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빛으로 그린 그림

리우데 자네이로의 동성애 축제

패션 큐레이터 2005. 12. 8. 19:25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닐때였습니다.

저는 항상 개가식으로 된 도서관을 좋아하지요.

 

그렇다 보니 시험공부를 할때도 칸막이가 쳐진 곳 보다는

개방된 큰 책상이 있는 곳에서 물끄러미 책을 읽곤 했습니다.

 

그날은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을 때였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개가식 도서관에서 열심히 경제학 서적을 뒤적이고 있었지요.

 

제 앞에 잘 생긴 두 남자아이들이 앉았습니다. 하긴 만학도였던 제게 대학 1-2학년 아이들은 너무나도 예뻐 보였죠.

 

한시간쯤 지나자 서로 막 이야기를 하더니 함께 포옹을 하기도 하고.....^^:::: 볼에 입맞추고.....-,.-;;;; 동성 커플인듯 싶었습니다. 자연스러운 척 할려고 해도 그리 쉽질 않더군요.

 

 

 

 

 

 

 

 

 

 

 

 

 

 

 

 

 

지금의 대학의 모습은 이럴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적어도 영화비평을 공부하면서 퀴어영화니 드랙이니

동성애 코드니 하는 것들을 학습했던 이력이 있지만

역시 이론을 학습하는 것과 실제로 제 눈앞에서 펼쳐지는 충격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쉽질 않더군요.

 

 

최근에 가장 인기를 끄는 모 텔레콤 회사의 광고에도

이러한 동성 커플의 요금에 대해 이야기 하는 생활백서 시리즈의 광고가 있더군요.

그만큼 예전 같으면 뭍혀 있어야 할 사회적인 어젠다들이 이제는

미디어의 중심을 향해 일련의 힘을 얻으며 나아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바로 이러한 우리 삶의 풍경의 일부가 되어가는

동성애를 축제로 변화시킨 리오데 자네이로의 동성애 축제와 그 문화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사진작가 페드로 스테판의 이 기록의 연대기를 살펴보는 일은

아주 흥미 진진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리오데 자네이로에 살면서 게이 문화에 대한

포트 폴리오를 만들고 있는 작가입니다. 초상사진과 동성애자들의 퍼레이드, 남성의 미,

스위티 걸,문화 이벤트, 권익을 위한 행동주의등 다양한 초상의 프로필들을

그는 사진속에 담아냅니다. 물론 남성의 에로티시즘도 좋은 소재가 되지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7일(현지시간)
동성애자 수만명이 퍼레이드를 펼치며 동성결혼 등 동성애자 권리 확대를 위한사법
개혁을 요구했다고 브라질 언론이 보도했다.

동성애자 퍼레이드를 주도한 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인근의이파네마
해변까지 이어진 퍼레이드 참가자수가 50만명이라고 밝혔지만 공식적으로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참가자들은 섭씨 28도의 다소 더운 날씨에 확성기로 울려 퍼지는

테크노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행진해 나갔다.

일부 동성애자들은 여성 복장 또는 수영복 스타일의 카니발 복장 차림이었다.

특히 이날 브라질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협회의 토니 레이스 사무총장은자신의
오랜 파트너인 영국인 남성 데이비드 해러드의 복장에 맞춰 검은 옷을 입고퍼레이드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과의 오랜 관계를 기반으로 작년 11월 법정 소송 끝에 해러드에게 브라질영주권을
안겨주는 데 성공한 레이스 사무총장은 동성애자들도 다른 보통 부부들이갖는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성애자들이 정식 결혼 또는 이와 유사하게 커플간

`민법적 결합'을 할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브라질에서 이른바 동성애 커플간 민법적 결합은 남부 지역
리우그란데두술주(州)에서만 지난 3월 처음으로 허용됐으며, 다른 주에서는 아직 이를
인정하지않고 있다.

브라질 의회에서 동성애 커플간 민법적 결합 허용 법안은 개신교도 의원들의 반대로
수년간 계류되고 있다.

한편 리우그란데두술 주법원은 민법적 결합이 허용된 동성 커플에 대해 상속,자녀 양육,
보험 혜택 및 연금 등과 관련해 광범위한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브라질은 동성애자들의 천국이라 불립니다.

스테판의 사진연작들은 바로 리우데 자네이로에서 열린 게이축제의 한 장면이죠

그들은 자신의 권익과 향후 법적 방향에 대해 성토하는 일종의 문화적인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벌린 셈입니다.

 

 

최근 복식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에 와서 복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성차란 것을

드러내게 됩니다. 사실 그 이전에 복식을 통한 성차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동성애를 합법화하자 혹은 법적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작가 또한 이 사진연작들을 남기면서

그는 단순히 에이즈에 반대하거나 게이에 대한 찬미를 남기는 것은 아닙니다.

 

 

 삶을 만들어 가는 작은 차이......

그 차이의 인정과 수용을 통해 현재 우리네 삶의 풍경을 다시 한번

냉철한 인식의 프리즘을 통해 살펴볼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퀴어 영화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보았던 영화가 크리스틴 톰슨의 '유리 갑옷을 깨뜨리며'였습니다.

Breaking the glass armour....이 유명한 영화를 통해

한가지 배운 사실이 바로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의 원리로서의 영화와 우리를 불행하는 하는 원리로서의 영화

바로 이 화두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지식과 욕망들, 이것은 제도화란 일련의 힘을 통하여

우리에게 구획과 나눔, 배타성을 가르쳐 왔습니다.

 

이러한 구획에 맞서 싸울수 있는 용기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를 속이는 저 유리갑옷 속 투명해 보이는 권력의 방식들과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동성커플의 합헌 결정이 점점더 많아 지고 있는 지금

사진 속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봅니다.

저는 스트레이트입니다. 즉 이성애자란 뜻이지요.

그리고 이성애자인것을 후회한 적도 없고 지금의 정체성에 대해서

많이 행복합니다.

 

 

문제는 저와 다른 차이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용의 문제이며

결국은 사회적 톨레랑스의 문제와 부딪치게 되는 것이죠.

미셀 푸코를 공부했지만 사실 그 사람의 담론에 모두다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인생에 대해서 다소 회의하고 있는 터이고

그가 남긴 어찌보면 싸놓은 저 많은 담론의 덩어리들을

어떻게 정리하면 싸워야 하는가의 문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고.....세상은 이로 인해 두개의 진영으로 여전히 갈려 있지요.

어떤 것이 더 나은가 하는 문제는 둘째로 치고 말입니다.

............

 

 

 

27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