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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마당 특강 후기-패션을 통해 글쓰기를 배우다

패션 큐레이터 2015. 3. 28. 20:19



부산한 토요일 오전 홍대로 나갔습니다. 문화 플랫폼인 상상마당 4층에서 글쓰기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작은 생각을 나눠 줄 기회가 있었는데요. 저 스스로 블로거로 활동하면서 글을 써왔고, 이런 분들에게 '글쓰기의 거대한 원칙'을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 알려드렸습니다. 



패션 디자인은 고도의 추상화 작업과 구체화 작업이 결합되어 있는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언어로 자신의 작업을 풀어내는 일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패션을 보는 우리들 만의 관점과 평론문화가 익숙치 않아서였죠. 내년 초까지 패션평론에 관한 방법론 책을 한 권 마무리 해서 내려고 합니다. 패션분야에서 이런 책과 강의,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솔직히 지칠 때가 많습니다. 



패션계 특성상, 뭐 좀 뜬다하면 자기의 이름 뒤에 뜨는 명칭을 갖다 붙이고 엉터리로 활동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정작 패션 큐레이션이란게 연애인 옷 스타일링 기술 정도로 '스스로 수준을 떨어지게 만드는' 스타일리스트를 비롯, 기업의 마케팅 활동 또한 판에 박힌, 변화없이 그저 새로운 단어나 가져다 쓰는 것이 수혈이라고 생각하는 저급할 활동이 패션에 관한 깊은 담론 자체가 생산될 기회를 박탈해왔습니다. 누군가 힘들여 세상의 이목을 끌어내면, 그저 자기네들 마케팅 활동에 슬쩍 집어넣어 써먹으면 그뿐인줄 아는 것이죠. 



미술이나 영화 영역에 대해서는 평론행위가 익숙해진 사회지만, 여전히 패션의 언어를 사용하는 문제는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 사회에서 패션을 바라보는 관점의 수준이랄까. 이런게 녹아있다고 봐야겠지요. 패션은 그저 생각없이 소비행위만 몰아가면, 기업에는 돈되고, 디자이너의 성공이 오는 줄 안다면 착각입니다. 많은 이들이 깊이있는 시선으로, 패션산업과 그 제공물에 대해 평론할 줄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소비도 이뤄지고 옷이란 산물을 통해, 인간의 옳바른 정체성도 세워지는 거지요. 이번 강의를 통해 더욱 더 많이, 디자이너들에게 다양한 글쓰기에 대해 가르치려고 합니다. 작은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더욱 많은 이들과 패션의 글쓰기와 평론에 대해 더 자주 알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