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영아.....
아주 오랜만에 편지를 쓴다.
아빠는 지금 여전히 심천에서 반도체 회사들과
시장개척 문제를 가지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요며칠 머리를 아프게 한 문제들을 풀어가면서 몇가지 떠오른 것들을
다영이와 함께 나눠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Connecting the Dots.
점들을 연결하는 것. 이게 무슨 뜻일까? 아빠가 네게 생각의 거리
들을 주도록 할께.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예쁜 딸이 되길 바라거든. 왜 영어로 생각거리를
Food for Thought 라고 표현하는지 알게 될거다. 그만큼 생각의 힘은 우리를 자라게 하는
음식과 같은 것이야.
아빠는 학부시절 1학년때 '점, 선, 면'이라는 책을 읽은적이 있다.
머리 아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책이 네게 알려준 것은 사실 한가지다. 꼭 저자의 추상미술
에서의 위치를 떠들지 않아도 말이야. 점이 모여서 선이 되고, 선이 모여서 면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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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달 우리 다영이와 아빠의 단둘이 떠난 여행.
외도로 가는 길에서 심심했던 우리들이 만지작 거렸던 많은 퍼즐게임들을 생각해 보자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 주변에 있는 다양한 것들을 가져다 붙여보고 점들을 연결해야 했던 것들을
생각해보자는 이야기야. 삶의 문제에는 여러 가지 실마리가 주어지지만 우리는 자주 필요한 연결을 이루어 내지 못한다. 우리는 보다 큰 그림을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아빠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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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네가 학교에서 배우는 몇가지 퍼즐들 가령 수학 시간에 '펜을 떼지 않고 점들을
연결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점들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함깨 배웠지 않니?
미술사를 보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아니....아빠가 네게 들려주는 이러한 이야기들은 하실 아빠가 재능이 많아서
들려준다기 보다는 공부하다보니 이야기꺼리들이 생기고, 그걸 연결하다 보니
미술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역사와 풍속과 사람들의 살림살이에 대해서
이야기 하게 되는 것 같다.
아빠가 지금의 일을 하기전
예전에 있었던 컨설팅 회사에선 이러한 사고들을 곧잘 훈련하는 것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생각된다. 다양한 사고를 통해 일종의 패턴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기존의 것에서도 새로운 것을 떠올리게 만들지.......
아빠는 우리 다영이가 이러한 힘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점선면의 저자 바실리 칸딘스키의 두장의 그림을 보낸다. 이 두장의 그림 모두
우리가 흔히 이해하는 그의 추상화가 아니다. 아주 편한 유화 두편이다.
첫번째 그림은 풍경을 그린 것이고 두번째는 말을 타는 두 연인이라는 제목의 그림이야.
다영이를 데리고 처음 갔던 승마장이 생각나는 구나.
더운 여름날, 건강하고...항상 점들을 찍기위해 점의 경계로 부터 자유하는
내 딸이 되기를......
심천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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