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CEO를 위한 책읽기란을 채워봅니다. 사실 경영학/경제학을 중심으로 채워보려 했던 이 란은 본의 아니게 다양한 책들의 기호들로 매워지고 있음을 봅니다. 사실 그것이 꼭 무리가 아니가 아닌 것은 CEO란 어차피 조직의 최고 의사 결정자로서, 조화된 시선과 용기, 결단력. 부족한 정보량에도 불구하고 사내의 주요한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경영학 관련 신작들에 대한 소개도 좋지만, 이 세상의 모든 CEO들이 경험하는 보편적인 문제들, 조직설계, 조직문화의 개발과 육성, 의사소통의 문제, 혹은 공동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등의 다소 추상적인 화두들과 만나게 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문제들을 위해서는 경영학 자체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인접학문들의 시선과 빛깔을 빌리는 것도 현명한 일이라 믿어집니다.
사실 MBA 수업을 할 때 교과서로서의 텍스트에 메인 수업은 그리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교수님들이 자신의 수업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배포할 뿐, 한국처럼 한학기에 읽을 책을 명확히 리스트를 보여주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특히 기업전략과 마케팅은 트렌드란 특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교과서는 새로운 시선과 정보를 담아내기에는 구식이 되어버리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주 자유로운 교재, 혹은 마케팅 저널들과 인터넷 자료들, 하버드 리뷰와 사례연구들이 주가 될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힘들게 펜을 든 것은 이제부터 CEO를 위한 책읽기란에 대한 작은 변화를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최근 나온 경영신간에 대한 소개나 고전적인 경영학의 교과서들을 해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관계론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다양한 인터넷 자료들을 찾아내어 번역하고 이를 올리는 일입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제 글쓰기에 침윤되고 있는 하나의 화두, 관계론이란 단어를 즐겨 쓰는 것을 봅니다. 어차피 현대의 특성이 네트워크화돤 사회이고 모든 정보가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생성되는 세상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롭게 결합하면서 변종을 만들어 내거나 혹은 교직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되지요.
사실 경영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화두고 그러한 것이었구요. 많은 지식들이 일종의 망처럼 관계를 맺고, 나를 덮는 협소한 벽을 넘어 새로운 바다를 만나는 것. 오늘 아침에도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을 읽습니다. 좋은 구절이 있어 소개합니다.
“ 벽의 기능은 우선 그 속의 것을 한정하는 데 있습니다. 시야를 한정하고 사고를 한정합니다. 한정한다는 것은 작아지게 하는 것입니다. 넓이는 좁아지고 길이는 짧아져서 공간이든 시간이든 사람이든 결국 한 개의 점으로 수렴케 하여 지극히 단편적이고 충동적이고 비논리적인 편향을 띠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자의 사건에 매몰되거나 각자의 감정에 칩거해 들어가는 대신 우리들의 풍부한 이웃에 충실해 갈 때 비로소 벽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바다가 하늘을 비추어 그 푸름을 얻고 세류를 마다하지 않아 그 넓음을 이룬 이치가 이와 다름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대학시절부터 ‘기호학’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사회 내의 다양한 의견들과 상식에 대해서 이런 것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 궁금했고, 기호학은 이러한 관심을 풀어주는 좋은 해법이었지 싶습니다. 마케팅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어떻게 하면 기호학과 마케팅이 서로를 만나 벽을 허물고 지평을 넓힐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Semioticsolution 이란 회사는 바로 이러한 일을 하는 회사입니다. 최근에 여기서 나온 페이퍼들을 읽고 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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