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예술의 전당 인문학 아카데미-패션의 인문학 강의를 시작합니다

패션 큐레이터 2013. 6. 8. 19:37

 

 

 

예술의 전당, 인문학 아카데미를 시작하며


이번 여름,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에서 패션의 인문학을 강의합니다. 기업강의에만 매진하다보니, 일반 대중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가 없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대구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이제 이어서 서울의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에서 7월 4일부터 매주 목요일, 패션의 인문학을 시작합니다. 인문학이란 말 자체가 참 광범위합니다. 문학과 철학, 역사를 동시에 녹여내야 하는 강의여야 하고, 여기에 상업과 소비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패션이란 애매한 대상을 함께 엮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항상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복식의 역사 전반을 훓으면서 옷에 담긴 다양한 표정들을 읽었습니다. 매 강의를 업데이트 시켜왔습니다. 이번에 서울에서 원래는 패션과 문학을 소재로 강의를 해보고 싶기도 했는데요. 문학이란 걸 접근하려면 기본적으로 문학작품이 잉태된 사회적 조건과 역사를 알지 못하면 안되는 관계로, 항상 제 강의는 패션의 역사 전반을 훑는 것을 시작으로 전개됩니다. 오페라 하우스 4층 컨퍼런스 홀에서 여러분과 만나려고 합니다. 패션의 역사를 강의하는 시간은, 사실 말 그대로 복식사의 이모저모를 다루는 잡다한 강의가 아닙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로코코까지 이어지는 소비문화, 럭셔리의 탄생의 의미와 더불어 이것이 당대의 사회계층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그들의 미적 감성을 어떻게 자극하며 나아갔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아쉬운 것은 강의 내용을 경영의 전문가들이 좀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말로만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면서, 천편일률적인 접근법으로 이뤄진 내용들을 워낙 많이 접한터라, 인문학과 경영학이 실제로 결합된 양상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 유쾌하고 즐거운 강의로 이끌어가려 합니다. 과거의 옷은 과거 한때의 옷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의 모본이자, 형상과 질료의 원본입니다. 여기에는 옷과 함께 해온 인간의 습속과 정신의 상태가 함께 버무려지지요. 이런 다양한 면모를, 당대를 대표하는 인문학의 텍스트를 함께 읽어가며 접근할 것입니다. 물론 미술사 수업도 절반이 가미될 것이고요. 일반을 위한 강의를 펼쳐나가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