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영화에 홀리다

웰컴 투 동막골-팝콘의 비가 내리는 마을

패션 큐레이터 2005. 8. 6. 21:16

우리는 과연 예전 한국전쟁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 적어도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한국전쟁의 기원' 정도가

전부였던 80년애 우리는 여전히 이 부분의 연구에 대해서는 답보한 상태다.

 

 

 

모든 것을 파괴시키는 전쟁. 또한 모든 것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전쟁.

적어도 전쟁에 관해선 최고의 고전이라 불리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도 그는

전쟁을 "도구적 성격을 띤 정치의 한 도구로서 도덕적, 윤리적 가치를 지닌 주제가 아닌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정당한 전쟁' 또는 '부당한 전쟁'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이 문제를 철학자들의 몫으로 위임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쟁이란 화두는 오늘날

새롭게 전개되는 거대한 권력 앞에 국지적인 테러리즘의 창궐로

새로운 형태의 옷을 입고 태어난다.

 

오늘 읽어볼 영화 '웰컴투 동막골'은 바로 이러한 전쟁의 존재론, 혹은 우리 세대의

잊혀져가는 신화가 되어가는 '한국전쟁'에 대한 애잔한 시선의 연극적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강원도 한 산골, 동막골이라는 곳을 주제로 미군과 북한군, 그리고 국군 모두

일종의 이탈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남침이니 북침이니 하는 화두로 싸우기도 하고, 서로에 대한 지울수 없는 적대감과

반목을 드러낸다. 북한군 장교 리수화와 탈영병인 표소위, 그리고 종로판에서 노래깨나 불렀을

박상사등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처럼 막살아가는 곳, 동막골은 바로 전쟁의 상흔, 그들의 말처럼 산 아래에 일어나는

다른 세계의 일일 뿐이다. 그들에게는 한 겨울을 날 옥수수와 충분한 감자. 그리고 그들의 감자

밭을 해치는 멧돼지를 효과적으로 잡는 일만이 중요할 뿐이다.

 

 

한국전쟁의 개전에 관한 국내외 학계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북한이 침략했다는 남침설, 남한이 침략했다는 북침설, 그리고 남침유도설이다.

여기서는 남침유도설에 조첨을 맞추려 한다. 한국전쟁의 개전과 관련하여 최근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을 침략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 설은 여려 가지 정황근거로 뒷받침되고 있다. 첫째, 미국은 1949년 이후 아시아에 대한 적극적인

봉쇄정책을 실시하였는데 한국전쟁 발발 1년 전에 주한미군을 철수시켰다는 것,

둘째, 남한의 사회, 정치 불안이 심화되자 전쟁을 통해 남한의 독재정권을 강화시키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북침으로 설명된다. 리수화가 우리가 먼저 처들어 갔다고 말하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용들의 증명이 아니다.

전쟁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상처들의 풍경일 뿐, 하루의 충실한 먹거리 앞에서

행복을 느끼는 작은 우리인간들에겐 전쟁이란 이데올로기는 원체 몸에 맞지 않는 옷일 뿐이다.

 

 

북한군과 남한군, 그들이 동막골에서 대치하면서 우연하게 터져버린 수류탄.

곶간에 떨어지면서 그 속의 옥수수를 하얀색 팝콘으로 만들어 온 대지에 뿌리게 하는 장면들

초원에서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들. 다소 연극적인 소품같이 느껴지는 장치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배우들의 호흡과 대사를 치는 모습 까지도 연극적인 냄새를 지우기가 어렵다.

 

  

나비를 따라 동막골로 따라오는 각각의 병사들. 그들은 마치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나비처럼

마치 한편의 꿈인양 동막골의 현실로 들어온다. 반전 느낌을 주기에는 다소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음악을 맡은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의 음악만이, 천연하게 죽어가는 그들의 웃음을

아름답게 만들어 줄 뿐이었다. 왠지 2퍼센트 부족한 느낌의 영화였다. 잘하긴 했는데....

못내 아쉬운, 하지만 그 아쉬움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도 사실 꼭 집어내기 어렵다.

 

뱀발 :

고등학교 시절......우연하게 함께 연극반을 했던 내 친구

 난 중도에 포기를 하고 패션쪽의 일을 시작했고, 그 시절 서울예대 연극과를 갔던 내 친구 재영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의 모습에 사못 기쁘면서도, 더 잘해주기를 항상 기도한다. 재영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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