸기 때문인데요....솔직히 지금같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쟁우위의 장벽들이
점점더 허물어지면 우리가 그들을 위해 발맛사지를 하면서 먹고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패션바이어로 일할때 부터 홍콩은 익숙한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완차이에서 MTR이라는
한국의 지하철을 타고 2구역을 가면 있는 패션의 거리 센트랄에서 한컷 찍었습니다.
바로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도 여기를 배경으로 하지요.
사실상 홍콩은 아주 작은 곳입니다. 서울의 1.8배 되는 나라니까요.
오로지 조수간만의 차가 작고 잔잔한 파도를 가진 매력으로 인해 항만이 발달하고
이를 통해 중계무역을 발전시켜 2만 7천불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준의 GNP를 달성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홍콩과 상해에서 열리는 전자전을 참관하러 갑니다. 상하이와
홍콩 도쿄와 서울 아시아 주요 도시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전자전을 통해서
우리가 지독하고도 암팡진 싸움을 걸어야 할지를 배워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많이 힘듭니다.
하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면 그것은 사업이 아니겠지요. 내 나라 내 민족의 국부가 풍성해지는 날을 향하여,
우리가 가진 디지탈 산업의 기반을 중심으로 그들과 멋지게 싸울것입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흔히 선교를 할때 그 나라의 땅밟기란 것을 합니다.
그 땅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상징적인 사건이 되지요. 무역과 국제 비즈니스란 틀 속에서도
그들의 땅에 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결코 중심을 잃지않는 제 자신이 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툭하면 상하이와 일본 사이에서 3류 도시로 전락해버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이 서울이라는
나의 아름다운 화두를......꼭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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