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서울오픈아트페어에 갔다.
오랜만에 가는 미술품 페어다. 호텔아트페어를
비롯해 2006년 이후 많은 종류의 아트 페어들이 생겨났다.
홀 B로 들어가는 입구, 꽃으로 만든 다양한 화훼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틀 속에 담긴 생화들, 조화들이 하나같이
질서정연하게 하나의 세계를 이루어 뻣어나간다.
마음나무에 걸린 행복나누기 전이란다.
그리 와닿는 것 없는, 아트센터 회원들의 작품 같은 느낌도 들었다. 솔직히
하나같이 작가 분들 이름 앞에는 호가 달려 있었다. 보테니컬 아트로 봐야할까, 아님
식물과 꽃을 이용한 비라리움의 확대 정도로 해야할까? 일상 속에서 익숙했어야 할 풍경이지만
오히려 틀 속에 갖힌 꽃 속에서, 안온함 보다는 답답함을 먼저 느낀다. 스스로 그러할 이유
란 뜻에서 자유지만, 그 자유를 봉쇄하고 틀 속에 맞춘 꽃들은 나를 부르지 않았다.
어느 시인이 그랬다. 나비는 꽃 위에만 도장을 찍는다고.
틀 속에서 명멸의 시간을 버티는 꽃을 위해서 나비는 온 몸으로
자신의 몸을 인각시키지 않는다.
아침 시간 쌀쌀하던 기운이, 점심 이후로는 아주 따듯하다.
한층 다가올 더위 앞에서, 봄 기운을 느낄 시간이 그만큼 짧아졌다는
뜻이겠지. 마무리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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