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헬싱키에서 보낸 한철-깔끔한 핀랜드식 정찬을 맛보고 싶을 때

패션 큐레이터 2013. 11. 7. 16:55


이틀 숙박했던 헬싱키의 호텔 SOKOS 의 로비입니다. 헬싱키에서 

제대로 된 핀랜드식 식사를 하고 싶어서 로비에 물어봤지요. 여행책에 나온

곳들을 참조하느니, 오히려 현지분들에게 묻는게 더 좋더라구요. 오죽하면 거리를 걷다가

잘 차려입은 분이나, 혹은 친절해 보이는 부인이 있으면 '식당 권유해달라고' 여쭤보고 했답니다. 

그렇게 들어간 두 군데 식당이 첫번째 오늘 소개할 Ravintola Lasipalatsi 입니다. 우리말로

가게 이름을 옮기면 레스토랑-유리궁전 정도 되겠네요. Ravintola는 레스토랑입니다.



저는 항상 해외 관광객들이 매긴 평점을 주로 평가척도에 넣는 편인데요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별 5개에 3개 반에서 4개 사이더라구요. 현대적인 레스토랑

이지만 음식은 항상 헬싱키 특유의 퀴진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레스토랑으로 헬싱키 시가

선정한 가게 리스트에도 올랐습니다. 핀랜드에선 순록고기 스테이크를 꼭 먹어보라고 하신 분들이 

많았는데요. 제가 9월 말에 가서 10월 중순에 돌아왔어요. 그런데 순록고기는 선도관리를 

위해 9월 초까지만 주로 메뉴에 올린다더군요. 아쉽게 먹어보지 못하고 공항에서 

파는 순록고기 미트볼 통조림만 사왔습니다. 통조림 맛도 좋더라구요. 



친구랑 가서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외국 나갈 때마다 혼자서 

밥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언제부터인가 간편식으로 떼울 때도 많고

사실 옷을 사고 책과 그림을 사는 일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지만 정작 먹고 즐기는 

일에는 의외로 짠돌이인 저인데요. 이번 여행에는 친구가 함께 간 지라, 저도 즐겁게 동참

했습니다. 친구는 굉장한 식도락가거든요. 꼭 좋은 정찬은 한번은 먹어야 한다가

친구의 모토라서, 저도 그 덕에 좋은 곳에서 자주 밥을 먹을수가 있었죠. 



테이블 세팅된 모습입니다. 

여기에 하나씩 담겨나오겠지요.



2008년부터 핀랜드 정부는 관광객들을 위해 전통 핀랜드 음식을

대중화하고 알리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메뉴판에 아예

헬싱키 메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도 이것을 주문했어요. 세 가지 요리가 나오는데요

각자 먹으면 되게 비싸게 나오는데, 세 가지 합쳐서 50유로 입니다. 괜찮은 가격이죠.



생각같아선 좋은 와인도 곁들이고 싶었는데요. 둘 다 술이 너무 약하고 하루 종일

공항수속하고 비행기타고, 여행의 첫날 에너지를 빼지 않으려고 절주!



식전빵과 세 가지 종류의 잼이 나옵니다. 



식전 아페리티프로 마시는 스파클링 와인이구요



리무쟁 비프를 카르파치오(얇게 썰어서 야채와 내놓는 전채)로 해서 내놓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리무쟁 비프가 뭐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요. 리무쟁 비프는 쇠고기 중에서 

고급의 선도와 저지방질을 가진 육우입니다. 근육질이 많아서 지방이 많지 않죠. 프랑스산 육우

인데요. 유럽에 수출되면서 주로 전채용 요리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챈터렐(Chanterelle)

이라 불리는 살구버섯과 핀랜드 남서부 지역의 치즈 공장에서 공수한 비호 치즈입니다. 경도는 중간 정도

이구요. 향이 강합니다. 스위스 출신의 트럭 운전사였던 페트 되링이란 사람이 세운 치즈공장인데

핀랜드에서 7개의 치즈 브랜드를 갖고 운영하고 있더군요. 선도가 좋은 치즈입니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메인 정찬입니다. 농어과의 파이크란 이름의 어류와

말린 돼지 목살에 근대 뿌리와 홀란다이스 소스를 버무려 냅니다.



파이크란 물고기 자체가 육식 물고기입니다. 육질이 단단하고 입에 넣으면

꽤 오랜 씹어야 단맛이 나지요. 



노랑색의 홀랜다이즈 소스도 좋지만, 사실 저는 산딸기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새콤한 생선요리용 소스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재료랑 이것 저것을 물어봤는데요

주문 받는 친구도 제대로 깔끔하게 설명을 안해주더라구요. 아쉬웠어요. 원래 홀랜다이즈는

버터와 레몬즙, 계란 노른자로 만들잖아요. 여기에 아주 붉은 기운이 도는 딸기의 신산함이 더해져서

생선요리를 먹는 동안, 오랜 시간의 여행 속에 지친 미각을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강추에요. 



여기에 블루베리 소스에 찍어먹는 호밀파이와 핀랜드산 자생 젖소에서

짜낸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입니다. 



헬싱키 첫날을 멋진 정찬으로 시작해서인지, 나머지 일정도 기대감에 부풀게 되더군요.

핀랜드 메뉴는 헬싱키의 30여개 레스토랑에서 제공한다고 합니다. 순록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건

너무 아쉽지만, 그런대로 가져온 비트볼을 야채와 함께 빵에 올려 먹어보니 괜찮네요. 

다음주 월요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두번째로 출연합니다. 많은 시청

부탁드리고요. 요즘 강의가 많아 글을 자주 못올렸습니다. 타박 

너무 하지 말아주세요. 요즘 정말 바쁘거든요. 



전화 : 020 7424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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