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커뮤니케이션 & 홍보 전문기업 웰컴에 다녀왔습니다. 송년 파티 자리의 특강인지라, 마음도 가볍기도 하고, 무엇보다 패션 홍보 전문회사의 인력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래서 사실 다른 강의 하나를 빼고 힘들게 갔습니다. 요즘 서구에선 의상학이 단순하게 패션 디자인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 속에 새로운 양상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문화이론이나 젠더이론, 다양한 철학이론과 미술사, 디자인사 등 다양한 영역과 결합되면서 패션에 대한 담론도 풍성해지고 있는데요. 이럴수록 패션산업도 작금의 방식만을 그대로 고수하기 보다, 좀더 폭넓은 시대를 읽는 렌즈로서의 패션의 관점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의 패션관련학과들의 커리큘럼을 보면 이런 생각은 한참은 '머나먼' 세계의 일로 보입니다. 다들 말로는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학습주체가 된 학생들의 울분이 터져나오고 있는 걸 보면 알죠. 오늘 뉴스를 보니 학생들이 드디어 등록금이 아까운 강의가 천지다라고 말하더군요. 항상 이런 문제에 부딛칠때마다 교수집단은 시간강사들은 열심히 가르치지 않느냐? 젊은 친구들은 열심히 한다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정작 안정적인 연구를 보장받은 그 집단의 교수들은 '뭐하고 있나요?' 젋은 세대의 연구는 당연하죠, 제가 보기엔 공부하지 않고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 교수들, 그 집단에 대해 의외로 보수집단들은 왜 비판의 칼날을 세우지 않습니까? 그러니 맨날 학부를 졸업하고도, 현업에서 아예 새롭게 기억을 포맷해서 배우는 게 속이 편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패션 커뮤니케이션이란 영역도 마찬가지에요. 맨날 잡지 제작 정도에나 머물고 있으니, 어디 제대로된 패션계의 저술가들, 사유하는 이들을 키워낼 수나 있었나요? 맨날 엠디타령이나하고, 외국계 명품 회사 들어가는게 꿈이라는 식으로 댓글 달고 있는 아이들을 비난하기도 어렵죠. 패션을 가르치면서, 뭘 가르치는지, 어떻게 가르치는지도 모른채 그저 졸업만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땅의 기성세대들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말을 하다보니 길어졌네요. 패션PR 분야도 한국은 참 척박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함께 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기쁩니다. 저는 2013년 한해, 80회가 넘는 강의를 다녔어요. 패션관련 기업을 비롯, 기업강의만 고수한 탓에, 불쌍한 학생들이 자신들이 '손쓸수 없는' 수업이나 들으면서 분을 참을 때도 그들과 있어주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좀 더 변화가 있겠지요. 관계를 좀 더 확장해나가는 한 해로 만들려고 합니다. 함께 해주신 기업들, 수업을 들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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