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를 하나씩 올려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10월 중순에 돌아와서 바로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오자마자 이어지는 강의 스케줄이며 방송, 원고 준비로 짬을 내질
못했습니다. 사실 저로서는 북유럽 여행의 아쉬움이 많습니다. 꼭 갔어야 했던 미술관을 포기했고
디자인 관련 뮤지엄도 한 곳을 놓쳤죠. 그래도 한편으로는 쇼핑하며 실제 북유럽 디자인의 상품들을 눈으로
담고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쇼핑을 무시했지만, 실제로 쇼핑하지 않고 상품을 공부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옷도 사입고, 패션 관련 책도 마구 사고요. 잘 먹고 돌아다닌 여행길이었죠.
이번 포스팅에서 제가 소개할 곳은 헬킹키에서 북 쇼핑, 바로
책을 사기에 가장 좋은 장소를 알려드릴려고요. 영화 <카모메식당>에서
주인공들이 서로 만나는 장소로 유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건물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명한 건축가 알바 알토가 설계한 건물이라고 하지요.
서점의 이름은 아카데미아 입니다. 공부잘 될 거 같죠?
대형 서점인데요. 영문판 책도 많아서 저로서는 두시간 넘게 시간을 보내기엔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명품 백화점인 스톡만과 연결되어 있고요. 자연채광을 수용하는
유리 천장이 인상깊죠. 무엇보다 저로서는 제가 읽고 싶던 북유럽의 디자인
책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여기는 서점 2층에 자리한 카페 알바 알토이구요.
여기에서 책 읽다가 조금 지켜서 커피 한잔에 케익 하나 먹었습니다.
정갈한 조명 아래 앉은 사람들의 표정도 밝고요
사진 상으로 잘 보이지 않는데요. 스톡만에 있는 COS 매장에 가서 올 F/W
신상 두개를 샀어요. 레더와 저지로 배색된 셔츠와 올 오버 재킷인데요. 여밈구조가
독특한데 사진엔 잘 나와있지 않네요. 약간 아쉽습니다. 제가 입술이 부르터서, 사진 찍을
걸 보이 사진 찍을 때마다 입술에 힘이 들어갔더라구요.
커피 한잔.......뭐 커피향은 그리 다른 곳과 차이가 있진 않고요.
이번 북유럽 여행의 목적은 무엇보다 최근 한국사회의 새로운
디자인의 화두로 떠오른 북유럽 디자인의 본질, 진앙지가 된 무대에 직접
오고 싶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서 문헌 리서치도 많이 하긴 했지만 사실 너무나
부족했던 점 아쉽습니다. 북유럽은 다음에도 갈 기회가 있겠지만요. 그때를 위해 좀 더 면밀히
공부를 해둬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존에서 신청 할 때, 사실 책 전체 내용을 살펴볼 수 없어서
샀다가 후회한 책이 많았습니다. 여기에서 일일이 다 확인하고 하나씩 다 구매해서 집으로
부쳤습니다. 150만원 정도의 책을 구매했는데요. 점원도 뭐 이렇게 많은 책을
사는가 궁금해 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책 덕후이긴 합니다. 지나치게.
메이크업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서 새로 산 책이고요. 만족스럽습니다.
현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작업들을 잘 소개해 놓았습니다.
역시 북유럽은 뜨개질, 니트 문화가 다른 곳보다 발전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관련 가이드 북부터, 패턴 북들이 어찌나 많던지요. 다 사고 싶었어요
벨기에의 패션 디자이너 월터 반 베이렌동크의 도록이 나와 있길래
바로 구매했습니다. 저는 그의 작품들이 항상 유쾌하고 키치한 느낌이 나는
게 신기했습니다. 초기 벨기에의 앤트워프 식스가 보여준 비대칭 디자인에 더하여
그는 색감과 아이디어 전개에 있어 기존의 멤버들과 너무나 다른 접근법을 택했던 디자이너죠
일반 디자인사 책들도 구매했고요
무엇보다 디자인의 영감을 따라 한 도시의 실루엣을 보는 일은 즐거웠습니다.
관련된 책들을 빨리 읽고, 언급한 곳을 가보는 것은 정말 해볼만한 일이었습니다.
패션을 공부하는 일은 다층적이어야 합니다. 컬렉션도 해야하고, 패션쇼도 가고, 디자이너
도 만나 인터뷰하고, 글을 쓰고, 전시 준비를 하고, 그러나 이 모든 것의 저류에는 항상 텍스트를
기반으로 읽고 사유하는 일이 포함됩니다. 이것이 없이는 앞으로 갈 수가 없지요.
헬싱키에서 만난 멋진 서점, 아카데미아,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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