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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1에서의 강의-너희가 패션을 아느냐 후기

패션 큐레이터 2013. 11. 26. 08:53

 

 

벙커1에서 시작된 <너희가 패션을 아느냐>강의도 이제 마지막 한회 남았습니다. 우연하게 시작된 벙커1에서의 강의입니다. 처음엔 제 강의내용과 색깔이 맞나 생각도 했었지요. 여기 인문학 강의들을 보니 제가 좋아하는 강신주 박사님께서 포진하고 계시고, 고미숙 선생님을 비롯해서 주로 제가 강의하는 곳에서 자주 뵙는 분들이더라구요. 저도 그렇게 시작하게 된 패션강의였습니다. 젊은 학생들이 많다보니, 패션 스타일링에 대해 강의하는 줄 알고 오는 분들도 많았고요. 패션의 역사만 이야기해서 약간 실망한 분들도 있을겁니다.

 

항상 강조하는 바이지만, 이 나라에서 패션에 대한 개념을 협소하게 만드는 집단이 바로 스타일리스트란 직업을 가진 분들입니다. 패션도 내공이 필요하고 개인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저도 옷을 입는 법, 자칭 스타일링법에 대해 강의도 해봤고 모르지 않지만 첫 만남의 강의에서는 하지 않습니다. 옷을 잘 입는다는 건, 결국 나를 아는 것이고, 그 아는 것을 위해 타인들이 걸어온 역사를 되짚어가는 일이 필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뼈져리게 배웠기 때문이죠. 역사는 그저 어느 한 시절의 스타일과 옷의 묘사를 배우는게 아니라, 그 시절을 살아낸 이들의 삶을 배우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삶에 어떻게 패션의 논리르 적용할까요?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번 벙커1 강의의 진정한 후기가 될 거 같습니다. 그래서 팟캐스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기업중심의 강연만 다녔습니다. 엠디와 디자이너들, 패션회사의 경영진들을 상대로 인문학을 가르쳐왔는데요. 결국 유행의 논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대중의 열망입니다. 이들을 가르치고 무장시키는 일도 보람되겠지요. 제가 팟캐스트를 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입니다. 이제 한번의 강의만 남았네요. 강의 때마다 일러스트를 하는 분이 일일이 그림을 그려서 후기를 남겨주시기도 했는데요. 저로서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톡특한 기쁨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벙커1 분들 고맙습니다. 시즌 2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