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책 읽기의 황홀

우리의 삶은 춤의 연속이다, 추어라 당신의 인생을

패션 큐레이터 2013. 8. 30. 10:27


조단 매터의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을 읽고 있습니다. 

그의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단행본과 국내  

사진전시까지 함께 열리고 있죠. 어제 새벽의 시간까지 그의 작품들을 보다

문득 예전 뉴질랜드에서 새벽까지 발레를 배우러 다니던 시절을 떠올

렸습니다. 6시면 발레센터로 달려가던 서른살의 저를 말이죠.



저는 무용수를 찍은 사진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움직임은

우리 안에 있는 춤의 본능을 일깨우고, 춤은 우리 모두 안에 프로그램

되어있는 것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이란 그의 책에서 

그가 포착한 무용수의 몸짓은 우리의 삶이 곧, 생에 대한 찬연한 찬미의 시간으로 이뤄져

있음을 말해줍니다. 춤을 출때 온 몸의 감각이 선연하게 살아납니다. 지금도 그루브를 

즐기고, 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은, 제가 유독 춤과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신은 인간에게 일할 시간과 휴식할 시간을 정해주었습니다. 이 또한 하나의 

리듬이지요. 리듬은 타라고 있는 것이지, 그저 귀로만 즐기라고 준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리듬은 떨림이며, 그 떨림의 핵심은 우리의 몸이 온감각을 다해 함께 공명함으로써, 함께 떨림으로서 

의미를 완성하는데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떨림은 소리를 만듭니다. 우리가 귀에 듣는 그 소리도

세상의 모든 사물과 인간과 자연이 빚어내고 혼교하고 서로를 어루만짐으로 만들어지죠



왜 노년이 되면 사람들은 더욱 보수적인 사람들이 될까요?

그것이 단순하게 인생의 음습하고 차가운 일면들에 더 많이 노출되고

그저 경험이 많아서라고 풀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꼭 그렇진 않습니다. 노화란

정신의 노화이고, 생각하는 방식이 굳어간다는 뜻이거든요. 이때 노화를 더더욱 몰아세우는

것은 바로 몸의 상태입니다. 몸이 굳으면, 정신도 굳습니다. 나이 들수록 유연한 몸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러분의 몸은 어떤가요



몸의 유연함 또한 꼭 젊음의 산물은 아닙니다. 뭘해도 뻣뻣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순간순간의 행복, 누군가의 탄식소리, 떨어지는 빗방울소리, 

아이들의 환한 웃음소리, 이런 소리를 만드는 떨림에 동시적으로 반응하지 못할 가능성

이 큽니다. 우리가 신체를 마치 어린시절 가지고 놀던 찰흙처럼 유연하게 조절하고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나오는 이유죠. 몸이 굳으면 감각이 따라서 굳습니다.



조단 매터의 사진 속 무용수들의 몸은, 우리가 일상에서 표현하는 

작은 동작들이 사실은 춤의 연속임을 알려줍니다.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길, 시선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고

맞장구를 치고, 웃고, 그의 고민을 즐어주고 표정을 짓는 것이 춤의 

한 일부분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삶의 무대에 선 무용수

와 다를게 없으니까요. 그의 사진에 격하게 공감하게 되는 날입니다.



어딘가에 몰입할 때



누군가와 뜨겁게 사랑에 빠질 때, 소중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화할 때, 너무나 만나고 싶은 나머지, 지하철 출구를 

톰방톰방 빠른 보폭으로 걸어갈 때,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삶에서 캐낸 춤

의 언어가 됩니다. 언어가 풍성하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고백할 수 

있는 언어를 충만하게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건 단순히 권력을 지향하고 

타인을 지배하는 것을 즐기는 인간유형이 갖기 힘든 신의 선물이죠.



오늘,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 춤의 동작으로 채워져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