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베이직하우스 특강을 마치고-컬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패션 큐레이터 2013. 12. 29. 12:05

 

 

 

공간을 읽다, 마음을 읽다

 

베이직하우스에 다녀왔습니다. 2회에 걸쳐서 패션 리테일공간의 기호학이란 다소 생소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학문적인 기호학 내용을 정리한 것은 아니었고요. 최근 라이프스타일샵들이 패션의 대세인 것은 맞지만, 사실 여기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정리된 내용들을 찾아보기 어렵고, 왜 이런 부분이 사업 전략에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제대로 토론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역사를 다시 읽어보고, 변혁의 시대 70년대에 태어난 아이콘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쇼핑이 어떻게 진화해왔고, 이에 따른 쇼핑공간도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베이직 하우스 강의를 나간게 11년이었습니다. 올해로 3년째, 인문학 강의와 맞물려 직원들과 패션의 역사와 쉬크의 지리학에 이어 이번에는 패션 기호학강의를 했습니다. 인문학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이 부분에 대해 약간 의문인것이, 인문학자들은 경제논리에 대해 지나치게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다가, 자신의 인문학적 지식을 교양을 고양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밖에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자기 논리를 실컷 이야기해놓고 듣는 이들에게 당신들에게 달렸다라고 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인문학과 패션, 나아가 산업 전체의 전략이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문화의 혁신이, 한 시대의 통념을 깨고 새롭게 시대의 외피를 짜깁어갈 정신의 구조가, 슬로건이, 기호학적 독해가 필요한 것이죠. 27일 강의, 솔직히 하루 연차내고 쉬면 연휴를 쉴 수 있었을 직원들이 많았을텐데, 강의장을 가득 매워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우리 내년에도 멋지게 만나요. 그땐 더 멋진 주제로 여러분께 찾아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