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북유럽을 만나다-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본질을 찾아서

패션 큐레이터 2013. 10. 30. 12:28

 


북유럽, 따스한 덕후들의 나라

10월 초 북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코펜하겐과 스톡홀름, 헬싱키까지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서 오슬로를 들러보질 못해 아쉬웠는데요. 이번 여행의 목적은 한국사회에서 부상하는 북유럽 디자인 미학에 대한 연구 및 북유럽 패션에 대한 리서치를 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좋은 디자이너들을 만나고, 공방을 다니고, 디자인 관련 숍과 박물관을 종횡무진 다녔습니다. 물론 예전처럼 디자인 관련 책도 한아름 사왔습니다만 그렇다고 여행의 시간을 즐기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먹고 마시고, 쉬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풍성하고 충분히 쉬는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의 협소한 땅을 넘어 저 너머의 세계를 보고,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을 발견하고 오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충전이란 이름을 빌어, 사실은 내 안에 숨쉬고 있는 생각의 효모를 발아하는 과정이지요.



이번 북유럽 여행에서 제가 중점적으로 본 것은 패션과 보석입니다. 대구수성아트피아에서 보석의 기호학 강의를 시작하면서, 서유럽 중심의 디자이너들을 넘어 북유럽의 보석 디자인의 특징과 그들의 매력에 매료되었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으로 하나씩 여행기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북유럽 디자인에 대한 좋은 전시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고, 스웨덴 여행을 하다가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가분도 뵈었지 뭐에요. 북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서유럽과는 또 다른 풍모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서양미술사의 대부분이 서유럽 중심이기에 사실 친숙하지 않은 작가들도 너무 많아서 저로서도 가이드북을 들고 꼼꼼히 읽으며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인테리어 문화가 발달한 그들의 미감 속에서 북유럽 전반의 특성을 읽고, 패션으로 접목되는 부분들도 살펴봤습니다. 편집샵들을 보면서 디자이너들의 정보도 찾아보고, 그들의 룩북도 살펴보면서 북유럽의 미적 감성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봤지요.


 

북유럽에 대한 인상은 남다릅니다. 10월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손짓과 발짓은 따스했으며 민주주의가 결합된 디자인의 관점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알려주었습니다. 한국사회에 새겨 들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나씩 풀어가야지요. 올해들어 해외를 갈 기회가 자꾸 생깁니다. 내년 대형 패션전시를 앞두고 기획서를 쓰기도 벅찬 마당에, 해외에서의 강의요청들이 있어 12월에는 다시 나가봐야 할 거 같습니다.


12월에는 아랍의 주요 국가들을 돌면서 한국패션에 관한 강의를 합니다. 요르단과 이스라엘을 비롯, 아랍국가의 소비자들을 보고 시장을 직접 보고 눈에 담으려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여행의 목적이 자꾸 리서치와 공부를 위한 것이 되어가고 있지만, 저는 이런 시간이 좋습니다. 한 나라의 소비자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서야 알았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결국 사람의 이해를 확장시키는 과정일테니까요. 북유럽 여행기 함께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