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마음 미술관

희망에게 말을 걸다......당신의 아름다운 한해를 위하여

패션 큐레이터 2006. 1. 28. 15:47

 

 

 

로렌스 알마 타데마의 '희망과 두려움 사이' 캔버스에 유채, 1880

 

인간이 아름다운 이유는 희망에 대한 개념을 유일하게 몸으로 일구어 낼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새해 벽두가 밝아오고, 이제 다가오는 시간앞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내어 놓아야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분과 함께 했던 남새스럽던이 공간도 여전히 '희망'아래 계속될 겁니다. 올 한해 회화를 통해 여러분을 만났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이런 여행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그림속 이미지를 통해 '당신에게 말걸기'란 작업이 계속되어가면서 제겐 몇가지 재산목록들이 늘어났습니다.

 

세계의 다양한 미술관의 도록과 카탈로그, 그리고 회화와 미술사에 관한 책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예전 경영학과 연극학으로 가득했던 암갈빛 서재는 이제 방의 위치를 옮기면서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서 멋진 그림들을 볼수 있게 변해갔습니다. 올 한해도 희망과 두려움 사이, 그 시소같은 삶을 버텨내고 또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조지와츠의 '희망'이란 그림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줄 끊어진 현과 눈을 가린 여자.....볼수도 들을수도 없는 절망의 구석에서화가는 참으로 역설적으로 '희망'이란 제목을 붙여놓았습니다

  

 

평론가들은 이 그림을 가리켜 신비주의에 가득한 그림이라고 이야기 합니다만 저는 좀 다릅니다. 뭐랄까, 욕망이 차단된 인간의 모습이랄까 욕망이 인간의 삶을 이끈다는 믿는 우리들에겐 더욱  그렇지요 듣지도 보지도 어떠한 행동도 할수 없는 우리들에게 하지만 작가는 이 그림을 '희망'이라고 명명함으로써 세상은 욕망의 채움으로써만 이루어지는 곳이 아님을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새해아침 참 좋아하는 박노해 시인의 글을 읽었습니다. 희망은 옵니다. 반드시 옵니다. 지금 우리의 눈과 귀가 막히고, 우리의 몸이 핍진하게 두들겨 맞아도 다시 봄은 옵니다. 

 

희망찬 얼굴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대안이 없다, 크나큰 위기다, 전망이 안 보인다 / 모두들 길을 잃고 모두들 힘 빠지고 /모두들 춥고 쓸쓸한 날들입니다. / 우리,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 길을 잃어버렸다고 자기를 잃어버리지 마십시오 / 무엇에든 쉬이 놀라지 마십시오 쉬이 들뜨지 마십시오 / 자기 선 자리에서 현실에 충실하면서도 / 미래에 대한 모색과 지난날에 대한 정리와 / 자신을 성찰하는 일에서 균형감각을 놓치지 마십시오 / 상황이 어려울수록 조용한 자신감을 잃지 마십시오

 

몸이라니, 구차한 이 몸을 보존하라니....../ 아닙니다 몸을 망치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 '내 큰 몸'인 세상을 푸르게 살려나갈 미래의 씨알인 내 몸입니다. / 여기 검고 작은 꽃씨 하나가 그냥 씨앗이 아닙니다. / 지난 한 생의 비바람과 해와 달과 인연이 고스란히 응결된 미래 희망의 '꽃몸'입니다

 

그대 몸 속에서도,지난 시대의 모든 것이 들어있고, 다시 때를 찾아 /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날 미래가 다 들어 있습니다. / 어려운 때일수록 근본 자리로 돌아가 뿌리를 깊숙이 내리십시오. / 하루하루 치열하게 '기다림'을 사십시오. / 우리가 길을 잃은 것은 어찌할 수 없지만. / 자기를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는 것입니다. / 우리가 때를 잃은 것은 어찌할 수 없지만 / '몸'을 망쳐버리면 과거도 미래도 다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 지금은 긴 호흡으로, '몸 하나의 희망'입니다

 

 

최근들어 제가 참 좋아하게 된 작가 워터하우스의 판도라'입니다.  어차피 이 세상에 편만해져버린 악과 재앙, 판도라의 상자 속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희망의 끈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희망은 아마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자를 열어야만 다시 한번 세상에 나올수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희망을 얻기위해 우리는 다시 우리를 참 버겹게 했던 그 재앙의 상자를 열어, 그 실체를 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단 한번 절망과 상처에 탐닉되거나 아파본 사람들은 일종의 관성이 생겨버리거든요. 그 관성이란 너무나도 무서운 것이어서 보통해서는 용기를 내기 어렵게 만들어 버립니다.

 

"내가 해낼수 있을까" "내가 기관을 상대로 승소할수 있을까"

 

"내가 대기업의 부정을 고발하고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그까짓꺼 내가 해봐야 얼마나 할수 있을거야...그래 이번에도 안될거야"

 

그럴수록 알마 타데마의 그림처럼 두려움과 희망 사이에서 용기를 내어 그 문을 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이제 마지막으로 에버린 드 모르간의 그림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제 새롭게 밝아오는 새해의 시작을 열어봅니다.

 

이 그림의 제목은 '절망의 감옥'입니다 하지만 이 제목에는 희망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도한 역설적이죠. 감옥안에 갖힌 여인은 빛을 보자 눈이 부셔 빛을 보지 못합니다.

 

쇠사슬이 풀려있는 걸 보니 오랜동안 묶여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희망은 이렇게 절망과 함께 구속되어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때로는 절망과 상처의 무늬들을 안고 그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희망의 빛이 밝아옴에도 불구하고 우리 속 정신의 감옥에 갖혀 보지 못한 희망의 몫을 올해는 반드시 찾아가는 여러분이 되길 기도합니다. 희망은 반드시 옵니다. 지치지 마십시요. 호흡을 길게 하고 다시 한번 내게 힘을 줄수 있는 음식을 먹고, 한발자욱 한발자욱 걸어가야 합니다.

  

  

감옥이 뭐 별거인가요.....쇠창살만이 감옥은 아닌듯 합니다. 우리 안의 마음속이 감옥인지도 모릅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나, 후회와 상처로 가득해 있는 어디 한구석 예뻐보이는 구석이 없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바로 나의 시선과 그 마음이 감옥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마세요. 당신만큼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것을 그래서 여전히 내 안에는 절망과 더불어 열어가야 할 희망의 상자가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랑한다.....사랑한다......그렇게 내게 말해보세요. 그러면 희망의 문이 열릴거에요.

 

오늘 들으시는 곡은 카스트라토 테너로 알려진 정세훈씨의 목소리로 듣는 '꿈꾸는 섬' 입니다. 목소리 하나로 화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 분이죠...."사랑을 이루는 날 식은 눈물까지도 사랑할 수 있게"그래요.....내 자신을 사랑하는 날, 그 사랑이 넘쳐 타자를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는 날 우리 내 식은 눈물까지도 사랑하시는 그 분을 더욱 생각해 보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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