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저녁 6시 30분, 부랴부랴 사무실을 떠나 여의도 금산빌딩 4층에 있는 방송작가협회 회의실로 향합니다. 방송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교육 프로그램 중, 드라마 작가분들을 상대로 특강이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져온 인연은 올해도 그대로 연결되어, 방송작가협회 사보에 <김홍기의 패션의 인문학>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오늘 교육은 드라마 작가들을 중심으로 패션의 역사와 미학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년 춘천에서 강의 할 때, 광고계의 거장인 박웅현 선생님과 만나서 한담을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인상깊은 분이지요. 언제나 멋진 언어와, 깊이있는 사유를 보여주는 광고쟁이를 본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패션 큐레이터로서, 미술과 패션을 결합시킨 전시양식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보다 실제로는 제가 공부했던 연극과 영화와 같은 다매체와의 결합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 방송매체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드라마 작가들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습니다. 특히 드라마 작가의 경우 패션의 이해가 깊어질 수록, 패션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를 구상할 수도 있고, 내용 하부조직에 패션을 소재로 넣을 수도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갈 수가 있죠. 그래서 저는 항상 드라마 작가들을 비롯하여 방송 작가분들과의 강의에는 더더욱 최선을 다합니다.
지금은 비록 작은 외침이지만 저 또한 패션을 연상시키는 한편의 연극을 제작해서 혜화동에서 열심히 올렸고, 가을에 연장 공연에 들어갑니다. 관련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곧 들어가게 되고요. 영화 작업에 포함되는 의상 부분에 대해다양한 고증을 비롯, 성격화 작업에 함께 참여해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패션을 통해 다양한 매체의 속살을 헤집으며, 다양한 사유를 펼치는게 좋습니다. 요즘 세상에 제게 많은 기회를 주는 군요. 더 열심히 하려 합니다. 패션은 인문학의 각 영역들과 언제든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그들의 논리를 껴안아 더 멋진 옷을 세상에 지어줄 수 있습니다. 제가 패션을 단순히 스타일과 꾸밈의 영역에 머무르게 하기 보다, 각종 예술의 논리와 결합시키려는 꿈은 바로 이런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패션은 전시를 통해 제시함으로써, 더욱 깊은 의미들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 이를 발전시켜 서울의 패션을 세계에 국제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지요. 최근 해외 각국 공관과 기관에 배포될 K FASHION 이란 책을 쓰고 있습니다. 영문으로 작성해서 해외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한국의 패션산업과 디자이너, 시장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쓰는 책입니다.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한국의 패션시장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기를 그저 바랄 뿐이지요. 제 자신의 단행본을 쓰는 일에 비해, 노력도 해야 하지만 실제로 제게 주어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해외 공관에 알려짐으로써 각 국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요즘, 한국패션에 대한 강의를 하거나 심포지엄에 초대를 받아 갈수 있는 매력도 있지요. 그래서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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