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둘러싼 테크놀로지의 풍경은 매일이 변화, 그 자체다. 디지털은 이제 삶을 움직이고 고정시키며,변주하는 하나의 체계가 되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Digiifun 전시는 이 생각에 대해 다시 바라보는 여유를 주었다. 박광수 작가의 4채널 애니메이션을 봤다. 우리가 도시 속에서 걷거나 혹은 이동할 때 몸과 정신이 각자 다른 길을 산책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작가는 사회관계망에 떠도는 숲과 공원의 사진을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드로잉을 한 후 그림을 확대 및 축소하여 그림 속 세계를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창조했다.
아도비 일러스트레이터 드로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서 만들었다.
작가 홍승혜의 작업은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인 Soundrop을 Garageband에서 편집해 만든 음원으로 이루어진 사운드 설치작품이다. 가벽을 통해 바라보는 외부의 풍경과 그 아래로 떨어지는 Soundrop의 마림바 소리는 마치 빗방울 소리를 연상시킨다. 공간과 청각, 시각이 어우러지는 설치 작품이었다. 인상적이었다.
미국 작가 수잔 머타의 아이패드 스케치북 앱을 이용해 그린 극 사실주의 작품
수잔머타는 모바일 아트의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의 등장 속에서 회화의 본질을 물어야 했던 인상주의의 도전을, 이제는 회화영역이 모바일을 맞아 어떻게 변모해야 하는지 다시 질문을 던지게 할 것 같다.
2013년 서울도서관 명예관장으로 위촉된 안승준의 드로잉 작품들이다. 그가 그린 모바일 드로잉은 일반인들이 모바일의 체계를 통해 어떻게 일상을 예술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작은 단초를 제공한다. 그가 갤럭시 노트 5로 작업한 도시의 풍경들은 굵직한 선화로 우리에게 도시의 정신적 풍경을 일깨워준다. 일상은 점차 모바일이 만드는 거대한 허구와 구상의 세계 속으로 편입되고 있고, 그 안에서 우리는 꿈꾸는 것마다 그리고 맛볼 수 있는 행복하고 즐거운 세상을 기다린다.
내 SNS에서도 이런 모바일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작은 페스티벌을 열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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