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데렐라를 봤습니다. 디즈니적 세계란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대에 세대를 이어 자신들이 만들어낸 동화의 세계에 몰입하게 하는 힘. 참 놀랍기만 합니다.
파리에선 지난 3월 25일 디즈니 스튜디오의 신작,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신데렐라> 개봉을 기념하며
세계적인 구두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상상력으로 새롭게 풀어낸 유리 구두를 선보였습니다.
월트 디즈니 사는 폴 앤드류, 알렉산더 버만, 르네 카오빌라, 지미 추, 살바토레 페라가모
니콜라스 커크우드, 샬롯 올림피아, 제롬 루소, 스튜어트 와이츠먼 등과 같은 기라성 같은 디자이너
협업체결을 하고 예술감독을 맡은 스와로보스키 하우스의 의상 디자이너 샌디 파월의 지도아래 영화에 이용된
유리구두를 만들었고 위의 브랜드가 구두를 제작할 수 있도록 최상의 크리스털을 제공했습니다
파리 라파예뜨 백화점 꾸뽈 슈즈 매장 코너 중앙 1층에서 이 구두를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하죠. 샬롯 올림피아의 시그너처 구두인 팜프스에서 크리스탈로 덮은 발목 스트랩 샌들
까지 다양한 양상의 유리구두가 우리 눈앞에 펼쳐집니다.
구두를 볼 때마다 눈부실듯 합니다. 구두는 참 무서운 일상의 사물입니다. 아침의 일상을 시작하면서
저 신발만큼 인간의 동선과 삶의 범위를 규정하는 사물도 없지요. 말 그대로 발이라는 신체의 부위가 일상의 좌표를
어떻게 그려낼지, 어떤 표정을 지어낼 지를 바로바로 말해주는 그 어떤 것일테니 말입니다.
제롬 루소의 이 깔끔한 앵클 스트랩 슈즈를 보면, 퀘벡에서 태어나 근대미술과
디자인 담론에서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의 염결성이랄까 이런게 느껴집니다. 은과 금 장식
비드의 비대칭성이 PVC 소재에 결합되어 마치 비오는 날 발 위로 톰방톰방 떨어지는 물방울을 연상시킵니다.
지미 추의 신데렐라 슈즈는 이번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가장 최고봉이 아닐까 싶네요. 7천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46개의 준보석을 자수기법으로 표면에 결합시킨 작품입니다. 단 가격이 4.595달러군요. 사이트를 보니 위 상품은 실제 주문이
가능하고 15년 10월까지 수급할 수 있다고 나오는 군요. 누가 사실지, 이런 화려한 팜프스에는 어떤 드레스를 입을지도 궁금합니다.
르네 카오빌라는 자신의 시그너처인 뱀피 소재의 구두를 선보였네요.
우리시대의 신데렐라는 더 이상 동화 속 구전 속에서 뒤틀리고 비틀린 채
은폐된 억압의 서사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다만 이 도시위를 걷는 여인들의 발과 보폭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야만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구두를 신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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