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연구소에 다녀왔습니다. CBS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팀과 함께 기업특강에 나서게 되었는데요. 최근 기업강의를 많이 다녔습니다. 복식의 역사에서 부터, 현업의 머천다이저들과 디자이너들, 일반 소비재 시장의 제품기획자들을 만나왔지요. 이외에도 라이프스타일을 상품화하는 모든 업체들을 다녔던거 같네요. 여기엔 건설, 인테리어, 가구 제조회사, 자동차 회사들, 소비가전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도 참 폭넓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이 상식이 된 시대란 방증이겠죠.
제 자신이 패션전문가로서, 패션산업과 긴밀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패션공간 읽는 법을 가르치고, 창의적 상품개발론에 대해 이야기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패션과 법에 대한 강의도 했답니다. 그만큼 실무진들을 위한 강의를 많이 했죠. 문학을 비롯해 예술작품을 통해 우리시대의 트랜드를 읽고 제품으로 번역하는 과정도 가르쳤습니다. 특화되어 있는 강의를 많이 했던 작년 한해였네요. 그러나 우연히 현대기아자동차 연구소와 인연이 닿아 한 과정을 강의했습니다. 같은 강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철칙 때문에 이번에는 패션과 그 무엇을 연결해 이야기를 해볼까를 고민했지요, 역시 해답은 역사 속에 있었고, 역사와 심리학, 나아가 패션 테라피를 결합해서 제대로 사람을 안아주는 강의를 하고 싶었어요.
꽤 긴 시간을 논리를 만들어가며 강의현장에 섰을 때, 제 말이 시작됨과 동시에 감정의 무장해제가 이뤄지고 마음을 열고 함께 웃고, 그러나 웃음으로만 끝나지 않고 마음 속에 역사의 엄정함과 동시에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다양한 인문학적 상상력과 치유의 힘이 조금씩 퍼지는 걸 느낄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자동차만큼 현대에서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규정하는 상품도 없습니다. 기술의 혁신과 더불어 자동차의 미래도 함께 커가지만, 중요한 것은 그 자동차를 설계하고, 필요한 요소들을 구성하고, 소비자를 배려하고, 그들의 삶과 방식을 이해해야만 완성되는 제품이라는 인식입니다. 디자인 중 참 어려운 분야 중 하나이고요. 그래서 이번 연구소 강의가 남달랐고, 사실은 새벽마다 깨어서 준비를 했던 강의였습니다. 저는 자동차도 인간이 걸치는 하나의 의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패션으로 인간의 어긋난 열정(PASSION)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요즘 저를 사로잡고 있는 화두입니다.
올 한해 패션을 통한 인간의 치유, 내 안에 있는 자존감의 회복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감정을 읽고 치유한다고 말하는 책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상처'란 단어가 이렇게 책 제목을 많이 장식했던 시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이번 강의는 저로서도 또 다른 문제의식, 성장을 위한 견인차를 발견하게 된 강의가 될 것 같습니다. 함께 동참해서 웃어주시고, 반응해주시고, 자신의 삶에 조금이라도 변화의 조짐을 그리는 분들이 계셔서, 제 강의는 항상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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