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판교 운중도서관 특강-패션인문학의 서막을 열며

패션 큐레이터 2017. 5. 8. 13:45



판교에 있는 운중도서관에 다녀왔다. 앞으로 4회차 패션 인문학 강의를 시작한다. <옷장 속 인문학>텍스트를 기반으로 옷의 역사와 미학, 무엇보다도 우리가 각 시대별로 빚지고 있는 옷의 윤리와 태도, 정치적 입장 등 다양한 인문학적 관점을 통해 옷을 읽는 시간을 가져볼 것이다. 작년 9월 <옷장 속 인문학>을 출간한 후, 기업 강의와 더불어 대중강연에도 균형을 맞추어 조금씩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판교쪽은 정보통신기업들을 비롯하여 많은 유수 기업들이 있는 곳이다보니, 기업 강의를 위해서는 수십차례를 다녔지만, 대중강연을 위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을 계기로 성남쪽 도서관들은 다 다니게 될 듯 싶다. 


운중 도서관 강의는 유독 흥미로왔던 것이, 강의 후 질의시간이 너무 알차서다. 옷에 대해 우리가 가진 선입견과 스테레오타입을 버리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우리들의 옷장에 대해 질의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청중들에게 이 메세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 그래서 힘이 난다. 첫시간에는 그리스/로마만 가지고 2시간을 다 썼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들, 그 스타일과 디자인은 사실 오래전부터 누적되고, 창조된 다양한 스타일링 방식에 빚을 지고 있다. 그 미세한 차이들을 하나씩 설명하는 시간,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좋다. 이번 샤넬의 2018년 리조트 컬렉션은 고전/고대의 드레이퍼리 의상과 주름, 고전적 미니멀리즘의 세계를 그대로 재현해냈다. 


이런 세계를 읽기 위해서라도, 패션의 명멸하는 세계 속에서 반복되는 클래식의 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시대별 의상들을 꼼꼼하게 읽어내야 한다. 이번 고전시대복식 특강을 통해, 복식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한층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운중도서관은 공원 내부에 있는데, 다음 시간에는 조금 일찍 가서 공원 산책도 하고 싶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의 대기가 무겁지만, 다음 주에는 조금은 가벼워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