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갤러리 로얄 아카데미 특강-패션의 힘은 리빙에서 나온다

패션 큐레이터 2015. 4. 1. 16:21



갤러리 로얄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 특강을 마치고 왔습니다. 미술사 수업, 창의적 디자인 사고, 종교개혁 시대의 미술, 이외에도 그림을 읽는 다양한 관점들과 더불어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갤러리 강의도 종종 나갔습니다만 이번 강의를 한 갤러리 로얄은 굉장히 공간이 멋져서 놀랐네요. 예전부터 컨설팅을 하면서 좋은 기회를 맞아 기업을 만나거나 CEO 들을 만나는 일을 즐겨했는데요. 강의를 핑계로 어떤 기업에 대해 알게 되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강의하는 렉쳐홀인데, 이만하면 사람들을 제대로 모아서 강의할 수 있겠다 싶더군요. 예전 삼청동의 모 미술관에서 강의를 하는데 사람들은 200명 가까이 왔는데 수용하지 못해 속상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패션의 역사와 더불어 스타일링의 역사를 풀어봤습니다. 미술사 강의와 함께 패션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고, 이런 강의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것도 저로서는 감사한 일입니다. 참 5년 열심히 뛰었던 보람이 있는 것이죠. 아쉬운 건, 방송이나 매체에서 저를 다룰 때, 패션 큐레이터로 소개해주시는데 너무 옷의 역사에만 국한해서 저를 설명하다보니, 실제로 패션 강의를 하면서 가구, 인테리어,메이크업, 보석, 액세서리등의 역사를 비롯한 사람들의 감성사를 가르치는 사람인 점을 잘 몰라줍니다. 좀 아쉬워요. 저로서는. 패션은 그저 한 벌의 옷이 아닌 결국 시대의 열망이 담긴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일텐데 말입니다. 



북카페며 레스토랑도 인상적이었네요. 전시공간도 좋아서 한편 이런 공간에서 최근 패션의 흐름인 리빙 전시를 제대로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갤러리의 모 기업인 로얄 앤 컴퍼니는 욕실문화를 만들어내는 기업이고, 한편으론 스마트 욕조를 비롯해 첨단 유비쿼터스 홈을 만드는데 힘을 쏟는 기업입니다. 제가 이쪽에 관심이 많아서 자꾸 물어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했네요. 


차량용 유비쿼터스에 대한 관심을 가진 기업에 동참해 활동해왔고, 이런 흐름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흐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거든요. IT를 비롯한 복합가전, 차량용 텔레매틱스, 스마트 홈에 대한 수요들은 점차 커질 겁니다. 이쪽 사업영역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요. 이때만 해도 시장조사기관들이 내놓는 보수적인 수치들을 읽으며, 사람들의 욕망이 언제쯤 가시화될까? 얼마나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는데요. 조금씩 일상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게 보이는 군요. 



WGSN을 비롯한 세계적인 트랜드 회사들의 조언은 최근 한 가지로 수렴됩니다. 패션회사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되라는 요구죠. 요구조건을 맞춰가며 최종 고객을 만나고 그들의 열망과 니즈를 채울 상품들을 기획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패션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한편으론 초점을 맞추어야 할 대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죠. 



ZARA HOME을 비롯하여 서구의 명품 브랜드들도 속속 리빙쪽으로 선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패션시장의 새로운 영역이죠. 새롭다기 보다는 패션 이후, 인간의 욕망체계를 피라미드 상으로 표현해본다면, 패션에서 리빙쪽으로 자연스레 상승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구매하는 행위는 일종의 사다리 올라가와 같습니다. 상품 및 제품 기획에서 Scaffolding of Product Concept 이란 개념을 쓰는 것도 비슷한 이치이지요. 



오늘 강의도 즐거웠고요. 앞으로 5월 12일에는 직장인들을 위한 창의적인 삶을 위한 패션의 논리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요즘 패션강의가 갑자기 늘어난 감이 없지 않습니다.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컨설팅 형식의 강의에서 부터, 이러한 문화를 통한 패션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것이죠. 차세대 패션산업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이것에 대한 답변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