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시간이 흘렀지 싶습니다. 줄리아 로버츠의 두터운 입술이 기억되는
영화 '귀여운 여인'....경쾌한 음악과 그녀의 상큼한 매력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리차드 기어와의 사랑을 만들어 가는 그 과정이
많은 사람들의 환타지를 만들었지요
줄리아 로버츠가 리차드 기어와 6일간의 동거에 들어가면서
그녀가 내 걸었던 조건은 '입술에 키스하지 않는다' 였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영혼의 결합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입맞춤'에 대한 회화적인 상상을
한번 펼쳐 보려고 합니다. 키스의 재발견이랄까....입맞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을 한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인상주의 여성화가 매리 카사트의 Maternal Kiss 란 그림입니다.
키스를 새롭게 재발견 하기 위하여, 입맞춤에 대한 지형학을 명확하게 그려야 할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우선 오늘 골라뽑은 7개의 그림을 위하여 키스가 이루어지는 관계를
엄마/아기, 연인들의 키스, 2가지로 한정합니다.
물론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서 보여준 흑백남자들의 입맞춤도
들어갈 수 있겠으나 순수하게 회화에 드러난 이미지만 그려봅니다.
이말은 다시 읽어보면 그 안에는 서양미술사에 드러난
백인 남성 중심주의가 있을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아기 앤을 위한 입맞춤...이란 카사트의 또 다른 작품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엄마의 풍경을 많이 남겨 놓은 작가답게 그녀의 그림에선
항상 단란하고 따스한 친밀감의 순간들이 그려집니다.
흔히 우리들 모두는 '입맞춤'을 하도록 프로그램화 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내면에 그것이 프로그램 되어 있든 혹은 사회적인 학습을 통해서 프로그램을
시키든....엄마에게 받는 입맞춤 만큼이나 안전하고 내 자신의 존재감이
안정한 감성속에 놓여지는 때가 있을까 싶습니다.
피카소의 그림속에 드러난 연인들의 키스는
키스가 가진 다양한 층위를 보여줍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여러 가지 키스 기술이 개발됐는데,
그 결과 예우의 키스인 바시움, 친구 간의 키스인 오스크룸,
애인 간의 키스인 스와비움으로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스와비움도 성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예컨대 딸아이가 있는 데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키스를 하지 않을 정도로 키스 행위를 스스로 자제했다고도 하는데요.
16 세기에서 17 세기에 걸쳐 키스가 범람할 때에도
사람들은 키스와 정조를 동일시했었답니다. 즉, 독신 처녀가 입술을 빼앗기면
결혼을 허락한 것으로, 기혼 부인이 다른 남자에게 입술을 허락하면
이혼의 사유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요.
“젊은 여성의 입술은 최후까지 약혼자를 위해 닫혀진 채 보류된다."고
한 영국의 성과학자 하베로크는 말하고 있습니다
연인들의 키스만큼, 가슴떨리는 낭만의 순간이 있겠는가?
하고 말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키스의 재발견'에서는 바로 키스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낭만적 환타지들을
무참하게 깨뜨립니다. 원래 키스의 어원은 사냥을 갔던 남편이 집에 돌아와
아내가 식량을 축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에서 생긴 것이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은밀한 유혹의 순간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보시는 캐나다의 현대미술작가인 쉐넌 다이안의 '키스'는
우리들에게 앨버타주를 중심으로 여전히 그 예전 전사의 후예로 살아가는
인디안들의 사랑의 방식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여러분들이 참 많이도 보았을 그림....바로 키스 하면 이 그림을 떠올리지요
바로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입니다
아래의 그림은 바로 17세기 로코코 회화의 대가 '프라고나르'의 1761년작 '도둑키스'
입니다. 여러분들은 도둑키스의 경험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어린시절 온갖 환상속에서 읽어내던 '잠자는 숲속의 공주'
그둘의 키스 만큼이나 불평등한 것은 없었다고 '키스의 재발견'에서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자면서 느닷없이 왕자의 습격을 받습니다.
저자는 동화 속에서 낭만적 사랑 대신 끔찍한 성폭력담을 읽어내지요
잠자는 미녀 이야기의 전신은 성폭행 사건으로 얼룩져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새로운 발견이 아닐수 없네요.
원래 이야기의 소재는
영주의 딸 탈리아는 가시에 찔려 잠들었다가
사냥 나온 유부남에게
폭행당하고 아이를 갖게 되는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답니다
페로와 그림형제에 와서 폭행범은 신사가 되지만 과거를 숨기지는 못하지요.
저자는 잠자는 미녀의 키스를 “세계에서 가장 비낭만적인 키스”라며
“혼수 상태에 빠진 그녀는 키스에 동참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공격합니다.
A kiss is a lovely trick designed by nature to stop speech when words become superfluous. -Ingrid Bergman-
키스란 언어가 넘쳐날때 우리의 말을 정지시키도록 자연이 만들어 놓은 사랑스런
계책이다. -잉드리드 버그만-
로댕의 키스 앞에서는 왠지 숙연해 집니다.
물론 그의 삶과 그를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질투가 그가 사랑했던
대상을 얼마나 희생시키고 피폐하게 만들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만추를 지나....이제 시간은 겨울의 문턱에 들어갑니다.
추울땐 그져 커플들의 입맞춤이 멋져 보입니다....물론 이제 저도 그 대열에 들었습니다*^^*
행복하세요
'Art & Healing > 내 영혼의 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주목걸이를 한 여인 (0) | 2005.11.24 |
---|---|
잘 지내나요? (0) | 2005.11.15 |
행복한 점심식사.... (0) | 2005.10.27 |
첫사랑.....고백하는 날 (0) | 2005.10.24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0) | 2005.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