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Education/딸을 위한 미술 이야기

딸에게 들려주는 미술사 이야기-원근법 이야기

패션 큐레이터 2005. 6. 3. 16:03

다영아

오늘은 본격적인 미술사의 시작을 알리는 세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꾸나. 바로 르네상스라 불리는 이 세기에 대해서 꽤 여러 번에 걸쳐서 편지를 써야 할 것 같다.항상 아빠가 이야기 했듯이, 어떤 분야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그 당대의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던 정신이 무엇인지를 아는게 중요하다고 했지?

 

이번 르네상스 시기의 미술에 대해서 아빠는 참 할말이 많을것 같다. 왜냐면 이 당대의 정신사에 대해서 이해가 현대인 지금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 당대에 시작된 합리화의 과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이성에 대한 맹신은 아직까지도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르네상스 이전 중세에는 모든 것이 신의 시선 아래 놓여있는 사회였다. 수도원과 교회는 지식을 생산하는 장소이기도 했지. 다시 말해 모든 지식들이 이 두 기관을 통해 걸러지고 선별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다가 농노들이 해방되어 도시로 몰려들면서 도시가 만들어지고, 중세때 부터 시작된 인간의 정신은 자연에 대한 이해를 넓히게 되면서 자연과학이 발전하게 되지.

 

 

마사치오의 초상화

 

그만큼 신의 관점아래 제가 생각한 모든 것들이 판단받는 세상에서, 내가 주인이 되어 내가 의사결정을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었던 것이야. 그만큼 이성중심적 사고가 발전하게 된다. 바로 이러한 이성중심적 사고는 내가 세상의 주인으로서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재단하고 측정하고 의미를 부여할수 있다는 수준까지 나가게 되지.

 

합리화란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감정, 전통, 종교 등 계산불가능한 것이 추방되고, 오로지 명확하고, 체계적이고, 계산가능한 규칙과 절차가 들어서는 것'을 뜻한다. 바로 이러한 사고가 미술사에 투영된 것이 원근법의 발견이다.

 

 

 15세기 르네상스의 원근법은 건축가이자 

 화가인 부르넬리스키에 의해 만들어졌고,

 마사치오란 화가가 이를 처음으로 자신의

 그림에 적용하게 된단다. 이러한 (선)원근

 법은 당시 사실주의 작품을 만드는데 공헌

 을 했으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확립된 서양 특유의 원근법적 시점은 사람

 의 눈을 시점으로 모든 사물과 세계를 재

 배치하게 됨으로써, 보는 이의 눈은 시각

 세계의 중심이 되어버리는 현상을 낳게 되

 지.

 

 원근법은 말그대로 평면의 그림안에 깊이

 와 양감을 표현하는 방법이란다. 왼쪽의 

 그림처럼 두개의 지평선이 끝에서 붙은것

 처럼 보이게 하는 선원근법이 있고

 

 

멀리 보이는 물체의 색이 대기에 의해 약간 다르게 보이는 것을 이용하여, 그 색의 변화를 조절함으로써 원근을 표현하는 대기원근법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원근법이 인간의 시각에 대해서 베풀어 높은 일종의 폭력에 대해서 알아야 필요가 있다는 점이야

 

 

 

다음은 위에서 이야기한 르네상스 초기 최고의 화가 마사치오의 작품 '삼위일체'를 통해서 원근법에 대해서 이야기 한후 이 작품을 하나씩 뜯어서 설명해 보도록 할께

 

 
아래의 도식은 마사치오의 그림을 앞에서 보았을 경우에 느껴지는 심리적인 깊이를
원근법이 어떻게 표현해 주는 지를 설명해 준다.
 
 
이 마사치오의 그림을 우선 양식사적으로 보면 자신의 고장에 있던 산타 마리아 노벨라성당에 벽화부분으로 그렸던 작품이었다고 해. 위의 그림을 보면 성부인 하나님과 성자인 예수, 그리고 그 사이를 부유하는 성령으로서의 비둘기의 형상을 발견하게 될 거야. 처음에 이 그림이 그려졌을때 사람들은 마치 성전의 벽에 큰 구멍이 뚤려 있어서 마치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갈수 있는것처럼 느껴졌다고 하는구나. 예수 아래는 사도 요한과 마리아가 서 있고 그 아래는 이 벽화가 완성될수 있도록 돈을 대어준 그 시절, 이 마을의 고급관리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의 모습

 
당시에는 이렇게 후원을 해준 사람들의 모습을 그들을 기리기 위하여 그림속에 삽입하여 자신의 영광을 드러낼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해. 그건 지금으로 말하자면 돈이 많은 회사들이 문화 사업에 투자하고 자신의 회사를 광고하는 것과 그리 다를게 없다고 생각한다.
 
마사치오의 그림에서 보여주는 이 원근법의 원리를 한번 보자꾸나. 평면에 그려진 벽화인데
보는 사람은 아래의 도면에서 보듯 각각의 대상에 대해서 깊이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야. 바로 사실적으로 대상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지. 그만큼 평면 속에 3차원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28살의 천재화가로 요절한 그의 삶 속에서 우리가 읽어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원근법과 구성 방식을 통해 고전의 정신을 부활시키고자 했던 그의 치열함이다.
 
이 그림 아래에는 도면에서 보듯 돌무덤과 그 위에 놓여진 최초의 인류인 아담의 해골이 그려져 있어 '오늘의 당신이 어제의 나임을....이라는 메멘토 모리와 함께 말이다.
 
내일은 바로 이러한 원근법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것들을 생각해 보려고 해. 다소 지루할수도 있는 부분이다만, 아빠는 이 원근법을 비판적으로 공부하면서,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시각의 힘이 얼마나 강하고, 많은 욕망을 가진 힘인지를 배우게 되었단다.
 
오늘도 좋은 꿈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