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다시 춤을 출수 있다면....쉘위 댄스?

패션 큐레이터 2006. 10. 9. 23:56

 

오늘은 왠지 무용공연을 보고 싶은 날입니다.

춤꾼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린시절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은 하나같이

이해되지 못했습니다. 패션을 하고 싶다고 했고, 현대무용을 배우고 싶다고 했고

미술을 하고 싶다고 했지요. 그때 뼈져리게 느낀것이

내가 돈을 벌어서 배우자라는 간단한 믿음이었습니다.

 

이제 30대의 나이가 되어 패션 일러스트를 그리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제 나이 정확히 서티가 되던 해, 이국의 땅에서 새벽에 일어나

몸을 찟으며 발레수업을 들었던 그때를 생각합니다.

동작 하나하나 할때마다 굿보이를 외치시던 단아한 발레리나 출신의 할머니 선생님

 

서양여자도 머리에 쪽을 진다는 것을 그때 알았네요.

그리고 그 모습이 이 동양의 여인처럼 단아하고 곱더라구요.

대학시절 재즈발레를 배우긴 했으나, 역시 발레의 정격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30분을 내리 달려

도착한 무용연습실, 삼면이 거울인 이곳에선 내가 움직이는 모든 동선을

내 눈으로 확인하며 살수 있었습니다.

 

 

할머니 선생님에게서 받는 발레 기초 수업이 끝나면

러시아에서 온 선생님께 본격적인 동작연구와 개별 무브먼트 하나하나

참 힘겨운 시간들이 저를 기다리더군요.

 

앙트르샤 동작하나 익히면서 눈물도 흘려보고

사실 처음 막 귀에 들려오는 불어를 못알아 들어서 애도 먹구요.

짙은 밤색의 바에 손을 얹고 다른 한손과 팔을 뻣어 아치를 그려볼때

몸을 조율한다는 것은 이렇게도 힘들면서도 행복할수 있구나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사실 무용을 많은 일면들을 좋아했지 싶습니다.

한때 무용평론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사실 아직 제 서재에는

많은 책들이 꽂혀 있지요. 발레의 역사에서

서양무용사, 무용비평이론, 마리 뷔그먼의 춤의 언어, 홍신자의 책과

독일 표현주의 무용에 관한 책들, 안무에 관한 몇개의 책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피나 바우쉬의 무용 사진집

미국의 현대무용단이 올때 마다 모아두었던 카탈로그들.....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실 시도해 보고 싶었으나

이젠 그러기엔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 있더군요.

드가의 그림 속 소녀들의 나이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해볼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내 젊은날, 치기 어리다면 치기 어린

그 행복했던 시간을 기억하기에도 이젠 벅찬 나이가 되어 갑니다.

쉘위 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