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에서 가장 정신적인 곳이 어디냐고 누군가 물은적이 있지. 그때 나는 '어깨'라고 대답했어. 쓸쓸한 사람은 어깨만 보면 알수 있잖아. 긴장하면 딱딱하고 굳고 두려우면 움츠러들고 당당할 때면 활짝 넓어지는 게 어깨지. 당신을 만나기전, 목덜미와 어깨 사이가 쪼개질 듯 저려올 때면, 내 손으로 그 자리를 짚어 주무르면서 생각하곤 했어. 이 손이 햇빛이었으면... 나직한 오월의 바람소리였으면... 처음으로 당신과 나란히 포도(鋪道)를 걸을때였지. 길이 갑자기 좁아져서 우리 상반신이 바싹 가까워졌지.. 기억나? 당신의 마른어깨와 내 마른 어깨가 부딪친 순간, 외로운 흰 뼈들이 당그랑, 먼 풍경 소리를 낸 순간..
한강의 "어깨뼈" 중에서
여기서 어깨뼈가 여성의 몸의 곡선미에서 절정에 해당된다고 생각해. 어깨뼈는 여러 가지 뼈가 맞닿는 곳 아냐? 자그마하고 동그마한 어깨뼈가 중심을 이루고, 살그머니 솟은 견갑골이 맞닿는 부분의 뼈와 살이 어우러져 조화를 보여주는 선은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어느 것보다도 아름다워…. 여기서 그 여자가 고개를 90도 정도 옆으로 돌리고 있다면 더 금상첨화야. 나는 또 목과 견갑골 앞 부분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선의 조화를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야
마광수의 글 중에서
나는 사람들의 어깨선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참 많은 중량의 살을 다이어트 하게 된 데에도 이러한 요인이 있는것 같다. 특히 엄마는 남자도 예쁘게(?) 쇄골뼈가 나와야 한다고 하신다.....서른을 훌쩍 넘어가는 막내아들에게도 이 기준은 여전히 유효하다. 소설가 한강의 글을 읽다가 웨딩 사진가 테디 미건의 웨딩 사진속 신부의 어깨선이 너무나도 예뻐서 이 글을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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