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Education/딸을 위한 미술 이야기

강아지들....미술관을 장악하다

패션 큐레이터 2006. 1. 26. 01:55

다영아....잘 지내고 있지

아빠와 엄마는 이제 터키 여행을 마치고 곧 집에 돌아갈거 같다.

어제는 시장에서 엄마가 어떤 아주머니가 키우는 강아지를 보고 너무 좋아하는걸

보고 네 생각이 났어. 오늘은 그림 속에 드러난 예쁜 동물들 그 중에서도

개들의 모습에 대해 써 볼까 한다.

 

 

1777년 영국의 화가 토마스 게인스 버러의 작품 '포메라니안 암컷과 새끼'라는 작품이다

테이트에서 이 그림을 보면서 다영이가 참 귀엽다고 연신

"아빠....나두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우기던 게 기억난다.

 

게인즈 버러는 18세기 후반 자신의 그림에 참 많은 개들의 이미지를

그렸다. 물론 그 당시 동물화를 그리는 것이 일종의 유행이었지.

그림속 포메라니안은 화가의 친구였던 첼리스트 칼 프리드리히 아벨이란 사람이

키우던 강아지였다고 해.

 

 

게인즈 버러의 또 다른 그림이다

물론 이 그림에도 아이들과 개들의 풍경이 아주 생경하고 숲으로 산책을 나온

아이들이 껴안고 있는 개들의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빠도 어린시절 강아지를 키웠었다.

그 녀석과 앞산을 내 집 드나들듯 돌아다니곤 했었다.

할아버지는 아빠가 아주 어릴적 독일산 쉐퍼드를 키우셨다고 해.

그 당시 개를 키우면서 접종이니 뭐 이런 것들을 잘 몰랐던 옛날이라

병으로 개를 잃고나선 아빠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할때마다 불호령이 떨어졌었다.

 

 

위의 그림은 아주 사연이 많은 그림이다

물론 게인즈 버러의 작품이고 메리 로빈슨이란 여자의 초상화지

그런데 그냥 단순한 초상화라고 보기에는 아주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포메라니안도 사연이 많아 보이고 말이다

 

그녀는 세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의 주인공 페르디타를 맡았던 여자야

이 공연 이후 그녀의 닉네임을

페르디타....잃어버린 것. 으로 하게 되. 그녀는 아마도 18세기 후반

가장 화려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삶을 살았던 사람이야.

그녀의 생은 운명의 반전으로 가득하단다.

 

부유한 상인이었던 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

그녀는 스스로 캐나다의 에스키모들과 수산회사를 차리기도 했고

이후 결혼은 했지만 남편의 도산과 빚더미를 처리하느라

철창 신세를 지기도 하지


하지만 그녀는 철창에서도 그녀의 첫번째 시집을 내고 인기를 얻어내

참 대단한 운명의 반전이지. 출소후 그녀는 런던 극장의 매력적인 배우로

성공하면서 수많은 연적을 만든다. 그 중의 한명이 바로 웨일즈의 왕자였어

하지만 귀족계급으로 사회적 이동을 하기는 무리였던 시대였던 만큼

그들의 사랑은 스캔들만 만들고 끝나고 말지

 

하지만 여기에서도 그녀의 매력은 여전히 드러나...

그녀는 왕자로 부터 받은 연애편지를 가지고 협박을 위한 무기로

쓰기도 했다는 구나. 하지만 왕자를 사랑하긴 했나 보더라.

그림 속 그녀의 손 안에 놓여진 작은 옥합이 보이지?

거기엔 왕자의 사진이 들어있다고 해

 

유산후유증으로 몸이 마비되는 일까지 겪게 되지만

그녀는 다시 투병에서 일어나 당대의 지식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기 작가로

성공하게 되지.

 

 

자 이제 현대화가로 가보자꾸나

아빠의 기억이 맞다면 이 그림도 테이트의 윌키 콜렉션에서 보았던 그림이지

크레이그 에친슨의 이 작품은 아래 보이는 르네상스의 거장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현대적으로 개작한 작품이야

 

누워있는 거대한 모델의 누드가

티치아노의 작품속 여인과 거의 동일한 깊이를 가진다고 봐야지

물론 모델과 함께 포즈를 취한 개들의 모습도

다양하다.

 

 

아래 해롤드 벡커의 그림을 보면서

개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 자신의 주인을 닮아간다는 말을

생각하게 되더구나.

 

하긴 개들만큼 사회적인 동물도 없다고 하지

그래서 주인의 기침소리나 웃음소리, 이 모든 작은 소소한 것들에도

반응하는게 개란 동물이라고 하더구나.

그만큼 서로에게 길들여져 가는 작업을 하는 거지

성격이 급한 주인과 사는 개는 주인의 성격을 닮아간다고 해

우리 다영이가 강아지를 키우면 어떠한 성격의 강아지가 될까?

 

아빠도 다영이가 많이 보고 싶다

글을 쓰다보니 여행오기전 충무로에서

강아지 한마리 사달라고 졸라대던 네 청을 매몰차게 거절한게

좀 미안하게 느껴지는구나.....

 

아빠랑 엄마는 여행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우리딸도 함께 했으면 좋았을텐데...하고 생각하고 있지

기말고사 얼마 안남았을텐데, 준비 잘하고

 

그럼 안녕

터키에서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